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먹어도 ‘무한 보급되는 귤’ 때문에 그만 빡친 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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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제주도에서 군생활을 했음..

당시 부대에 전입온지 3개월?정도 되었을 땐데

어느 순간부터 식사시간 때마다

부식으로 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음

그때 ‘아 제주도라 그런가 귤도 주고 좋네’

라고 생각했었음

그리고 생활관 마다 귤이 한박스씩 배치되어 있었는데

선임들이 앞으로 막내들

여기 있는 귤 눈치보지말고 마음껏 먹어도 된다길래

아 막내들 많이 먹으라고 양보해주는거구나 하면서

좋은 선임들 만났다 싶어서 내심 기분 좋았었음

그래서 진짜 눈치 1도 안 보고 귤 까먹음

지나가는 선임들마다

“우리 OO이 귤 좋아하나보네 많이먹어!”

이러면서 지나가길래

속으로 정말 착하신 분들이라 생각함

당시 막내 라인들은 제주도의 겨울을 경험해본 적이 없으니까

“왜 안 드십니까? 맛있지 않습니까???” 이러면서

하루만에 반박스 정도를 먹어치웠음

남은 반박스는 천천히 먹어야겠다 생각하고

남들이 다 먹어버릴까봐

몰래 관물대에도 몇개 쟁겨놓고

속으로 아싸 내가 몇개 더 먹는다

하면서 진짜 순수한 맘으로 좋아했었음

그렇게 다음날 아침이 됨

아침 식사를 먹으러 가는데 당연하게 귤이 있음

어제랑 다른 점은 귤을 배식하고 있었다는 점..

그래서 속으로

‘귤이 많이 없어서 배식을 하는건가?’ 생각했음..

근데 밥을 먹고 생활관에 올라갔더니

방송으로 각 생활관 1명씩 당직실로 내려오라길래

내가 막내라 내려갔더니

귤을 생활반당 두박스씩 또 나눠주는거임

그래서 와 개꿀이다 진짜 이러면서

생활관 가자마자 또 귤 줬다면서

막내 라인들끼리 “맛있다”

“맛있지 않습니까?” 이러면서

또 귤을 엄청 맛있게 먹었음

그리고 그 다음날이 됨..

조식을 먹으러 가서 줄을 서있었는데

이번엔 조리병이 직접 귤을 나눠줌..

그리고 배식을 받는데 그때 또 귤을 배식을 해줌..

그래도 난 아직까진 귤 먹는게 좋아서

맛있게 먹긴 했는데.. 식사 끝나고

생활관에 올라갔더니 방송으로 또

생활관 1명 당직실로 내려오라고 함..

진짜 이때 아차 싶었음..

설마하면서 내려갔더니 또 귤 두박스를 줌..

이제 슬슬 귤이 물리기 시작함..

그래도 심심할 때마다 한개씩 까먹으면

맛있어서 먹긴 먹었는데

이때부터 문제가 시작됨..

내 몸이 점점 이상해지는게 느껴짐..

몸이 막 부르르 떨리고

소변도 귤색깔이 되어서 나오고

자꾸 위에서 산이 역류해서 그 따가움이 목으로 느껴짐..

그래서 아 이제 귤 안 먹어야겠다 생각함

근데 그럴 수 없었음..

다음날 그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아침 점심 저녁 귤이 계속 나옴..

생활반에 가면 귤이 몇박스씩 쌓여져있고

그때부터 사람들이 엄청 예민해지기 시작함..

푸른거탑 보면 거기서 귤로 에피소드 만든게 있는데

ㄹㅇ 현실반영 오지게 잘한거임..

진짜 어딜가든 귤이 보임

생활반, 식당, PX, 분리수거장, 화장실, 쓰레기통, 흡연장

웃긴건 귤껍질은 어딜가도 안 보임..

즉 까먹는 사람이 없었다는거 ㅋㅋㅋㅋㅋㅋㅋ

그 착하던 선임들도

점점 강압적으로 변하기 시작하더니

“귤먹어~” “귤 안 먹어?”

“먹으라고” “먹으라니까?”

“갈아먹어봐 믹서기 빌려올게”

“아니면 구워서 먹어볼래?” 하면서

진짜 귤 못 먹여서 미친 사람들 마냥 변하기 시작함..

아침에 귤, 점심에 귤, 저녁에 귤,

티비볼 때도 귤

귤귤귤귤귤귤귤귤귤

이젠 처리하기 힘들 정도로 무아지경인 상황까지 됨..

선임들도, 중간 라인에서 막내 라인까지도

더는 귤을 보면 신물이 올라와서

보기만 해도 토가 나올 것 같은 상황까지 도달함..

그 상황에도 군대에 귤 보급은 미친듯이 끊이질 않았음..

그래서 우리끼리 긴급 회의를 함..

주제는 귤을 어떻게 처리를 해야하나 였고

아무리 생각해도 해결책이 안 나옴..

결국 처음에 받아온 귤부터 하나씩

간부들 몰래 폐기하자 라는 결론이 나옴..

진짜 우리들끼리 생각해낸 이 작전은 정말 치밀했고

그때 만큼은 우린 하나였음..

일단 멀쩡한건 양심적으로 버리기 힘드니까

조금 물러진거나 좀 먹기 작다 싶은건

싹 다 골라내기 시작했음..

참고로 이 작전은 간부들한테 절대 걸리면 안되는 이유가

농민들이 피땀 흘려서 지은 농작물 버리면 안된다고

귤 버리는 병사가 없길 바란다고 했었는데

진짜 그딴거 모르겠고 우리부터 살아야했음..

결국 귤을 다 골라냈는데

과장없이 12박스가 나옴..

다음은 버리는 곳을 선정해야 했는데

분리수거장 쪽 뒤에 아무것도 없는 공터가 있었음..

거기에 땅을 파고 귤을 묻어버리는 작전이었는데

문제는 간부들의 눈을 피할 수 있는 시간대에

빠르게 진행해서 끝내야 했었고

그게 새벽 말곤 없다는 결론이 남..

그렇게 간부가 잠들 확률이 높은 01:40분으로 결정..

왜 애매한 시간으로 정한지는 나도 잘 모름

선임들 머리에서 나온거임..

그렇게 12시부터 02시까지 근무자와

02시부터 04시까지 근무자에게 무전기를 주고

채널을 우리끼리 맞춤..

무전기 말하는 버튼을 누르면

소리가 나는걸 이용해서

간부가 cctv를 보려할때 무전기 버튼을 두번 누르고

이상이 없으면 한번 눌러서 신호를 주기로 함..

그렇게 우리들의 작전은 책임자 상병 6호봉

그 위에 우리를 위해 기도 중인 병장들 지휘 아래 진행됐고

성공적으로 마무리가 되어 하나된 마음으로

다들 엄청 기뻐하며 그날 잠에 듬.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 식사에 또 귤이 나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