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걸어가다 치한으로 몰리고 400만원 받고 등록금 낸 남자

때는 바야흐로 20015년 12월.

당시 강원도 양구의 모 포병대대에서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복학 준비를 하고 있었다.

대략 저녁 10시 경

대구 시내에서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버스를 타고 동네에 내려서 집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내가 살던 아파트는 옆에 이마트가 있었는데

아파트와 이마트 사이에 공사를 하고 있어서

대단지의 아파트지만 제법 을시년스러운 골목길이 있었다.

(아파트와 공사장 사이의 통로)

물론 정문을 통해 밝은 곳으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지만

대략 2~3분 돌아가는 관계로 난 그 골목길로 쫄래쫄래 걸어갔다.

내 앞에는 한 여성분이 걸어가고 있었는데

자꾸만 뒤를 돌아보며 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나를 치한으로 오해하고 있다고 생각한 나는

뭣도 아닌 배려심으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여성분이 안심하고 길을 갈 수 있게 해주었다.

물론 “ㅅㅂ..빨리 좀 가라 춥다..” 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정확히 30초 후 나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

앞에가던 여성분이

골목 끝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려 사라진걸 확인한 나는

춥고 골목길이라 겁도 쫌 나고

빠른 걸음으로 골목길을 벗어나려고 했었다.

그리고.. 골목길이 끝나는,

그러니깐 그 여성분이 사라진 그곳을 지나는 순간

오른쪽에서 향수를 뿌릴때 나는 ‘칙’ 소리와 함께

뭔가 차고 시원한 것이

내 목덜미에 뿌려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순간 본능적으로 나도 모르게

욕설이 튀어나왔다.

‘아 시.발!’

본능적으로 뭔가가 뿌려진 목덜미를 만지는 순간

‘칙~칙~칙’

3번 연속으로 경쾌한 효과음과

목덜미에 뿌려진 무언가가 다시 내 얼굴로 뿌려졌다.

엌 뭐야?

놀람도 잠시 순간 눈이 불타오르는 듯한 느낌이

나도 모르게 눈에 손을 가져가는 순간

매케한 연기속에서 지혼자 방독면을 쳐 쓴채

낄낄대던 화생방 교장의 교관이 떠올랐다.

‘아리냐? 눈 비비면 더 ㅈ되니깐 계속 비벼라 알겠냐?’

존나게 엿같은 상황에서 생각한 한 줄기의 엿같은 조언..

‘시1발 눈 비비면 안돼.’

나는 억지로 눈을 감싼 채 고개를 숙이고 다급히 말했다.

‘나 치한 아니에요 이 미칯년아!!!’

그러나 이 개가튼 년은 내 말을 씹은채

둔중한 무언가로 내 머리를 내리쳤다.

핸드백이었다.

‘이 변태새끼야~’

그 미친 여자가 여자 특유의 높은 음으로

나에게 욕을 하면서 핸드백을 휘두르는 손을 쉬지 않았다.

나는 이대로 있으면 맞아 뒤질 것 같다는 불안감에

그년이 있을 것 같은 방향으로 온 힘을 다해

발을 휘둘렀다.

뭔가 물렁한 것이 발에 걸리는 것 같은 느낌을 들면서

그년이 자빠지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이때다 싶어서 고개를 들고

‘아니 개같은 년아 난 치한이 아니라고 시1발 제발’

라고 크게 외쳤다.

물론 이때 눈물과 눈물에 씻겨내려온 이상한 성분 때문에

콧물에 침을 질질 흘리며 말했기 때문에

발음이 정확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 순간..

등에서 뭔가 강렬한 충격과 함께 나는 앞으로 자빠지고 말았다.

나는 정신을 차릴 겨를도 없이 땅바닥을 나뒹굴었고

눈물과 콧물, 침으로 범벅이 되었던 내 얼굴은

흙으로 곱창이 되었다.

이때 자빠지면서 손바닥과 얼굴을 조금 갈았다.

‘아가씨 괜찮아요?’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어렴풋이 들리고

그 뒤에 그년이 뭐라뭐라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밤 늦게 큰소리가 들려서인지

주위로 사람들이 하나 둘 씩 모이기 시작했다.

그러는 와중에도 나는 정신이 없어

바닥에 주저 앉은 뒤 고개를 숙이고

눈물과 콧물 그리고 침을 뱉어내고 있었다.

흐르는 침과 콧물에서 왠지 모르게 후추맛이 났던건 착각인가 싶다.

한 5분쯤 지났을까

아까와는 비교도 안되게 주변이 웅성웅성 되더니

아파트 경비하나가 나타나 어디로 전화를 걸었다.

물론 그 와중에도 나는 혼자 화생방 체험중.

그 후 눈의 쓰라림이 조금 가라앉았을 때

경찰이 나타났다.

그리고 나와 그 개같은 년과

내 등뒤를 걷어찬 새끼와 함께

파출소로 호송됐다.

파출소에 도착한 후 화장실에서 씻고 나오니

그년이 질질 짜면서 나보고 치한이라고

저 새끼 개1새끼다. 하면서 욕을 쳐대고

등 뒤를 걷어찬 새끼 역시

내가 치한짓을 하는 걸 직접 목격했다고 당당하게 말하고 있었다.

난 순간 존나 억울한 마음에

스프레이가 가라앉았음에도 불구하고

눈에서 눈물이 나오는 걸 멈출 수가 없었다.

그리고 약 20분 후,

내 전화를 받은 아버지가 파출소로 오시고

그년의 아버지, 등 뒤를 걷어찬 새끼 아버지 등등

여러 보호자들이 파출소에 모여

소리를 질러대는 통에 파출소는 개판이 되었다.

난 치한으로 몰려 개1새끼가 되고..

그 와중에 나는 그년 아버지한테 싸다구를 한대 더 처맞았다.

여기서 약 10분 뒤

아파트 경비가 cctv 테잎을 가져왔다.

그리고 cctv확인 결과

여자가 뒤를 돌아보고, 내가 멈춰있다가 여자가 사라진 후

내가 빠른 걸음으로 걷는 게 확인되었다.

그 후에 내가 쳐맞는 것도,

그새끼가 등뒤를 발로 쳐 차는 것도..

cctv 확인 이후에도

그년과 그년 아버지가 내가 오해할만한 행동을 한게 잘못 아니냐고

바락바락 우겼지만 ㅅㅂ..

그게 먹힐리가 있겠냐?

그리고 등 뒤를 찬 새끼도 처음에

내가 치한짓을 하는 것을 봤다고 하더니

오리발 내밀며 오해했다고 사과하기 시작.

우리 아버지는 눈물로 퉁퉁 붓고

자빠지는 바람에

손이며 얼굴이며 다 갈아부친 내 얼굴을 보더니.

그년에게 너 고소야. 시전

싸대기를 때린 그년 아버지에게도 너 고소

등뒤를 찬 새끼한테 너 고소라며

3연고소를 시전하고

병원에 가서 스프레이 맞은곳 염증으로 2주,

머리에 혹 난걸로 2주 더해서 4주

그년 아버지에게 입안이 다 터진걸로 2주

등뒤를 걷어찬 그새끼한테

찰과상으로 2주 진단을 끊어서 시원하게 고소미를 먹였다.

물론 그 정신나간 그년은 나한테 차인걸로 맞고소를 시전했지만

정당방위 성립돼서 고소는 조까라 엿이나 먹였고

그년에게 200만원

그 아버지에게 100만원

등뒤를 걷어찬 새끼에게 100만원

도합 400만원을 획득,

아르바이트를 바로 그만두고 등록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

P. S 만약에 CCTV 없었으면 어떻게 됐을지 상상도 하기 싫다.

그냥 억울하게 치한으로 몰렸을꺼 아니야

와, 진짜, 가끔 이상한 여자들이 너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