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벌러 워홀 떠나더니 ‘육포로 고깃국 끓이는 법’만 배워온 남자..

전역하고 뉴질랜드 워홀갔었는데

뭣도 모르고 가서 벌면 되지 하면서 60만원 가지고 감

당연히 두달만에 다 씀

키위 따고 딸기 따고 야가다 존나해도

60 가지곤 절대 안됨

그때 내 신념이

외국에선 한국인을 피해다니자 라서

해변가에 위치한 시골로 가서

땅파서 파낸 조개 파스타랑 먹던가

미끼로 써서 낚시하면서 먹고 삼

잠은 동네식당에서 설거지 해주면

트레일러에서 자게 해줌

저녁 때는 동네 펍에 맥주한잔 시키고 앉아있으면

아시안 처음 본 성님들이 와서 말검

그럼 야부리 털면서

나 야가다도 좀 하고 딸기도 좀 따고 으이

가드닝도 좀 한다! 이러면

가드닝 정도는 그날 숙식 해결이고

마당에 창고짓기 율타리치기 이런건

현금박치기 가능하다 ㅇㅇ

그래서 돈 좀 모아서 쫌 내륙으로 갔는데

진짜 목장들이 존나게 크다

미리 인터넷으로 양치기 하기로 하고

버스터미널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한국 시골에 읍내 있잖어 그런거 있고

거기 일개 행정구역의 유일한 마트가 있음

거기서 만나서 식량사고

트럭타고 한시간 반을 또 존내감

그럼 존내 큰 목장 한가운데

저런 오두막이 나오는데

물탱크보면 지붕 빗물받이랑 연결 되있잖어

물은 저거쓰면 된다는거임

왜? 대자연이니까.

근데 나라가 깨끗해서 사실

오클랜드에서도 빗물 받아쓰는 집 많음 ㅇㅇ

난방이랑 온수는

오두막에 난로가 하나 있는데

그 위에 드럼통이 하나 있고

통에 호스랑 모터가 연결되있음

호스는 라디에이터에 연결되있고

구조만 생각하면 그냥 거대한 주전자로

라디에이터랑 온수 돌리는 거임ㅋㅋㅋㅋㅋ

난로에 장작 너무 많이 넣고 잠들면 좃됨

드럼통 폭발함

당연히 똥 오줌은 대자연에서 해결해야 되고

어차피 양똥 존나 많아서

뭐가 내껀지 티도 안남

전기는 태양열로 했는데

전등 하나 라디오 하나 쓰는데

불편함은 없었다

뭔 게이지가 하나 있었는데

그거 거의 비슷했음

하여튼 업무는 뭐였냐 하면

그냥 양 우리 문 열어주고

양이 우르르 나가면

쿼드바이크 타고 따라댕기면서

목장 순환 시키는 일임

목장이 밭전자로 사분면 나눠져있다 치면

며칠에 한번씩 시계방향 다음

사분면 초원으로 몰아가는 거임 ㅇㅇ

계속 같은데서 먹으면 풀이 씨가 마르니까

이게 양들도 알아서 걍 문 열어놓고

옆에서 쿼드바이크로 후까시 넣으면 알아서 감

그러고 사분면에 몰아두고

나는 다시 오두막와서 시간 때우다가

가끔 양 잘있나 보러갔다가

해지기 전에 다시 양우리로 밀어넣고

보통 보급이 2주만에 한번씩 왔는데

생고기 같은건 그 때만 먹을 수 있었다

나머지는 통조림 아니면 파스타 이런거 먹음

그때 생존 수련 존나게 해서

육포로 고깃국 끓일 수 있다 ㅅㅂ

야채는 대충 옆에 텃밭 있어서 뜯어오면 됨

은근 여기도 전에 일하러 오던 사람이

꽤 많았는지

오두막에 책이랑 cd가 꽤 있길래

한달정도는 잘 버텼음

나도 꽤 혼자 잘있는 성격인데

한달째부터 진짜

정신적으로 존나 힘들어지더라

양한테 말걸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함

하여튼 한달정도 더 버티다가

여기 있다가 조만간 양들이랑 대화 가능할 거 같다고

그만두고 나간다 하니까

싸장님이 보통 2주하고 도망간다면서

코리안솔져! 굳! 하면서 따봉 날려줌

60만원 들고 갔는데 한국 도착하니

잔고 2만원 있어서 치킨 시켜먹었음

좋은 기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