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쁜데 무식한 여사친이 신박한 방법으로 ‘음식물 쓰레기’ 처리하는 법..

대학생 때 잠깐 좋아했었던 (이틀정도) 이쁜 여사친이 있는데

밥친구 하고 친구처럼 지냈던 애가

서울에 1.5룸 구했다해서 놀러가게됨

얘 집이 꽤 신축이고 바닥도 대리석 같이 차가운 돌땡이라

부럽더라.. 우리집은 노란장판인데..

여튼 편의점에서 맥주 몇캔 사서 걔 집에서 귀족음식 보쌈 시켰다

참고로 이 친구 별명이 블리츠크랭크임

이유는 머리가 텅 비었다고..

유명한 일화로는 영국의 수도가 어디냐는 질문에

조지 와싱턴 이라고 대답해서

워싱턴은 미국 수도고

심지어 앞에 조지는 왜 붙였냐고 하니까

캐나다 수도가 밥 먹여주냐고ㅋ 저녁으로 곱창이나 ‘조지’자고 하는

유쾌하고 텅텅 빈 미워할 수 밖에 없는 깡통로봇임

(영국수도 물어봤는데 병;신)

암튼 술 좀 들어가고 내가 너 이틀정도 좋아했었다는

평생 무덤까지 가져가려고 했던 비밀까지 털어놓고

아주 분위기가 좋(같)았음 ㅎㅎ

재밌게 하하호호히히후후 떠들면서

보쌈 처먹다가 벌써 새벽 2시길래 슬슬 치우기 시작함

보쌈에 딸려온 반찬들이 하도 많아서

그년 화장실 간사이에 내가 좀 치워놓으려고

음식물쓰레기 봉투 어딨냐고 물어보니까

잠깐 기다려보래

없으면 사온다고 어딨냐고 한번 더 물어보니까

또 기다리래 금방 나간다고

그러다 대짜 방구 한번이랑 소짜 방구 한번 싸지르더니

변기물 내리는 소리가 들리고 나오더라고

여기서부터가 싀방 존나 골때림

화장실에서 휴지 새거 하나를 들고 나오더니

촤라라라락 풀기 시작하는거임

뭔 또 창의적인 미친짓거린가 가만히 보고 있었는데

무말랭이랑 백김치랑 마늘 뭐 이런 밑반찬들을

그 휴지로 슥슥 집에서 동글동글 말아서 공으로 만드는 것임

심지어 작은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있던

미역국에는 휴지를 쑤셔박는 것임

나는 내 망막에 비추어지는 그 매췬련의 당당한 움직임..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음

너무나도 당당한 그 모습에 넋이 나가있다가

오함마로 뚝배기 맞은 것처럼 정신이 팍 돌아옴

“야 뭐하냐”

“어? 뭐 음식물 쓰레기 치우는데?”

“그니까 음식물 쓰레기를 음식물 쓰레기 봉지에다가 버려야지

뭐하냐고 휴지에다가”

그러자 그녀의 목젖이 진동하면서

목구멍에서 나오는 소리가 한글이라는 언어로 조합돼서 나오는

그 말이 너무나도 충격적이었음

“잘 들어봐봐”

“어”

역대급 개쌉소리가 나올 거 같아서

존나 잘 들으려고 귀를 활짝 열었음

“만약에 니가 밥을 먹다가 무말랭이를 바닥에 흘렸어”

“어”

“그럼 뭘로 치워”

“휴지…로….?”

와 그때 진짜 누가 내 관자놀이를

데저트이글로 갈기는듯한 충격이 왔음

“내가 이 테이블을 옮기다가 다 쏟아버려서

치워야되는 상황이라고 생각해봐.

이 무말랭이랑 백김치 이런것들 다 휴지로 치웠겠지?”

그때부터 나는 대답을 할 수가 없었음

잘못 대답하면 나도 공범으로 체포돼서

최소 3년이하의 징역과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맞을 거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

“그리고 그 휴지안에 있는 음식물 쓰레기들

다시 펼쳐서 음식물쓰레기 봉투에 넣어?”

“아니”

너무 당당해서 시팔 모르고 대답해버렸다

“그럼 미친년아 미역국에다가 휴지는 왜 쑤셔박아

싱크대에다가 버리면 되는데”

“미역국도 쏟았어”

그말을 듣고는 더이상 반박했다가는

내 세상이 파괴될거 같은 기분이 강하게 들면서

그냥 빨리 담배나 피고 싶더라

말없이 나와서 담배 폈다

그리고 돌아와서 딱 한마디 했다

“너 시팔 중국인 욕하지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