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훔치는 ‘행보관’ 만나서 마음고생 하다가 전역한 썰

가끔 자기네 행보관이 미친놈이었다는 애들이 있는데

정말 너희 행보관은 착한 줄 알아라

참고로 나는 해병대 나왔다.

2사단이고 김포에서 군생활을 했다.

자 그럼 우리 행보관의 간략한 설명을 하겠다.

별명이 ‘김포 날강도’ 다

진짜 이새끼는 못 훔치는게 없었다.

부대 재떨이가 부족하다고 하니깐

이 병신이 옆집 민가에 몰래 쳐들어가서

뒷마당에 쌓아둔 항아리를 훔쳐오지않나

이새끼는 진짜 마이다스의 손이다.

가끔 인간동상도 몇개 주섬주섬 주워서

만들었을 정도로 못 만드는 게 없다.

1.부대자가용

이새끼가 심심해서 연병장 돌다가

폐차장에서 6.25 때나 쓸법한 지프차를 하나 가져왔다.

우리는 존나 쫄았지..

역시나 ^^

이 새1끼가 잠깐 보자하더라

갔더니만 ㅅㅂ 연장 몇개 들면서

“야 임마 이것 좀 고쳐보자”

이러는거야

진짜 미친새1끼라 생각했는데

정말 거짓말 같이 하루 뒤에

람보르기니 부럽지 않은 자가용을 하나 만들었다

또 어디서 벤츠로고를 가져오더니

거기 앞에 붙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보고 노고를 치하한다면서

자기 안탈때는 이거 타면서

마음껏 부대 돌아다니라 했음

덕분에 주계병 (취사병) 할때도 저거 타고

존나 편안히 갔다..

2.공사장 공구리

이새끼가 갑자기 부대에 시멘트가 부족하다면서

수색대들을 부름

갑자기 존나 뜬금없이 위장크림 바르게 하고

빨간명찰 가리게 함.

그리고 밤 9시에 어느 아파트 공사장으로 갔다

도착하니깐 공사장에 시멘트를 보관하는 곳임.

시멘트 보관창고의 문을 딴 다음에

미친놈이 우리보고 시멘트를 훔치자는거임

“야 ㅅ발 이거 하나씩 옮겨” 이러는거야.

그래서 내가 “행정관님 이거 훔치는 거 아닌지 알고 싶습니다” 이러니깐

희대의 명언을 하나 뽑는다.

“야이 새1끼야 이건 훔치는게 아니고 추진하는거야”

군대에서 시키면 해야지 뭐 어쩌겠냐?

그 다음날 부대에 전화왔다.

cctv에 걸린거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놓고 행정관이 하는 말이

우리 아니니깐 다른 부대 찾아보라고

’17사단’ 애들일 수 있다고 극대노함.

혹시 17사 본부중대 애들중에

건설회사에서 고소 들어오지 않았냐?

그 범인 이 새끼니까 잡아가라

갑자기 육군 전투화를 가져오더니 이거 신으래

왜 이거신냐 물어보니깐

우리인거 알면 안된다고 육군 전투화까지 신게함.

진짜 김포 날강도 새끼..

3.행정관의 짭잘한 부수입

난 이 새끼가 제일 마음에 안든게 있음.

부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가끔 옆부대 행정관들과

콜라보레이션으로 합작해서 부대를 꾸미곤 했었다.

심지어 육군행보관하고 같이 일도 나가고했음.

그러다가 갑자기 짬찌애들을 부르대?

그래서 뭐하는지 궁금해서 쫄랑쫄랑 보니깐

이새끼가 어디서 구했을지도 모르는

가전제품들을 오함마로 존나 때려부시는거임.

그래서 “왜 저 지1랄하고 계십니까?”

하고 물어보니깐

구리선 뽑아서 고물상에 판다는거임

진짜 거짓말 안치고 2시간만에 몇키로 뽑았다

그걸로 고물상가서 돈 바꿔먹고 옴

미1친새끼..

4.공원

이 새끼가 갑자기 애들 불러놓고

“자 얘들아 이번에는 벤치를 추진하자!”

이러는거야

보니깐 이 새끼가 부대인근 공원가서 벤치를 훔쳐왔다

포터에 벤치 가득 담아서

그리고 소나무도 하나 세트로 뽑아옴

진짜 행정관 한명하고 짬찌새끼들

30명만 무인도에 넣으면

하와이 수준급의 문명을 발생시킬 거라고

나는 존나 굳게 믿고있음.

5.꽃

갑자기 이새끼가 부대가 너무 음산하다면서

꾸미는걸 추진해보자고 함.

그래서 애들이 다 벌벌 떨고 있는데

갑자기 몇명을 부르더라?

그러면서 삽을 하나 쥐어줌.

두돈반 타고 인근 공원가서 잔디란 잔디는 다 파고왔다

6.영어순검

한번은 이 새끼가 신문을 모아오더니

전투체련에도 안나옴.

뭐하는지 봤더니 신문에 있는 짤막한 영어로 공부하고 있음

나보고 계속 물어보는데

진짜 10살짜리 꼬맹인 줄 알았다

근데 어떻게 귀신같이 캐나다에서 온 유학병을

온종일 불러다가 영어공부를 존나 하는거임

그러던 어느 날 하는말이

“신세대 군장병을 위해 영어순검을 실시하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해병대에서는 육군의 점호를 순검이라 함.

존나 옆에 통역병 마냥

짬찌 유학병 하나 붙여놓고 영어순검했다.

행정관이 유학병한테

“아그야 그 행정관이 영어로뭐냐?” 이러니깐

그새끼도 뭐라 할말이 없는거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떤미 친놈이 행정관을 영어로 알겠냐.

근데 이새끼가 기지를 발휘하면서

“행..행서전트..입니다!”

라고 함

다음날부터 행정관 별명이 행서전트였다

나 : “행서전트님 김캡틴님 보셨는지 알고싶습니다”

행정관 : “아인도노우”

이 지랄하고 다님

근데 4개월 뒤에 귀신같이

영어회화 가능할 정도로 실력이 올라감.

미군이랑 훈련하면 통역병 안 붙이고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 올라갔다

행정관은 진짜 뭘해도 될 새끼들이다.

7.휴가복

해병대는 알겠지만 휴가를 나올 때 정복을입고 나옴.

솔직히 정복이 보급이면 정말 바지통도 존나 크고해서 다 줄임

우리는 인근주민한테 이것 좀 줄여달라고

돈주면서 부탁도 한다..

그런데 그렇게 줄이면 항상 행정관이

“너 이새끼야 그거 입고 휴가 나갈 생각하지마” 이러는 거임.

그런데 행정관이 하도 애들이

빌다빌다 하니깐 거래를 하나함.

“니들 휴가복 니들이 원하는거 입고 싶으면 나랑 추진 하나 하자”

하ㅅㅂ..

그래서 휴가가기 전날까지 시멘트 훔치고,

비닐하우스 비닐 벗겨서 용접해서 가져갔다.

한번은 아무리 명령이라도 양심에 찔리니까

“행보관님 아무리 그래도 훔치는건 조금 아닌 것 같습니다.” 했더니

“안 걸리면 훔친게 아니다.” 라고 하더라

미친놈 진짜

그 새끼가 항상 하던 말이 있다

“해병대 구호 중에 안되면 될 때까지란 말이 있다

그거 다 순 구라다.

안되면 훔쳐라. 아니 추진해라

지도 도둑놈 새끼인건 알고 있었던 것 같음.

난 이 행정관이 예수라고 믿고있다.

근데 사실 행정관 사람 자체는 착했다

근데 진짜 개또라이 기질이 있어서 문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