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중학교 2학년 월요일로 기억함
그날 점심시간때 어느때와 다름없이
4교시 종치자마자 빛의 속도로
급식실로 달려가서 밥 먹을라고 줄서고 있었음.
급식판 들고 수저통에서 젓가락 들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전날 영화관에서
김관장vs김관장vs김관장 이 영화를 봤던게 생각이 남
거기보면 젓가락 던져서
타이어에 구멍 뚫고 그런 장면이 나오는데
그게 갑자기 떠오른거임
점심시간에 폰게임만 하는 것도 질리고 해서
같이 놀던 애들한테 밥 먹으면서
나갈때 물처먹고 젓가락 10개씩 가져오라고 했음
그리고서 학교 나무에다 젓가락 박으면서
놀다가 교실에 들어갈라 하는데
선생님들 안 지나다니는 그런 곳 옆에
학교 외벽이 보이는거야
그래서 교실로 들어간 애들 빼고
나까지 4명이서 다시 나무에 박았던 젓가락 뺀다음
학교 외벽에다 던졌는데
“퍽!” 이러면서 찰진 소리와 함께 존나 재밌게 박히는 거임
알고봤더니 학교 외벽에 새로 페인트칠 해놨는데
그 안이 스티로폼으로 되어있더라고
그리곤 박히는거 재밌어서
각자 10개씩 40개 정도?
애들이랑 누가 더 잘 던지나 누가 더 높이박나
이런 내기하면서 젓가락 박으면서 놀았다
그리고 그 다음날도 급식 받을 때 5개
나갈 때 5개씩 더 가져와서
점심시간마다 젓가락 박으면서 놀았는데
한 2~3일정도 되니까 지나가던 애들이 재밌어 보였는지
이게 입소문이 타게 된거임
나는 그때쯤 질려가지고 그냥 점심 먹고
반에서 폰게임만 하고 놀았음
암튼 그러다가 며칠뒤에 점심먹고 다시 가보니까
학교 외벽에 진짜 과장이 아니라
젓가락 500개는 넘게 박힌거 같더라
진심으로 학교 외벽이 좀 높아서
그렇게 촘촘히 박힌건 아니지만 진짜 많이 박혀있었음
그리고나서 종례시간 되니까
담임이 종례할때 누가 급식실 젓가락 훔쳐간다고
급식실에서 건의가 들어왔다더라 ㅋㅋ
젓가락 훔쳐가지 말라고
잡히면 징계위원회 바로 넘긴다고 ㅋㅋ
그리고나서 주말이 왔는데 주말에 비가 존나많이 왔었거든
월요일 학교 점심시간 쯤에 궁금해서 다시 가보니까
진짜 남자애들 여자애들 할 것 없이
20명이 넘는 숫자가 젓가락 벽에 던지는 훈련하고 있더라
나는 이때 삘이 안 좋아서
계속 그 주에는 반에 있었거든 거기 안가고..
이게 안이 스티로폼이다 보니까 빗물이 찼고
애들이 페인트칠 해논 곳에
계속 젓가락 박아대고 있으니까
결국 균열이 생겼나봐
그래서 페인트칠 돼있던 외벽이 뜯겨져 나간거임
근데 그곳만 뜯겨져 나가면 되는데
균열이 이어지면서 그 옆쪽으로도 계속 뜯겨져 나가더라
근데 애들은 뜯겨져 나가는거 신경도 안쓰고
뜯겨져 나간 스티로폼에도 막 젓가락 박아대고 있었음
사건은 그담주 월요일날 터짐
교장선생이 교육청에서 손님이 와가지고
같이 학교 둘러보던 중에 벽을 보니까
거의 반 정도가 뜯겨져 나가고
그 옆벽도 거의 4분의 1이 뜯겨져 나가있고
학교 벽이 젓가락으로 박살이 나있었던거임
교장이 존나 극대노 해가지고
그날 점심시간에 교장이랑 다른 선생님들이
근처에 숨어서 지켜보다가
벽에 던지던 애새끼들
거의 20명이 넘게 싸그리 잡혀가지고
여기가 무슨 무술학교냐면서 징계위원회 열리고
걔네들 부모님 다 와가지고 훈계시켰는데
중요한건 이게 벽이 조금만 뜯겨나갔으면
중간중간에 그냥 페인트로 매꿔버리면 되는데
안이 스티로폼이여가지고 전체를 다 갈아야 된다는거야
그래서 징계받았던 친구 얘기 들어보니까
(나는 징계 안 받음 애들이 신고 안해줘서..)
벽을 새로 싹 갈려면 천만원이 든다고 했다함
그래서 학교측하고 징계 받은 애들 부모님하고 합의해서
징계받은 애들 부모중에
건설쪽에 일하고 있는 부모님이 있어서
20명 N/1 해서 한사람당 25만원씩 내서
500 맞추고 학교측에서 500맞춰서 벽 싹갈음
근데 벽갈고 난 뒤에도 미련 못 버리고 옥상 올라가서
거기 벽 잘 안 보이는 맨위에다가
젓가락 한두개 박고 오는 애들도 있었음
아직도 학교 지나가다가 젓가락보면 그때의 추억이 떠오름..
3줄요약
1.영화에 젓가락 던져서 타이어 뚫는 장면 나옴
2.급식실에서 젓가락 뽀려서 벽에다 박았는데 입소문 탐
3.학교 외벽 뜯겨나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