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가는 길에 어디선가 비비탄 총알이 날라온다면 “따가운 남자 우리형”

어릴 때 썰 풀어봄

요거는 나랑 형 둘다 초딩일때 얘긴데

그 때가 형이 초5 였고, 내가 초3 이었음

나는 이 에피소드에 등장하긴 하지만 무슨일이 있었는지는 거의 기억 안남

어른 되고나서 형이 형수한테 얘기 해줄 때 같이 들었던 얘기임

우린 어릴 때 아파트에서 살았는데 (지금도 아파트에 살긴함),

어느날 부턴가 형이 맨날 학교 끝나고 집에 올 때마다 빡이 쳤다함

알고보니까 그 이유가

어떤 새끼가 아파트 베란다에서 계속 우리 형이 집에 갈 때마다

BB탄 총을 갈긴다는 거임

그래서 첨에는 ㅅㅂ 뭐지??

뭐가 눈 앞으로 휙휙 지나가면서 바닥에 돌멩이 팅기는 소리가 들리는데,

대체 이게 뭔가 하고 계속 두리번 거렸다함

그러다가 미세하게 탕탕 하는 소리가 아파트 어디선가에서 들리더래

첨에는 이게 진짜 사람을 조준해서 쏘는 것인가 의심을 했다함

왜냐면 진짜 또라이 아니고서야 왜 사람들한테 그걸 쏘냐 이거지

형의 상식선에서는

그래서 어느날은 이게 진짜 나를 조준하는건가 시험해 보고자

팔 벌리고 예수님 포즈로 서있었는데

거 어디 베란다에서 쏘는지는 모르겠지만 존나 신나게 갈기더래

형은 당연히 존나 “앗 따거 씻1팔”

이랬는데 반응보고 더 막 신나서 갈기더래

얼굴이랑 몸에 두어방 맞고나서 형이 경비실 달려감

달려간 뒤에 경비아저씨 데리고 나왔는데

이 새끼가 이제는 안쏘는거지

경비 아저씨는 당연히 형한테 머라하고 형은 더 열받아서,

BB탄 수집해서 보여주고 했는데

경비아저씨가 안 믿더래 ㅋㅋ

그래서 이 십색키 직접 찾아낸다 하고

그때부터 설계를 하기 시작함

이게 형의 인생 첫 설계이고, 그 설계서에 내가 포함이 됨

형은 먼저 그 주변에서 그 새퀴가 언제 총을 쏘는지 관찰을하고 기록을 했다함

보니까 이새끼가 애들이랑 여자들 지나갈때만 쏨

성인 남자 지나가면 조용히 있다가 아줌마들 지나가면 쏘고

애들 하교할 때 쏘고

근데 거의 못 맞추더래

맞아도 다리 이런데 맞아서 사람들이 전혀 모름 ㅋㅋ

형도 가만 생각해보니까 지나가면서 뭔가가 느껴졌지만

맞은적은 없었던거 같다함

괜히 시험해 본다고 십자가 예수 코스프레해서 처맞고 혼자 열폭한거임

암튼

여기서 존나 영악한 새끼다 라고 자체 판결을 내림

그리고 나서 첫번째 의문이 든 것이

과연 그럼 이 새퀴는 총알이 무한대인 것인가????

그 새퀴가 총 갈긴 곳 주변에 보면 화단에나 도로에나 총알이 흥건 했다함

그래서 아 이새퀴 총알 줏으로 오겠구나 하고

학원도 안가고 차 뒤에 숨어서 4시간 잠복함

밤 9시까지 잠복했는데 안나옴

FAIL ㅋㅋ

이 날 아빠한테 존나 혼남

근데 놀라운 것은

아침에 등교할 때 총알이 길거리에 없었대

여기서 난생 처음으로 아주 짙고 깊은 패배감을 느꼈다함

분노에 치를 떨던 형은 이새끼의 본거지를 찾아야겠다고 결심

그리고 그 본거지를 찾기위해 희생양이 하나 필요했는데

그게 나임 ㅅㅂ

나는 조또 암것도 몰랐음

그때 그랬다는게 형이 그런거 하는지도 몰랐음

단순히 내 역할은

총알이 날아오는 곳을 걷거나 뛰어 다니는 것뿐이었음

존나 치밀한게 형이 중간중간 나 옷도 갈아입힘

암튼 내가 거기 주변을 왔다갔다 할 때

형은 그 놈의 사정거리를 살펴본거 였음,

어디까지가 표적이 보이고 어디까지가 사각이고

이런걸로 대충 위치를 가늠해 보려고 나를 투입시킴 ㅅㅂ

그때 내가 총알 많이 맞았다는데 그때 머리를 맞은건가 전혀 기억이 안남

그렇게 한 3일인가 실험해보고 드디어 경계선을 찾음

어디 경계에 진입하면 쏘다 안쏘다 이런 곳을 찾았고,

그럴 때마다 미세하게 베란다 문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함

그래서 내가 그 경계선 주변을 왔다갔다 맴돌때

마치 형은 드래곤볼에서 카카로트가 ‘기’로 적들을 찾아내는 것처럼

눈을 지긋이 감고 온 신경을 청각에만 집중함

그리고는 딱

베란다 창문 열리는 소리가 ‘스르륵’ 들릴 때

찾았다 요놈

진짜 만화처럼 눈을 번쩍 뜨고

창 열리는 그 곳을 정확히 쳐다 봤다함 ㅋㅋㅋㅋㅋ

그리고는 ‘탕, 탕’ 소리를 듣고 몇동 몇호인지 바로 파악함

미친놈 같지만 존나 진지하게 얘기해줌

ㅋㅋㅋ

이제 남은건 어른들한테 알리는거임

형은 경비아저씨는 절대 안 믿어주니까

존나 당돌하게 관리사무소에 혈혈단신으로 처들어갔다함

그리고는

거기 일하는 아저씨가 뭐냐고 하니까

존나 말도 안되게

다짜고짜 아파트 지하에서 박쥐 발견했다함

참 진짜

본인이 생각해도 ㅄ같았다 했음

근데 가만 생각해보면 그냥 사실대로 말하면 되는데 왜그랬냐? 하니까

경비 아저씨가 관리사무소에 얘기했을거라 생각했다함

그래서 누가 총쏜다해도 안 믿을 거라고 스스로 판단

암튼

당연히 아저씨들은 박쥐 얘기를 듣자마자 그냥 좋은말 할때 집에 가라하고

그때부터 형이 땡깡부리기 시작함

존나 동네망신 다시킴;

막 박쥐한테 물리면 죽는다고 하두 ㅈㄹ 난리를 치니까

거기 아저씨 중 한명이 그럼 같이 가보자 했는데

형이 아저씨 얼굴 한번 쳐다보고

아저씨말고 저 아줌마 (사실은 젊었음)랑 갈래요 시전함

형은 아저씨랑 같이가면 그 새끼가 다시 안 쏠거라고 생각한거임

그래서 어차저차 우기고 우겨서 결국은 일하는 아가씨 손을 끌고

BB탄 지역으로 데려감

이때 존나 떨렸다함

안쏘면 어떡하지?? 박쥐 없는데? ㅅㅂ 어쩌지 쏴야되는데

이러면서 온갖 상상을 하고있던 찰라

‘탕, 탕, 탕’

마치 여러분이 알고있는 그 소리처럼 소리가 나더래

근데 그 아가씨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고 당연 맞지도 않음

그래서 형은 아가씨가 맞을 때까지

아주 천천히 BB탄 지역을 천천히 걸었다함

또 막 가다가 멈췄다가 뭐

“아줌마 근데 어디살아요?” 이 ㅈㄹ하고

그리고는 속으로 진짜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ㅅㅂ 좀 맞아라 이랬다함 ㅋㅋ

그러다가 드디어

“앗따거 ㅅㅂ!”

아가씨 얼굴에 맞음

아가씨가 막 뭐냐고 난리치니까

그때부터 형이 술술술 다 털어놓고

이미 찾아놓은 집으로 처들어감

이 때 너무 신나서 방언 터졌다함

가서 거기 초인종 누르니까 아무도 응답안함 ㅋㅋㅋㅋ

관리사무소 아가씨가 문 두들기면서 안에 있는거 안다고
나오라고 막 소리치니까

그때서야 누가 문열더니 보니까 어떤 갓백수가 배 벅벅 긁으면서 서있음

그 아가씨는 갓백수한테 총 쐈냐고 막 따지고,

갓백수는 뭔 개소리하냐고 모르쇠로 일관함

그때 우리 형이 갑자기 신발 벗어던지고

마약 탐지견이 마약 찾아내듯이 베란다로 존내 뛰어들어감

무단침입

당연 갓백수 형님 개당황해서 쫓아갔는데

형이 베란다 구석에 BB탄 탄통 발견해서 들고나옴

그걸 본 관리사무소 아가씨는 바로 경찰서 가자고 난치리고

그때서야 갓백수가 죄송하다고 막 빌었음

갓백수 한 번만 봐달라고 그냥 사람 쏜거 아니고 밖에 나무에다 쏜거라고

개소리했는데 ㅋㅋㅋ 난리도 아니었다 함

이러해서 우리 형은 난생 처음 설계 후 첫 승리를 맛봤다 함

정의 구현의 희열을 처음으로 느낀거임

여기까지임

어릴 때부터 또라이 기질이 넘쳐나서 주체하질 못했음

그럼 아디오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