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을 갈아서 ‘돈’으로 쓰고 있던 나라에 대해서 알아보자

인류 역사에서 제일 중요한 걸 뽑자면

SNS 허세충들은 사랑을 뽑을거고

배가 불러터진 금수저들은 예술을 뽑을거고

너네들 같이 불쌍한 흙수저들은 돈이라고 대답할 거다.

돈이 존나게 중요하다는 건 원시인 테크만 벗어나고 알게되기 때문에

세상에는 참 많은 돈이 있어왔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존나 특이한데

이상하게 그럴싸한 돈에 대해서 얘기할 거임

남태평양의 존나게 외진 구석에 ‘얍’ 이라는 뭔가 비범한 이름의 섬이 있다.

사진 보면 알겠지만 여름철 되면 수영복 인싸들이

존나게 몰려들 것 같은 예쁜 비쥬얼이다.

섬에는 온몸에 존나 간지나는 아쿠아맨 문신을 한 상남자들이 살고 있다.

인구는 10만 명 밖에 안 되는데 이 정도면

우리나라 시 하나 정도 밖에 안 되는 굉장히 쬐끄만 나라다.

아무튼 뭐 그거 빼고는 별로 특이해보이는게 없는데

사실 얍섬은 굉장히 재밌는 돈으로 유명한 동네다.

이게 얍섬의 돈이다.

맞음. 저 집앞에 있는 존나게 큰 둥근 돌덩이가 돈임.

돌이 돈인게 뭐가 그렇게 특이하냐는 의문이 들 텐데

이게 좀 씨1발 같이 크다.

무게를 톤 단위로 세야 할 정도다.

뭐 이런 병;신 같은 돈이 있냐고 이상하게 생각할 텐데

이게 의외로 꽤 합리적인 결과물이다.

대충 500년 정도 전의 일이다.

이 존나 큰 돌돈이 만들어지기 전에

얍섬 사람들은 조개껍데기를 화폐로 쓰고 있었다.

근데 조개껍데기가 좀 좇같은 거 같아

조개 껍데기 이거 솔직히 위조도 존나 쉽고 보관하기도 좀 그렇고 뭣보다 존나 흔한게 좀 그래

돈이 흔해서 나쁠 거 없잖아

니 새낀 아침에 산책 나갔는데

만원 짜리가 굴러다니고 있으면 경제가 제대로 돌아갈 거 같냐?

확실히 조개껍데기는 동전으로 써먹긴 좀 좇같았다.

화폐라는건 아무래도 희소성이 필요하다.

근데 문제는 대안도 없었다는 것이다.

스크롤 올려서 맨 위의 짤을 보자.

저 존만한 섬에 화폐로 쓸만한게 뭐가 있겠니.

저 섬 전체가 우리나라 좀 큰 동네 안에 통째로 들어갈 정도로 존나게 작다.

그런데 어느날 바깥으로 고기 잡으러 갔던 섬사람 한 명이

섬에 못 보던 걸 들고 나타났다.

어이어이! 그 엄청난 덩어리는 뭐지?

아, 이건 “석회암”이라고 부르는 거다..

단단하고 무겁지.

단단하고 무거워? 우오오!!!

이걸 이렇게 깎아내면 둥글게 만들어 낼 수도 있어.

오오오!! 둥글어어어어어어!

존나 웃기게 들리겠지만 얍섬에 석회암은

이세계에서 날아온 미스릴 같은 신문물이었다.

얍섬에는 석회암이 없었던 것이다.

이 석회암은 500km나 떨어져있는 팔라우 섬에서 가져온 건데

카누 수준의 쪽배 타고 500km 바다를 돌아다니는

그 항해실력은 굉장하다 하겠다.

아무튼 존나 별 거 없던 섬에

존나 별 거 있어보이는 돌덩이가 들어온 관계로

이제 좇같은 조개껍데기는 보노보노한테나 처 주고

이걸 화폐로 쓰자는 의견이 나오게 된다.

근데 돈으로 쓰긴 좀 무겁지 않을까

무거우니까 훔쳐가질 못하잖아

오 님 천재임?

거기다 무거울 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것도 되니까

귀찮게 계산할 필요없이 걍 눈으로 쓱 보기만해도 얼마인지 가치가 정해짐

개쩐다 누가 부자인지 계좌 까지 않아도 한 눈에 알 수 있잖아

게다가 석회암이 이 동네엔 없으니까 위조지폐도 못 만들잖아

아 씨1발 설득될 거 같애

씨1발 듣다보니까 존나 그럴싸했다

그리하여 돌돈이 탄생한다.

얍섬에는 새로운 경제활동이 생겼고

섬사람들은 자랑스럽게 집앞에다 돈을 쌓아두기 시작했다.

존나게 무거운데다 숫자 세기도 쉬워서 훔쳐갈 일도 없었으니

어떤 의미로는 존나게 안전했다.

얍 섬 사람들은 앞다퉈서 500km 떨어진

팔라우 섬으로 배끌고 가서 돌돈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존나 큰 톤 단위 돌돈을 만들 때는

몇 년 동안 팔라우 섬에서 노숙하기도 했다.

돌돈을 쓰는 이유가 집 거래할 때 주로 쓰는 건데

뭔가 좀 주객이 심하게 전도된 거 같지만 뭐 본인들이 좋다는데

처음에는 보기 좋으라고 둥글게 깎았지만

나중에는 운반하기 편하라고 둥그런 구멍을 내기 시작했다.

거래하러 갈 때는 이렇게 수십 명씩 모여가지고 끼워서 들고간다.

근데 아무리 좋은 점이 많다고 해도

결국 무겁다는 점이 변하지 않았는데,

결국 금방 귀찮아져버린 얍섬 사람들은

얼떨결에 신용거래를 발명해버린다.

친구야 사실 내가 존나게 크고 멋진 10톤짜리 돌돈을 만들어서 들고오던 중이었거든

개쩐다 십 ㅋㅋㅋ 빨리 보여주셈

근데 그거 들고 오다 태풍 만나서 바다에 꼬라박았어

엌ㅋㅋㅋㅋㅋㅋ 병1신 ㅋㅋㅋㅋㅋㅋㅋ 그럼 너 이제 빈털털이임?

왜 빈털털이임 돌이 있는데 다만 그 장소가 바닷속인 것 뿐이지

오 존나게 그럴싸한데

참 순박한 섬사람들이기에 가능한 너그러운 생각이었지만

아무튼 돌이 만들어졌다는게 중요하지

그것의 위치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즉 눈에 보이지 않아도 소유권과 가치는 인정했다는 거지.

그리고 딱히 바다에 꼬라박지 않은 돌돈이라도

그걸 일일히 나르는 건 정말 좇같고 힘든 일이었다.

그래서 돼지고기나 생선 살 때 쓰는,

들고 다닐 수 있을 정도의 돌돈만 들고다니고,

존나 큰 돈들은 그냥 그 자리에 두고 소유권만 바꾸는

일종의 원시적인 신용거래를 얼떨결에 발명해버린다.

뭐 아무튼 그렇게 돌돈은 계속 쌓여갔다.

가장 많을 때는 섬 전체에 13000개나 되는 돌돈이 굴러다녔다 (말 그대로)

그렇게 그냥저냥 행복하게 살던 얍섬이었는데,

세상 모든 원주민들이 그러하듯

이들도 문명인이란 이름의 개1새끼들을 마주하게 된다.

1800년대에 이르러 개뜬금없이 독일 새끼들이 나타나더니

얍섬을 지들 식민지로 선언한 것이다

당장 도로를 깔도록 하세요

독일 새끼들은 식민지 삥뜯을 때 제일 필수적인 도로를 깔기를 원했다.

그러고보니 일본 새끼들도 조센 삥뜯을때 철도부터 깔았었지.

근데 그딴거 없었어도 잘만 먹고 잘살던

얍섬의 아쿠아맨들은 독일이 몹시도 띠꺼웠다

그거 깐다고 고기가 나옴 생선이 나옴?

왜 남을 공짜로 부려먹으려고 들어?

아아 이것은 “지폐”라는 거야. 가볍고 쓰기 편한 물건이지

뭐야 그림 그려진 종이 쪼가리를 어떻게 돈으로 씀?

집 앞에 쌓아두면 바람에 다 날아가겠네 씨펄~ㅋ

독일새끼들 입장에선 개골때리는 상황이었다.

얍섬의 누구도 지폐쪼가리 따윌 받고 일하고 싶어하질 않았던 것이다.

본국에서 바리바리 싸들고 온 공사자금이

아무리 많아도 노동자들이 그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데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었다.

그런데 독일새끼들이 누구냐.

세계대전을 두 번씩이나 일으킨 새끼들 아니냐.

남 삥 뜯는덴 천재적이었던 이년들은

잔머리를 존나 굴린 끝에 기발한 발상을 해낸다.

얍섬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신문물인 페인트가 바로 그 무기였다.

어 씨1발 지금 뭐해요

이건 “페인트”라는 것이다. 지우기 힘든 녀석이지..

아니 그러니까 그걸 왜 제 돈에다 처바르시냐고요

뭐야 씨1발 지워줘요!

이것도 참 코미디다.

순박한 얍섬의 아쿠아맨들이 어느날 아침 일어나보니까

소중한 돌돈들이 죄다 시퍼런 독일페인트로 칠해져있었다.

독일 새끼들은 이제 우리 색깔을 칠했으니

내 돈이라고 우겨대고는 돈을 돌려받고 싶으면

공사에 참가하라고 윽박질렀다.

순진한 아쿠아맨들은 어떻게든 페인트를 지워보려고 박박 문질러봤지만

될 리가 있나..

결국 ㅅㅂㅅㅂ 거리면서도

도로를 깔러 연장을 들고 나오는 수 밖에 없었다.

평소대로의 씨1발 독일이었다.

그래도 독일 새끼들은 신나게 아쿠아맨들을 부려먹어놓고선

돌돈을 돌려주긴 했으니 그나마 양심적인 놈들이었다.

돈을 냉큼 뺏어갔다 부려먹고

돌려주는 놈이 양심적이면 비양심적인 놈들은 누구냐고?

ㅎㅇ

그렇다. 일본 되시겠다.

2차대전이 되자 일본이 이 섬에 쳐들어와서 점령을 해버린 것이다.

이 존만한 섬에 세계역사 제일의 ㅆ1발년 두 명이

연속으로 다녀가니 참 기구한 운명이라 하겠다.

일본 새끼들은 점령군 중에서도 최악의 부류에 속했는데

이 새끼들은 아예 원주민들을 사람으로 안 봤다

아무것도 없는 무인도이지만

그래도 우리 영토로 삼아드림

무인도는 니1미 지랄 눈깔은 장식이냐

대동아공원 지키기 위해서는 골판지 벙커가 필요하니

돌돈은 우리 벙커 만드는데 써드림

아니 눈깔만 병1신인게 아니라 귀도 병1신인가

사람 말을 듣질않네

아니 씨1발 근데 내 돈 왜 가져가요

마침 여기 좋은 골판지 재료가 있네;

둥글게 깎인 단단한 돌!

사람이 없는 무인도에서 이런 재료가 굴러다닌다니 ㄷㄷ

아니 그거 돈이라고 씨1발 좀

이 좇같은 일본은 벙커 만든답시고

섬에 굴러다니던 돌돈들을 죄다 부서가지고

시멘트랑 섞어버렸다

진짜 일본 새끼들은 조선에선 화폐계혁으로 경제를 개씹창내더니

딴 데서도 똑같이 지랄이다.

얍섬에서는 물리적으로까지 씹창을 내버렸다는게 더 심하다.

난데없이 동양에서 날아온 일본놈들에게

전재산을 털리게 생긴 아쿠아맨들은

필사적으로 돌돈을 지키려고 했는데

땅에 파묻거나 바다에 던져버리거나

조각을 내서 숨겨두거나

아무튼 온갖 꼼수를 다 부렸는데도 불구하고

결국 13000개의 돌돈이 6000개로 대폭 줄어드는

엄청난 경제 대참사가 벌어지고 만다

한국으로 치면 현물 화폐의 절반 이상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벙커 만드는데 재료로 섞여들어간 거다.

이 정도되면 몇백 년을 이어온 유구한 역사의

화폐 경제라도 흔들리지 않을 수가 없다.

그나마 다행인건 일본이 생각보다 금방 쫓겨났다는 것이다.

얍섬의 아쿠아맨들은 알 일이 없었지만

머나먼 바다 저편에서 일본군들은 갓메리카한테 털리다가

리틀보이로 다 뒈져버리는 중이었다.

일본이 눈깔을 뒤집으며 쫓겨난 자리에는

미국이 들어왔다.

야 이건 “지폐” 라는거야

알아 이년아 내놓기나 해

오늘날 얍섬에선 대부분의 일상 거래에 달러를 쓰고 있다

하지만 돌돈이 아주 뒤진건 아닌게,

일단 관광자원으로도 가치가 좋은데다가

아직도 전통 혼례 따위를 올릴 때는

의례적으로 돌돈을 주고 받기 때문이다.

얍섬에서는 지금도 집앞에 돌돈이 많은 사람들 일수록

부자로 취급받는다. 일단 간지나니까 뭐.

그리고 워낙 특이한 화폐를 오래 써서 그런지

요즘도 재미난 대체화폐를 쓰는데

맥주가 그거다.

소소한 거래를 치룰 때는 달러만큼이나 맥주 교환도 자주 쓰는데

확실히 처먹지도 못할 종이 쪽지보단

맥주가 훨씬 나은 거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