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시키지도 않았는데 어려운 일들 다 해내는 “킹갓 선임” 만난 썰

내 1년 위 아빠 선임인데 멋진 사람이라 글 써봄 존경함

내가 자대 막 도착했을 때 7.8.9월 군번이 엄청 많았음

내무반이 30명인데 20명 정도가 789.

이 선임은 7월 군번인데

중대급 부대라 계원이 1명임.

원래 이러면 소대원중에 몇명 빼서 계원으로 쓰는데

선임은 혼자 행정 보급(1.2.4.7.8.9종)교육

까지 혼자 다 함

1.근무

이건 내가 입대 전 얘긴데 선임 동기한테 들은 얘기임

근무자를 행보관이 짜야하는데 다 그렇듯 계원이 짰음

근데 당시 이등병이던 선임이

위에 전부 다 병장인데 (7.8.9가 몰려있듯이)

이 사람 저 사람 한테 불려가면서

자기 근무 빼라고 한소리 들음

모든 병장이 저러는데 병장 다 빠지면 근무 어케함

그래서 이등병을 다 빼버리고 병장만 다 넣음ㅋㅋㅋ

그날 엄청 갈굼 당하고 다음날도 다 병장만 넣음

다음날도 갈굼 당하고 몸성할날 없었다함

그렇게 계속 갈굼 당하면서 2주가 지남

그래도 병장만 넣음

결국 병장들이 포기했다함

대부분 전역하는 날까지 근무 끝까지 서고 가게 만듬

왜 그랬냐고 하니까

자기가 짬이 안되는데

행정 보급처럼 파워 쌘 보직하니까

앞으로 계속 휘둘려다닐 거 같아서 그랬다함

그 후로 근무로 딴지 거는 사람 없음

2.진지공사

진지공사 시즌에 취사장에 사고가 나서

아침밥을 그지처럼 먹음

우리부대는 보급라면이 본부는 안나오고

소대중에서도 진지로 올라가서

3달간 근무서는 곳만 나왔는데

아침밥을 못먹고 애들이 진지공사 힘들게 하니까

당시 상병이던 선임이

보급창고 가서 진지 올려야할 라면을 병사들한테 다 풀어버림

그런데 옆부대인 보수 대대장한테 걸린거야

라면 박스에 군용 써있으니까

선임한테 추궁하고 우리 중대장한테 말해서

징계위원회가 열려서 결국 영창 감ㅠㅠ

가기 전에 돈 주더니

진지에 올릴 라면 사서 보내라고 하는데 진짜 멋졌음..

3.면회

잘생기고 카리스마 넘치는 사람답게 면회가 자주 옴

올 사람 없다는데 연락도 없이 계속 옴

친구들이 ㅇㅇ

1사람당 1명 부를 수 있는데

친구 4명이 오면 3명이 남잖아

막내 3명 몰래 빼내서

안에 있으면 고참들 심부름만 하니까

나와서 쉬라고 막내들 불러서 쉬게 해줌

그때 병사 월급 오르기 전이라서

이등병 애들 돈없는거 알고

돈도 쥐어주면서 쉬다가라 함

4.택배

휴가가면 이 선임이 엄청난 택배를 보냄

과자 4~5박스에 잡지 1박스에

우린 라면이 귀했는데 라면도 몇박스씩보냄

덕분에 근무 후 먹을 라면이 걱정 없었음

5.우리 부대는 병장되면 청소도 안하고

아무 것도 안하는 그런게 있었는데

군번이 몰리는 부대라 병장 많아지면 진짜 개판 됨

내 선임 위가 그랬다함

덕분에 빨리 풀렸는데

상병 달았을 때 자기 위로 2명이 있는데

사실상 그사람이 왕고임 ㅇㅇ

그런 상황이 되자 병장되면 놀고 먹는거 없애버림

내무실별로 나눠진 청소구역 중

우리 구역을 사람별로 나눠버림

병장은 병장끼리 상병은 상병끼리 묶음

이 사람도 전역하는 날까지 근무서고

청소 다 해놓고 감

참고로 자기가 제일 더럽고 빡센

취사장이랑 짬통 담당했음

6.완전군장

유격갈때 군장 싸잖아

라면박스 엄청 가져오더니

애들한테 군장 싸지말고 이거 넣으라함

그러다 출발 전 군장 검사하는데

자긴 fm대로 다 싼거야

이제 우리 검사 차롄데

자기가 분대장인데 자기가 다 검사했다고

자기도 fm대로 했는데

밑에 애들이 그랬겠냐고 해서 넘어감

개쩔음

7.이걸 쓰는 가장 중요한 썰인데

내 후임 중에 생활이 어렵고 아빠엄마 이혼해서

어릴 때부터 본적도 연락도 없고

할머니 손에 자란 애가 들어옴

애가 너무 우울하길래 물어보니까

할머니가 너무 아프시다는 거임

그때 선임이 휴가가게 됐는데

휴가 중에 후임 집에 간거야

들은 얘기로는 판자집에 비는 다 새지

할머니 비에 젖은 이불 덮고 누워계시고

거동도 불편하고 기초생활수급자 라는거임

이걸 사비 써서 집도 어느정도 고쳐주고

할머니 밥 챙겨드리고

청소까지 해주고 왔다는걸 후임을 통해서 들음

휴가 다녀온 후로 선임이 군규정?

그런거 적혀있는 책을 맨날 보는거야

엄청 두꺼움 ㅇㅇ 두손으로 들어도.

와 무겁다 소리가 나올정도의 책 ㅇㅇ

그걸 보더니

행보관한테 ㅇㅇ 이병 전역사유 된다고 말함

행보관 새튀가 알았다고 하면서 한귀로 흘림

그래서 중대장한테 말함

중대장도 흘림

그래서 계원이니 인트라넷 중대장 아이디 알잖아

그걸로 걍 사단 본부로 보고서 올림

중대장 이름으로 ㅇㅇ

걔 그래서 전역함 일병에 ㅇㅇ

중대장은 사병에도 높은 관심으로 어쩌고 하면서

표창받고 기분 좋아진 중대장은 선임한테 포상 줌

추가 썰 한가지 더.

수송관이랑 정비관이

행정반에서 일하는 애들 정말 싫어했는데

행보관이 일을 안해서 그런지 우릴 엄청 싫어했음.

선임 일이 너무 많아서 새벽까지 일했는데

맨날 일을 할 줄 모르니까 그런 거라고 맨날 갈굼

그러다 우리 부대 발전기가 고장남.

그걸 가라로 고쳐서 쓰는데

선임이 보다 못해 이거 이러면 더 고장난다고 함

정비관이 니가 뭘 아냐고 하니까

이 발전기 자기가 만들었다고 함

정비관이 뭔소리냐고 제조일자만 봐도 니가 초딩 때라고 하는데

자기가 만든게 맞다고 함

아부지 회사 거래처인데

발전기 부품을 아부지 회사에서 다 만들고

발전기에 적혀있는 회사에서는 조립만 해서 군납 하는 거라고 함

이거 부품가져와서 해야한다고

이런식으로 가라로 하면 더 고장난다고 해서

정비관 폰으로 집에 전화하더니

그날 저녁에 정비관이랑 가서 부품 가져와서 고침

자기가 초2때부터 아빠네가서 일했다고 하더라

자긴 쇠 만지는게 너무 재밌대.

참고로 그 후임 전역할 때 선임이

노가다 낮에만 하고 밤에는 공부하라고 했는데

후임이 병원비가 안된다고 하니까

그럼 우리 공장와서 기술 배우라고 해서

포상휴가 나가서 할머니랑 그 후임이랑 회사 기숙사에 살게 해줌

지금 그 후임은 공장에서 여자 만나서 결혼도 함.

기숙사는 나왔고 회사는 그대로 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