싸움은 못해도 친구가 괴롭힘 당할 때마다 뛰어가서 주먹부터 날린 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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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잼이다 읽지마라

나는 30대 중반 아재임.

중학교 1학년 입학 후, 같은 반이었던 한 친구랑

무척 친한 친구 사이가 됨.

나는 또래 애들보다 덩치가 컸고, 이 친구는 그냥 평범했음.

내 친구 녀석은 나에게 1번 친구였음.

근데 이 친구가 집이 무척 잘 살았음.

그래서 학용품도 항상 좋은 것이였고,

도시락 반찬도 90년대 중반에 송아지 안심 훈제 이런 것을 싸왔음.

그러다 그당시 일진 중 하나가 도시락을 훔쳐서 몰래 까먹음

(당시에는 일진이란 용어가 흔하진 않았고 그냥 날라리라 불렀음)

이친구 성질도 낼만한데 풀이 죽어서,

어쩔 수 없이 내 도시락 같이 먹음.

그리고 그 다음날도 훔쳐먹음, 또 그다음날도 훔쳐먹음

그러다가 이 친구가 훔쳐먹히기 싫어서

화장실 갈때도 보온도시락을 가지고 다녔음.

그러다 훔쳐먹던 새1끼가 소변보고 있던 내 친구한테

도시락 내놓으라고 했는데 싫다고 안 주니까

심하게 때렸나 봄.

엎드려서 울고 있길래 내가 놀래서

어떤 새1끼가 그랬냐 하니 OOO가 그랬다함.

바로 걔한테 뛰어가서 주먹부터 날렸음.

내가 덩치만 컸지 싸움은 잘하는게 아니라서

치고 박고 하다가

진짜 운좋게 그놈 인중을 내 머리로 세게 박고 걔가 기절함.

그렇게 평화가 온줄 알고 착각하고

나름 우쭐대면서 집에 가던게 기억남.

그런데 그 다음날 전날 싸우다 기절했던

그 새1끼 친형이 날 찾아와서 나를 겁나게 팸.

맞기만 하다가 성질나서 책상 던지면서 반항함.

반전은 무슨 그냥 더 처 맞음.

그 와중에 내 친구가

“너네 애비도 깡패 새1끼냐?’ 라며 소리소리 질러댔고,

덕분에 이 친구도 나랑 같이 신나게 맞음.

이후 이 녀석은 세력을 일구어 기세등등하게 다녔고

나와 내친구는 그냥 조용히 학교 다녔음.

그래도 맞고 다니진 않았음.

나는 잘 싸우지는 못해도 끝까지 덤비는 성격이었고

겁 많았던 내 친구는 내 옆에 꼭 붙어 다녔음

그래도 영원히 붙어있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님?

2학년때 반이 갈라졌고,

내 친구는 운이 없게도 그 양아치랑 같은반이 됨.

나는 거의 의무적으로 쉬는 시간마다 내 친구반에 가서

내 친구를 데리고 우리반으로 데려왔음

아니면 내가 데리고 매점가서 빵을 사먹거나,

청소도구함 근처에서 몰래 만화책을 보거나 했음

왜냐하면 그렇지 않으면 내 친구가 맞는다는 걸 알고 있었음

초등학교 때처럼 매일 놀고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내가 아니면 이 녀석이 맞는다고 생각하니 그럴 수 밖에 없었음.

난 또래 애들보다 덩치가 크다는 이유로 운동부에 들어갔고

점점 수업을 빠지고 훈련을 하거나,

대회를 나가거나 하는 일이 잦아지게 됨.

그래서 내가 없을 때마다 종종 맞거나 돈을 뺏기고,

워크맨이나 CD플레이어도 강제로 빌려 가는 등의 일이 생기기 시작함.

내가 걔한테 가서 따지면

자기가 CD를 선물 받았는데

들을 기계가 없으니 잠시만 듣고 준다고 했고

일주일 지나서 ‘줬냐?’ 물어보면,

음악이 너무 좋아서 일주일 더 있다 준다고 개소리를 했음

그러다 화장실에서 볼일 보다가

이 날라리 세력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음.

워크맨이나 cd플레이어는 이미 팔아먹었고,

일일카페 입장권 강매하고, 삥 뜯으며 돈을 마련하고 있었음

얘기 들어보니 오토바이를 사려고 그런 것 같았음

그래서 내 친구에게 가서 알고있냐고 물어보니 몰랐다고 함

친구가 또 괴롭힘 받았다 생각하니 열이 받아서

그 새1끼 찾아가서 또 주먹부터 날리고 싸웠음

그러다 어디서 이 새끼 세력이 몰려와서 다구리 당함..

다른 학교 유도부는

같은 유도부가 억울하게 당하고 오면

같이 복수해준다는 말이 있었지만

우리는 맞은 새끼가 비융신 소리 듣는 분위기였음

아무튼 너무 쪽이 팔려서 나는 운동도 안가고 그냥 집에 감..

코치님한테만 슬쩍 훈련 못할 것 같다고 말했는데,

‘빙신 새끼가 어디서 쳐맞고 와서 개소리야~’

이러면서 싸다구만 맞음

아무튼 그래도 억지로 집에 와버렸음..

그리고 그날 나는 집에다

이제 운동 안하고 공부만 하겠다고 말씀드림.

어차피 학교 유도부서 중상위권이라

이길로 가도 성공할 자신도 없었고,

그 당시 운동 잘했던 애들도 전국대회만 가면 발리고 왔었음.

제일 컸던건 운동 배워봤자 친구 하나 못 지키는 내가 너무 싫었음.

그래서 부모님께도 말씀 드리고 유도부 그만두겠다고 했음..

아버지는 무척 좋아하셨음

아무튼..

다시 내가 땡땡이 친 시점으로 돌아가서

내 친구는 워낙 고가였던 제품이니, 맞을 각오로

저번에 빌려간 워크맨이랑 CD-P 돌려달라고 했다고 함.

근데 이 양아치 새끼가 자기 집에 있으니까

하교할때 자기집가서 가져가라 했다고 함

아까 말한대로 나는 이미 집에 있던 상태였고..

그런데 그 다음날 내 친구가 학교에 안나옴

한참 걱정이 돼서, 애들에게 물어보니

그 양아치 새끼랑 집에 가는 걸 봤다고 함

그래서 양아치한테 찾아가서

‘야 어제 OO이랑 같이 갔다며’ 하니까

맞긴한데 집 가다가 헤어졌다고 함

너무 걱정이 되고 심란해서

친구네 집에 전화를 걸었는데, 아무도 받질 않음..

집에 가서 내 친구가 맞아죽은건 아닌가 걱정을 많이 했었음

그 와중에 유도 그만둔다고 한건 잘했다 생각했음

그렇게 3일 정도 시간이 흐르고

집에서도 코치한테 전화해서 유도 그만둔다 말해놨는데,

코치 새끼가 또라이라

나랑 면담 먼저 해보고 난 뒤에 그렇게 하겠다고 함..

근데 사실 면담이라고 해놓고

안 그만 둔다고 말할 때까지 때릴 거라는 걸 알고 있었음

코치 새끼가 날 잡고 벼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전학까지 생각하고 있었음

이래 저래 심란했고 걱정도 많았고, 그런 복잡한 마음을 가지고

한창 걱정을 하다 학교가 끝나 집에 가려는데,

내 친구가 자기 아빠랑 학교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음.

내 친구도 많이 맞고 울었는지 눈이 빨간게 눈에 보였음

무슨 일 있었냐? 하니까

이 친구 아빠가 OO이가 많이 힘들어 하니까

그건 나중에 이야기 하도록 하자고 함

이 녀석 아빠가 그동안 우리 OO이 지켜주고

같이 싸워줘서 너무 고마워서,

맛있는 식사 한끼 사주려고 하는데 괜찮겠니? 함

그래서 나는 좋다고 따라가려고 했음.

친구 아빠는 집에 부모님 계시니? 통화를 해본다고 하심

그래서 우리 부모님이랑 통화를 하시고,

내가 같이 저녁을 먹어도 되냐 허락도 받으심

진짜 무척 젠틀하셨음

그리고 그 당시 무척 고급지던 홍대 근처 청기와 주유소 인근의

T.G.I 프라이데이가서 원없이 먹음.

정말 원없이 먹음 셋이서 6~7가지를 시켜서 먹었음.

그리고 아저씨가 계속 고맙다고 연심 말씀하시길래

아니에요 제 친구라서 제가 지켜야 해요

이런.. 말도 으쓱하게 하기도 했었음

그리고 아저씨가 당분간 내 친구는 학교에 안갈거고,

얼마 후에 나쁜 친구들 꼭 혼내주겠다고 약속받음

혹시 그 사이에 누가 해코지하면 전화하라고 명함도 받았음.

그 당시에 흔하지 않았던 휴대폰 번호도 적혀있었고..

별일 없었기에 연락은 하지 않음

2주 정도 지나서 내 친구가 학교에 다시 나왔음,

한참 나중에 알고보니

양아치 새끼랑 그 친구들이랑

학교 찾아왔던 양아치 형이랑 내 친구를 고문했던 것임

정확히는 말은 안했지만

수치심을 느낄만한 고문을 한 것 같았고,

내 친구는 심리적 안정을 위해 학교를 안 나온 거였음.

그리고 이 친구 아버지께서 내가 군대갈 때 말해주셨는데

그때 내 친구가 이세상 다 밉고 죽고싶다고 했댔음.

내 이름 대면서 나한테만 말할꺼라고 그랬다고 함.

자기 죽으면 나한테 물어보라고.

자기를 지켜주는 사람 나밖에 없다고 했다고 함.

죽고싶다 한 이유는

자기를 괴롭히는 애들은 여럿인데

지켜주는 사람은 하나밖에 없어서,

자기를 지켜주다가 나도 죽을까봐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함

아무튼 내 친구가 온날 3교시 정도 지난 시간에

이친구 아버지가 학교에 왔고,

교장, 교감, 내 친구반네 담임, 학년부장, 학생부장, 등등

한딱가리 하는 선생 모두 집합함

나도 당시엔 몰랐는데 내 친구 아빠가

‘검사 커플이지롱~’으로 유명한 그 검사였음

형사들이 그 양아치 새끼들 다 잡아서 승합차 태우고,

친구네 아빠가 나에게 와서 우리 먼저 간다고.

어머니께 말씀 드릴테니까,

학교 끝나면 엄마랑 같이 와달라고 함

그리고 난 엄마랑 가서 진술서 같은거 씀.. 아니 말로 함

내가 말로하면 옆에 있는 형사같은 아저씨가 받아적고

이거 저거 물어보는데,

지금 생각하면 악의적으로 물어보는게 느껴졌음

예를 들면 맞을때 어떤 기분이였니? 하면

나는 ‘기분 더러웠었죠..’ 이런식으로 이야기하면

그걸 받아적는게 아니고

“억울했겠네~ 이러다 맞아 죽은 사람도 있어,

너도 죽을 뻔했네~ 큰일날뻔 했어~~

너도 맞을 때 죽을 것 같이 화났었지?” 이런식으로

약간 유도를 해서 나중에 그게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이런식으로 씌여짐

나중에는 학교에 설문서 같은게 나뉘어 지고,

피해 학생 조사가 시작되었음

피해자는 대충 30명정도 였고

그중 20명정도는 심각한 피해자였음, 상습 폭행, 갈취 등

재판에는 참여하진 않아서 어떻게 된건지 모르겠지만

양아치 새끼들 중 2/3은 무기정학 같은거 먹었고

1/3은 소년원 감

그리고 그 양아치 새끼 형은 집에 놀러온 여자애를

술을 먹여 강간한게 밝혀져서 잡혀갔다 함

웃으면 안되는데, 웃겼던건

형사같은 사람이 양아치 잡아서 조사하는데,

이 새끼 애비가 왔음.

근데 그 양아치 아빠도 전과자 였음

어케 알았냐면 조사하다가 이놈 아빠가 죄송합니다

새사람 만들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런식으로 말하니까

형사같은 사람이 “아 씨1바 거 말 참 많네~

당신이 경험해봐서 더 잘 알겠지만,

우리는 당신들한테 좋은 사람들이 아니야

전과자 새끼 아들인데 뭐보고 배웠겠어 너보고 배웠겠지”

대충 이런식으로 말하는 걸 들었음.

좀 심하게 말하긴 하더라.

내가 진짜 가해자로 갔으면 개지릴 정도였음..

지금도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검사나 조사관이 이야기 할 때 아무렇지 않은듯

거짓말을 하거나 대담하게 행동하는 애들은

진짜 싸이코 패스거나 경험 많지 않으면 못 그럴 것 같음

그와중에 친구네 아빠가 내가 무서워 하는 것 같다고

조용히 말하라고 하더라

그러면서 나한테 “아저씨가 나쁜녀석들 혼내준다고 약속했지?

지금 혼내주려고 뭘 잘못했는지 알아보는 중이야~

지금 무서우면 나중에 조용할 때 올래?” 하시더라

근데 이 양아치 새끼들 진짜 대담했던게,

오토바이에 미쳐서,

그당시 택트라는 스쿠터도 훔쳐서 팔기도 했고 (특수절도 및 장물)

술취한 사람들 물건도 훔치고,

나이키 매장에서 신발 살 것처럼 하고

계산하기 전에 미리 신은 상태에서 튀기도 했고

그런게 조사하면서 다 나왔음

지금은 파워가 좀 약해졌지만 그 당시 검사면 그냥 탈탈 털렸음..

그리고 이 글을 적게 된 제일 큰 이유는

그 날 이후로 내 친구를 다시는 만날 수 없었음.

내 친구는 조사 과정에서 편지 네장만 남기고 옥상으로 올라갔고

난 그런 일 생길 것도 모르고

신나게 티지아이서 배터지게 먹은거임.

친구 아버지는 정말 괴로우셨지만,

나한테 말할 수 없었다고 하셨음

15살 어린 나이에 그 소식을 들으면 너무 심하게 충격을 받을까

걱정이 많으셔서 최대한 모르게 하려고 하셨는데,

아무래도 조사과정에서 알 수 밖에 없으니 그때 알려주신거지

친구 아버지랑은 아직도 연락하고 지냄

아니 먼저 연락 주셨음 항상..

지금도 자주는 못뵈고 직장이 교대 근처라 가끔 점심이나 저녁 같이 함

연말이나 연초에 애들 데리고 인사가기도 하고..

벌써 20년이 넘게 흘렀고, 그냥 앞으로

내 자식들이나 학생들에게 이런 일이 안 생기길 바랄 뿐임.

가끔가다 오늘처럼 그런 녀석이 이세상에서 살았고,

안타깝게 떠나갔으며

남겨진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지

그리고 그때의 일을 친구 대신 잊지 않고 대신 기억할 뿐임.

폭력 앞의 방관자도 가해자라는 것 기억하고

학폭이 얼마나 잔인하고 미친 짓인지,

나중에 니가 아이가 생겼을때

그렇게 교육을 시켜준다면 너무 감사할 것 같음.

그래서 지금도 중고등학생들이 친구들 괴롭히는 거 보면

나도 모르게 참견쟁이 아저씨가 되는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