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 근무 요원이 동사무소 직원들에게 ‘선생님’이라 불리게 된 이유

나는 우리동네 토박이임.

어렸을 때부터 치맛바람 날리며

오지랖 넓게 왕성히 활동하던 엄마 덕분에

자연스레 내가 사는 지역사회에 대한

애착와 관심을 갖게 되었음.

그리고 남달리 신고정신이 투철했음.

20살 때 조울증으로 공익 판정 받음.

앞서 말했다 시피 내가 신고정신이 남달랐는데

동네 불법주차 지역 사진 찍어서

신고 쿠폰 보내는 건 기본이고

쓰레기 무단 투기 신고도 엄청하고

초등학교 후문 허름한 판자집이 노후로 무너져서

날카로운 부분이 인도로 튀어나와 있어서 신고하고

여름이면 우리동네 산에 대마초신고에

아편신고에 밤에 놀이터에서 담배 피면서

술마시는 학생들 보일 때마다 경찰에 신고하고

정부 부서, 기관 상관없이

공식 홈페이지 오탈자나 영어번역 페이지 번역오류로

기상청이랑 국방부에도 몇 번 민원 넣음.

피시방에서 간첩신고도 국정원에 몇 번 했었는 데

간첩 신고하면 준다는 시계는 커녕 사후 연락도 없더라.

그러다보니 주차민원 이백건이 넘고

생활불편신고도 백건이 넘을 꺼야.

그렇다고 딱히 진상을 부리거나 갑질을 하진 않았어.

다만 계도가 안 되거나

내가 봐도 방치 시 위험하고 이건 아니다 싶은 건

신고한 다음에 반응이 없으면 공손히

상위기관과 감사원, 국민신문고,

청와대 청원 생긴 이후로는 청와대 청원 할꺼 없이

할 수 있는 건 다 넣었음.

그냥 신고만 했지.

그러다 공익 근무 첫날 집앞 동사무소로 배정됐는데

주임님들이랑 팀장님이랑

식사를 같이 하자해서 밥을 먹으러 갔음.

같이 제육정식 시켜서 나눠 먹는데

나도 첫날이라 직원분들이랑 많이 어색했는데

나한테 긴장하지말고

편하게 회사동료분들이라 생각하라 해서

나도 용기를 갖고 무슨 말을 해야 앞으로

2년동안 잘 보일까 생각을 하다가

뉴스에 이런저런 가십거리들이 나오더라고

마침 뉴스에 주택가 대마초 재배 집중단속

보고가 나오길래 무의식적으로

나도 저거 신고한적 있다.

구분이 어렵지만 자세히 보면 알 수 있다.

112, 검찰청, 관할 마약수사대에 하도 신고하다보니

나도 구별법이 생겼다라고 얘기를 했지.

그 때 팀장님이 서비스로 나온 된장국을 떠먹으려다

숟가락 내려놓고

“혹시 너 000 랑 000, 그리고 000 말한거야?”

내가 한 걸 잘 아시더라고.

그래서 내가 그거 나 맞다. 혹시 팀장님이 단속하셨냐?

그거 경찰이나 검찰에 신고 주로 했는데

동사무소 직원분이 어떻게 아시냐 물어봤지.

팀장님이 갑자기 눈이 휘둥그레 해지더니

“너가 걔야?? 너가 신고했어???”

이러시더라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전에 구청 민원담당 하는 곳에 오래 있으셨는데,

뭐 검찰이든 경찰이든 약 관련으로는

관할 구청에서도 보고가 되나봐

그건 그렇고 지금까지의 온갖 민원과 신고로

우리 구청에서 내가 진짜 유명하다는 거야.

진짜 끝판왕이라고 하더라고.

특히 주차관련으로

나 때문에 그만둔 직원도 있다 하시더라구.

내가 기억나는건 심한 불법주차 인데

계도 한다 말만 해놓고 순찰중이라 “하긴 하겠다”

라는 답변받고 밤세 해당지역에 서서

단속올 때까지 기다릴 테니 오면 문자달라 한거랑

민원처리 답변 올 때 내용에는

과태료 부가처리라고 했으나

내가 현장가서 확인 해봤을 땐

그냥 경고장만 붙어있어서 거짓보고를 하셔서

많은 상위기관에 많은 민원을 넣은 적 있었거든?

절때 욕이나 협박, 갑질은 안 했음.

그냥 좋게 좋게 펙트만 집어서 민원넣음.

아무튼 옆에 있던 주임님들도 갑자기 표정이 굳더니

말씀이 없어지시더라구

뭐 밥먹고 화장실 갔다오는데 직원들분끼리 담배 피면서

나에게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셨나봐;;;;

그전에 밥먹기 전까지는

직원분들이 어색하지 않으시려 했는지

친근하게 내 이름 “00아~” 아니면 “우리 공익~” 이렇게

호칭하셨는데

그때 식사시간 이후로 나를

“000 선생님”

“선생님?” 이렇게 부르시더라고;;

일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선생님이라 부르심;;;

일도 딱히 안 시키시는 것 같고;;;;

뭐 이것 때문만은 아닐 테지만

유독 나한테만 사적인 이야기나

이런걸 아예 안 하시는 것 같음

난 나름 선의로 그런건데 말이야 쩝..

하여간 공익 된 이후로 근무중에도

구청과 여러 담당기관에 민원은 꾸준히 계속하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