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암 확진 받았는데 제대 안 시켜줘서 그냥 버틴 남자 썰

선 요악 3줄

1.현역 복무 도중 암 확진 받음

2.암 수술해도 현역이면 현역으로 쭉 복무해야 함, 공익 전환 x

3.몇몇 부분은 개선 좀 됐으면 좋겠음

예전부터 썰 한번 풀어보고 싶었는데

최근 난쟁이, 암환자, 냉동인간(진)

모두 4급 받는다는 글이 있길래

나도 겪었던 일 한번 읊어봄

우선 난 군생활 대부분을 지통실에서 지내는 꿀보였음

물론 바깥에서 일하는 다른 놈들에 비해서 꿀보는 맞지만

계원 수가 적은 탓에

한달에 8~9번씩

24시간 상황근무를 서는 꿀보 아닌 꿀보였음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24시간 밤새는 짓을

퐁당퐁당식으로 2번만 서도

거의 뒤질 것 같은 상태가 됨

그런데 이런 퐁당을 막 3번씩 서고 하다 보니까

매일 기운도 없고 어딘지 특정 못하게

시름시름 아픈 부분이 많았음

그렇다 보니 아픈 건 일상인 느낌으로

그 날도 여느 다른 날처럼

상황근무 후 근무취침 때리러 갔음

근데 ㅆ1발 근취를 하려고 누워도

등이 뜨겁고 명치가 쿡쿡 쑤셔서

잠이 오질 않더라고.

그래서 가만히 누워만 있다가 화장실을 갔는데

‘와, 뭐냐 이거;’

짙은 주황색 소변이 한가득 나왔더라

보자마자 식겁해서 행보관님한테 얘기하고

바로 의무중대로 갔음

의무중대장한테 증상 얘기하니

‘명치가 아프고, 등이 뜨겁고, 주황색 소변?’

존나 심각한 표정 지으면서

사회 병원으로 바로 가보라고 하더라

솔직히 난 이때까지만 해도

그냥 너무 피곤해서 이러는 거 아닐까 했었음

하지만 부대 앞 병원에 가 진찰을 받아보니

그 의사도 ‘언제든 응급 상황이 일어날 수 있으니, 지켜봐야 한다.

의뢰서 써줄 테니 상급병원이나 수도 병원 가봐라.’

으름장을 딱 놓더라고

여기서부터 슬슬 나 좃됐구나 생각이 들었음

그리고 이 불안한 생각은 비켜가는 일이 없었고

수도 병원 진찰, 상급 병원 진찰 결과

“갑상선 암(???)” 확진이 떴음

당일 일어난 증상하고는 전혀 관계 없었는데

어쨌든 암이 있고,

평소에 더 피곤했던 것도

이것 때문이라는 결과가 나왔음

처음에 췌장암 의심하다가 갑상선 암이 뜨니

‘그래.. 이 정도면..뭐’ 생각이 들긴 했다

2년 안에 90퍼 확률로 죽는 것보단

갑상선 떼어내고 사는 게 나았으니까..

여튼 암이 있다고 하니,

아니 그것도 조금 크다고 하니

바로 수술하는 게 맞다 싶어

곧장 수술 날짜를 잡았다

우리 중대장님도

‘수술 후 돌아오면 최대한 빨리 나갈 수 있게 알아보겠다.’ 며

미리 언질을 줬었음

그래서 안심하고

최대한 안정을 취한 채 수술에 들어갔음

수술 전엔

갑상선 암이 다른 암에 비해 약한 거고,

갑상선을 전부 떼어내는 것도 아니고

반 조금 넘게 떼어내는 거라

‘괜찮다, 이럴 수도 있는 거지 뭐.’ 이 지랄했었음

한데 막상 수술 끝나고 보니

존나 죽겠는 거야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손, 발도 덜덜 떨리고

신지로이드라는 약을 안 먹으면

하루종일 힘이 없어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했음

병실에서 누워 있는데

‘진짜 우리 중대장님, 행보관님 안 만났으면 뒤져서 나왔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다른 부대 간부들에 비해 너무 잘 신경써 주셨었거든

난 이때만 해도 부대 복귀한 다음

빨리 나와서 더 치료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근데 시1발……

부대에 돌아가서 여러 곳에 문의해보니

그냥 부대 밖으로 못 나간다고 하더라

굳이 나가려면 현부심 신청해보라고 하는데

수도 병원 군의관이 하는 말이

‘겨우 갑상선 암으로 왜 나가려고 하냐,

나는 소견서 그런 식으론 못 써준다.’ 하며

현부심 시작선도 못 밟게 했음

갑상선 수치라도 좀 검사해보고,

몸 상태라도 보고 좀 그러던가 하면 되는데

그냥 무조건 안된다고 못 박아버리더라

갑상선 수치는 점점 수직으로 내리꽂고

군 생활은 염병

그냥 일상 생활을 하기도 힘든데

부대 안에만 있어야 하니 진짜 정신 나갈 것 같았음

그나마 간부님들이 대부분

일을 열외시켜줘서 살았지

다른 빡센 부대 같았으면

아마 시체로 나왔을 거라 생각함

아직까지 우리 부대 간부님들한텐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진짜 개좃같은 건

수도 병원 쪽이랑 병무청 쪽인데

너희는 알려나 모르겠는데,

한 가지 병으로 병가 나갈 수 있는 건

‘수술 후 2회 제한’임

한마디로 내가 암 수술을 하고 부대에 복귀했다?

그럼 그 뒤로 진료를 2번밖에 못 나간다는 거임

코로나 때문에 병가 아니면 휴가 쓰기도 힘든데

이걸 횟수 제한 해놓더라

남은 갑상선 쪽에 자그마한 용종이 있어서

그것도 추가 검사해봐야 하고,

갑상선 수치가 자꾸 내려가

새 약을 받고 해야 하는데

이 횟수 제한 때문에

수술했던 병원을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수도 병원에 가서 내 증상을 얘기했는데

그쪽에선

‘수술한 병원을 가봐야 답이 나오지

우리는 해줄 거 없다. 뭐 어쩌라는 거냐?’

이런 답이 나왔다

싸가지 없었던 부분만 빼면

맞는 말이긴 했음

수술 교수님이 있는 곳에서

그분 판단 하에 뭘 해야 하는데

지들이 뭐 어쩌겠어 ㅆ1발

수도 병원에선 대충 약만 타오고

다른 진료는 못 받았다

이 뒤로 군대에서 뭘 해보려는 건 포기하고……

다른 간부님들 배려 하에

부대 안에서 똥덩어리가 된 채 6개월을 살았다

내 인생에서 가장 긴 6개월이었다

추가로

얼마 전 전역을 하고 병원에 가보니

갑상선 수치가 진짜 곱창이 나 있더라

반대쪽 갑상선 초음파 검사도

근래 하기로 되어 있는데

여기서도 또 암이 나올까 불안해 죽겠다

아무리 부대에서 배려를 해줘도

부대 안에서 할 수 있는 조치는 제한적이다

20대 청춘에 군대간 것도 서러운데

이런건 좀 개선되면 안되나 싶다

내 인생에서 제일 후회하는게 군대간거임.

이건 말도 안 되는 짓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