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이에 돈이 생기면 밑바닥이 보인다는 친구 형님의 파혼 썰

수년전 A군은 3년 가까이 사귄

5살차이 여친과 결혼을 약속했음.

A군은 당시

30대 초반, SKY 졸업, 대기업 대리,

연봉 5천 이상 + 플러스 알파, 저금 1억여원

B양 당시

20대 후반, 인서울 졸업,

중견기업 주임, 연봉 근 4천, 저금 3천여만원.

신혼집 계획은

A군이 꽤 오래 넣어둔 청약저축이 있고

저금도 꽤 되니

당분간 보증금은 비싼대신

월세가 싼 원룸이나 오피스텔에

2~3년 정도 살면서

그 사이 짓고있는 아파트들 알아보고

계약해서 완공되는대로 입주하자였음.

결혼식 + 혼수 + 신혼여행 등등 비용 빼고

A군, B양 저금 모으면 1억원,

거기에 축의금 + 2~3년동안 알뜰히 모으고

5천만원 정도만 대출 받으면 될듯? 으로 합의.

A군, B양의 부모님들은

그다지 넉넉치 않은 형편이라

금전적인 도움은 기대할 처지가 못 되었음.

상견례 별 잡음없이 치르고

결혼식을 5개월 앞둔 상태에서

문제 아닌 문제가 생김.

자영업 하시던 A군의 아버님이

정치에 꿈을 품고 있어서 출마를 했는데……

예비후보자 재산현황에 보유재산이

무려 수십억원이라고 적혀있는거임.

알고보니 맨주먹 하나로 시작해서

온갖 고생을 하며 자수성가한 분이라

독하다는 말 외에는 표현할 방법이 없을 정도로 아끼며 살고,

자식들 괜히 헛바람 들일까봐

꼭꼭 숨기고 사신 것.

A군을 비롯한 가족이 벙쪄있는데

가족들 불러모아 재산현황과 숨겼던 이유를 밝히고

(예전에 20년지기 친구에게 사기를 당해 큰 상처를 받으셨다고)

이제까지 숨겨서 미안했다는 말과

1억원이 입금된 통장을 결혼 축하 선물이라며

A군 명의로 돌려주심.

문제는 B양의 부모님이 그 재산을 보고

거짓말 같이 눈이 뒤집힌거임.

결혼식을 5성급 호텔에서 하자는 것을 시작으로(…)

오피스텔 or 원룸 월세로 들어가 돈 모으느니

아예 처음부터 아파트를 하나 해달라,

애들 차 있으면 좋지 않겠냐, 차 해주자 등등등.

B양은 불만없이 가만히 있는데

B양 부모님이 무례한 조건을 내세우며 나서기 시작함.

B양은 ‘엄마 아빠 갑자기 왜 그러냐’

하면서 말렸지만

B양도 결국

부모님을 포함한 주위 사람들의 끊임없는 꼬드김에 넘어가서

같이 A군을 닦달함.

물론 A군은 ‘1억원을 받은 것만 해도 어디냐’ 하면서

아버님이 주신 1억원 보태면

‘대출 안 받고도 원래 계획보다 1년은 빨리

우리집 가질 수 있다, 아껴야 잘 사는거 아니겠냐’

설득하며 원래 계획대로 하자고 함.

B양 + B양 부모님과 친구 및 지인들의 반응은

‘이게 뭔 강아지 개풀 뜯는 소리냐’

B양 부모님은

‘우리 귀중한 외동딸을

5살이나 더 먹은 도둑놈이 채가는 것도 서러운데

뭔 고생을 시키려고 집 하나조차 안 해주냐’

B양 친구 및 지인들은

‘A군 집에 돈이 그렇게나 많은데 그정도는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

‘돈이 없는 것도 아닌데 왜 그것도 못해주냐.

B양 사랑하지 않는거 아냐?’

‘초반부터 잡아야 나중이 편해진다 마음 약해지면 안된다.’

이런식으로 쪼아대고 꼬드김.

당연히 A군은 빡쳐서

파혼까지 조심스레 생각하고 있는데

A군 아버님은 오히려

우리 장남이 그런 소리 듣게 할 수는 없다면서

‘까짓거 이 아버지가 장남 집 사준다!’ 선언하고

날 잡아서 A군, B양, B양 부모님 데리고

집 보러 다님. (레알 대인배ㄷㄷ)

그런데 모델하우스 같이 둘러보면서

B양 부모란 작자들이 하는말이

’20평대 아파트라뇨 어우 이렇게 좁은데서 어뜨케 삽니까?’

(사준다는대도 왜 지X)

‘자식들 낳을거 생각하면

적어도 30평 후반대로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애들 공동명의로 올려야죠.’

(A군 아버님 폭발 직전)

결정적으로

저희 집안 가치가 있는데

애들 차도 좋은거 타줘야 기가 살지 않겠습니까

오호호호홋

이 개X리를 계속 들은 A군과 A군 아버님,

서로의 눈빛만 보고도

‘더 이상 듣고 있으면

이성잃고 주먹 날라갈 것 같다’는 의견이 일치,

바로 뒤돌아서 차 몰고 집으로 도착한 후

결혼식장, 스튜디오, 신혼여행 등등 예약취소,

B양과 B양 관련된 모든 사람들의 전화번호 차단.

당시를 회상하자면

‘일생을 같이 걸어가려던 사람의 밑바닥을 봤다’,

‘인간불신에 안 걸린게 신기하다’ 라고 하심.

덧붙여

그때만 생각하면 구역질이 치솟아 오르니까

이야기 꺼내지 말라고(…)

아무튼 당연히 B양측은 난리가 났음.

처음에는 사태파악 못하고

‘왜 갑자기 말도 없이 사라지냐’

‘우리가 우습게 보이냐’ 뻗댔는데

결혼식장을 비롯한 기타 등등

예약취소 문자 날아오니까

그제서야 사태파악이 되었는지

‘결혼한다는 생각에 스트레스 많이 받아서 그랬다,

주변에서 자꾸 닦달해서 나도 모르게 그랬다,

그때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내가 무릎이라도 꿇고 빌어야겠냐(?)’

하며 여전히 사태파악을 못한 것을 증명함.

때마침 회사에서 A군에게

‘펑크 난 파견업무 대신 가주면 안되겠냐.

현장수당 잘 챙겨주겠다’ 하는 제의에

‘어후 좋죠.’ 하고 지방으로 파견을 감.

B양은 눈이 뒤집혀서 정신줄 놓고

회사에 장기휴가 간다고 ‘통보’만 한 후에

A군이 다니는 회사의 지사가 있는곳 조사해서

그곳을 모두 헤집으며 다님(…)

물론 헛짓거리.

안 그래도 요즘들어 근무태도가 급 불성실해져서

B양에 대해 불만이 많았던 B양의 직속 상사는

장기휴가를 정당한 사유도 없이

‘통보’만 하고 무단결근하는 B양에게 빡쳐서

사직을 권고함.

A군은 파견지에서 거래처의 한 여직원과 눈 맞아서 연애시작,

얼마전에 진짜 결혼에 골인.

좀 있으면 아들내미 태어나신다고 (속도위반) ㅊㅋㅊㅋ

PS. 주작 같겠지만

실제로 10년지기 친구 친형에게 일어난 일임.

사랑과 전쟁도 실화를 각색한 거라고 하던데

실제로 주변에서 이런 일을 겪으니까

현실은 언제나 드라마보다 더한 법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