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생각난 친구네 ‘친자확인’ 한다고 난리났던 썰

중학교 다닐 때

친한 친구가 있었음

아파트도 같은 단지고,

아버지끼리도 직장이 같아서

가족끼리도 친했음

가족끼리 놀러도 자주 다니고,

어머니들끼리 교류도 좋았음

그 친구는 남자지만 얼굴이 하얗고

쌍꺼풀에 이쁘장해서

학교에서 인기가 참 많았음

근데 그 친구네 부모님과 형은

다들 까무잡잡하고 쌍꺼풀이 없음

그래서 가족들끼리 모일 때마다

나 혼자 부모님이랑

참 안 닮았다고 생각했음

근데 당시 중학생인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어른들도 다 한마디씩 했던 것 같음

그 때 아줌마 말로는

외가 쪽이 선이 좀 가늘다고 했었음

그래서 다들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는데,

이 친구가 학교에서 체육 수업을 하다가

크게 다쳐서 병원에 실려가게 됐음.

나도 그 때 여차저차 해서

병원에 같이 감. 친구 가족들도

연락받고 병원으로 모임.

병원에서 수혈을 해야할 정도로 좀

큰 수술로 이어졌는데,

그 때 의사선생님이 가족들한테

혈액형을 물었음.

그래서 부모님이랑 형이 혈액형을 말했는데,

의사선생님의 표정이 이상해졌음.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남

“가족들하고 학생하고 혈액형이 안 맞는데?”

그 순간 진짜 한 5초는

정적이었던 것 같음.

아줌마가 그럴 리 없다고 며칠 전에

학교에서 신체검사 했는데 친구 혈액형을

말하니까 의사선생님이 고개를 저었음.

병원에서 한 결과가 더 정확하다고 말했음.

학교 검사는 틀렸다고.

의사선생님이 일단 가족 중에선

수혈을 받을 수 없으니까

헌혈 받은 거 중에서 하겠다고 했음

아줌마가 계속 울면서 자기 아들 맞다고 말하고,

아저씨랑 형이랑은 아무 말도 안했음

여차저차해서 친구는 수술 받고 입원했고,

나는 수술 끝났다는 말만

듣고 집으로 돌아왔음.

그 뒤부터 친구네 집이

시끄러워졌음.

엄마 말로는 시부모님과 친정부모님까지

몽땅 쫓아와서 한바탕 하고 사라지셨다고 했음

애처가로 소문났었던 아저씨도

아줌마를 의심하고,

문제는 친구의 형이 그 날 이후 집에 안오고

친구집에만 있었음.

친구가 입원한 내내 아저씨랑 할머니

할아버지가 얼굴도 보러 오지 않았었음

친구가 이상하게 생각하다가

퇴원하고 이 사실을 알게 됐음

퇴원하고 그 다음날 학교에 왔는데

내가 걱정되서 물어보니

펑펑 울면서 죽고 싶다고 그랬음

그 말 들으니까 좀 무서워져서

친구가 진짜 죽을까봐

화장실 가는데도 뒤따라 감

집까지 같이 들어갔는데,

진짜 집이 개판이었음.

집 좀 같이 치워주고

라면도 끓여주고 난 집으로 돌아옴.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전화와서

받으니 친구 놈이었음.

아버지가 친자확인 해보자고 해서

자기 머리카락을 줬다고 했음

그러면서 진짜 자기가 아버지 아들이

아니면 자기 엄마 어떡하냐고

펑펑 울었음.

그 때 진짜 불쌍하고 안타까워서

나도 엄마한테 물어봤다가 엄청 쳐맞음.

결과가 나오기 전날까지 친구가

진짜 죽을 것 같은 얼굴로 학교 다니고,

난 무서워서 친구 뒤만 따라다녔음.

그러다 일주일 지나서 결과가 나왔는데,

집안이 발칵 뒤집힘.

결과는 아버지와의 관계 친자 99.98%

친구 놈은 현 ABO식 혈액형에서는

설명이 안되는 돌연변이라고 했음.

친자도 확실함.

친구 말로는 가족이 이번 일로

더 가까워진 것 같다고 좋아했음

나도 잘됐다고 말하긴 했지만

아줌마가 좀 불쌍하다고 생각했음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아줌마는

진짜 많은 수치와 모욕을 받았음.

시어머니, 남편은 물론이고,

친구의 형 뿐 아니라

동네 아줌마들한테까지.

그런데도 아줌마가 결과 나오고

친구를 꼭 안아주었다고 했는데,

진짜 아줌마가 불쌍하면서도 대단하다고 느꼈음

그 친구 집 아직도 잘 삼. 아줌마 아저씨는 잉꼬 부부임.

세줄 요약

  1. 친구 혈액형이 가족들과 달랐음. 나올 수 없는 혈액형이었음.
  2. 친구 아줌마는 엄청난 모욕과 수치에 시달렸고 아저씨는 친자확인을 신청함
  3. 아버지와의 친자관계 99.98%, 친자로 나옴. 해피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