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 아닌 줄 알았는데 병원 오니 ‘심근경색’ 확진 받은 사람들 썰

시간이 없어서 짧게 쓰고 후딱 감

응급실에 심근경색 환자는 매일 한두명은 찾아옴

대부분은 잘 치료받고 일주일 있다가 퇴원하지만

가끔은 죽기도함.

근데 이게 무서운게 전혀 심근경색 증상이 아닌데

갑자기 조커마냥 튀어나오는 심근경색이 있음

그래서 응급실에선 무조건 심전도를 찍는거임

1.변비 할머니

똥 못 쌌다고 배 아프다고 옴

관장해야 해서 준비하고 있는데

갑자기 심전도 처방이 남

아 왜 굳이 심전도를 내냐; 하면서 찍었는데

심근경색 발견 후 중환자실 가심

2.새벽 하트타임

새벽 4시쯤부터 심근경색환자가 많이 와서

난 하트타임이라고 불렀음

어느날

이석증 도졌다고 어지럽다면서 토하는 아저씨가 옴

시니어가 보고 이석증 맞네요 약 드릴게요 하고 감

나도 걍 가서 커피나 빨라는데

갑자기 체한거 마냥 얹힌다고 함

갑자기 기분 쎄해서 혹시 하는 마음에 심전도 찍음

그냥 심근경색이 심장이 뒤지기 직전임

어케 살았는지 미스테리임

심전도 보자마자

응급의학과 내과 인턴 의사 3명에 간호사 두명 달려가서

중환자실에 넣음

그 아저씨 띠용해서 뭐여 뭔일이여 이러면서 혈관 촬영실 끌려감

3.접수실 아저씨

술을 먹었는데 토가 나온다고 주장하는 아저씨가 옴

이야기 들어보니

그냥 술먹고 토했다고 응급실에 온거임

좀 빡쳐서 ㅅㅂㅅㅂ하면서

다른 2차병원 응급실로 가는게 더 빠르다.

돈 비쌀거다. 안내함

괜찮으니까 꼭 여기서 봐야겠다함

ㅇㅋ하고 그냥 대충 보내야겠다… 했는데

접수실에서 쿵소리 남

가보니까 그 아저씨 심정지 상태로 누워있음

첨엔 발작인 줄 알고 눈 뒤집고 했는데

심장이 안뛰어 시1발

바로 CPR치고 있으니까

의사 6명 간호사 4명 달려와서

또 혈관촬영실 보내버림

그때 아저씨 2차병원 보냈으면

길거리에서 죽었을 거라는게 중론

4.심근경색이 아니었던 할아버지

할아버지랑 할머니가 옴

가슴이 아프다면서 심근경색 아니냐고.

할머니 부들부들 떰

내과 쌤이랑 심전도 찍었는데

심근경색 모양이랑 미묘하게 다른거임

그순간에 가슴이랑 등이랑 팔이 찢어지게 아프다면서

빨리 진통제 달라함

이게 대동맥 터진 증상인데 생존률 5%정도 됨

그때 내과 쌤이랑 나랑 눈 마주치자마자

같이 베드밀고 100미터 달리기해서 시티실로 밀어넣음

어케 됐는지는 모름

5.알 수 없는 할아버지

심근경색으로 인한 다양한 증상들 중

가장 위험한건 심장성 실신.

말그대로 심장 멈춰서 죽었다가

다시 뛰기 시작하면서 살아나는거.

할아버지가 왔는데 태어나서 처음보는 심전도가 나옴

모든 심근벽이 다 죽었다는 놀라운 결과가 나옴

놀랍게도 의식도 있고

살아있던 할아버지한테 물어보니까

일주일전부터 한 8번을 계속 쓰러졌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다가

오늘 버스에서 쓰러져서 병원온거임

보호자한테 아것저것 물어보다가 심정지 한번 더 옴.

결국 9번째는 일어나지 못하셨음.

내가 본 환자들만 해도 이렇게 많은데

심근경색 젊다고 안 오는거 아니니까

몸이 이상하거나 아프면 그냥 병원 바로가셈

돈 아깝고 귀찮고 에이 설마~ 하고 안 가다가

내일 당장 염라대왕 실제로 볼 수도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