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 차이 나는 여동생이 여자친구처럼 행동해서 미칠 것 같다는 친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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낼 모레 서른인 남자입니다.

저와 여동생. 이렇게 1남1녀이고,

동생은 저보다 9살이 어립니다.

워낙 동생이 착하기도 하고,

저 또한 하나뿐인 여동생이고 나이 차이도 많다보니

애지중지 해 가며 예뻐해서,

그 흔한 다툼 한번 없이 지내왔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 아이에게 제가 단순히 오빠로서 존재하는 사람이

아닌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서

이렇게 여자분들이 많은 공간에 여쭤보려 합니다.

우선 제가 고등학생이던 시절 얘기로 올라가면,

당시에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부모님은 항상 새벽 일찍 나가셔서 밤 늦게 오시거나,

집에 못오시는 경우도 종종 있었고,

그래서 늘상 학교를 마치면 최대한 빨리 집에 돌아와서

초등학생이었던 동생과 놀아주고

밥도 종종 해 먹이곤 했습니다.

동생은 잘 시간만 되면 늘 제 방으로 와서 같이 자려 했고,

가끔 제가 먼저 혼자 잠들었다가도

깨보면 동생이 품속에 웅크리고 잠들어 있곤 했습니다.

어린 시절에 집에 홀로 남겨진 시간이 많아서

무서워서 그랬겠거니 생각도 들어서,

이런 것들은 그냥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무언가 점점 이상하다고 느낀건,

이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면서부터 입니다.

전 서울에서 자취를 하며

대학을 마무리 짓는 중이었고

한 달에 한 번쯤

주말에 지방에 있는 본가에 내려가곤 했는데,

집에 내려가는 어느 날 부모님께 전화를 받았습니다.

얘가 오빠 온다고 아침 댓바람부터 치장 하느라

몇 시간째 저러고 있다고.

물론 처음 그랬을 때는 그냥 귀엽게 생각했습니다.

오빠 온다고 예쁘게 하고 있었네.. 이 정도.

그런데 의아했던건,

여동생이 사실 피부도 좋고 굉장히 예쁘게 생겨서

평소에 전혀 화장을 안하고 다니는걸로 알고 있었는데,

유독 저 내려오는 날만

매번 몇 시간동안 그렇게 화장대 앞을

떠나질 못한다는게 조금 이상하긴 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께 몰래,

평소에도 화장하냐 그랬더니 전혀 안그런다는 겁니다..

게다가, 제가 좀 이른 시간에 내려가는 날이면

거의 밤이 될 때까지 저랑 둘이서 놀려고 하려고 하는데..

그 코스가 연애하는 애들이 다니는 코스인것도 어색한데,

어딜 가든 팔짱을 끼고 꼭 붙잡고 놓아 주질 않았습니다.

어쨌든, 조금 이상하긴 했어도

대학가서 남자들이랑 연애하다보면 이러지 않겠지 했습니다.

원체 얼굴도 예쁘니까 남자들이 가만둘 리 없고,

연애하느라 정신 없으면

뭐 친오빠 따위야 잊고 살겠지 싶었습니다.

그런데 오산이었고..

오히려 이 아이가 대학 오고 나서

이젠 심각하다 싶은 정도로 치닫고 있습니다.

일단 동생이 대학 입학할 무렵,

그 대학이 제가 자취하던 곳에서

지하철로 1시간이나 걸리는 먼 곳이어서,

저는 동생이 대학 근처에서 방을 구하길 바랬고

부모님도 그렇게 하길 권하셨는데,

이 아이가 결사 반대를 하며

무조건 저랑 같이 살아야겠다고 하는 겁니다.

원룸이라서 너랑 같이 살기 어렵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도 무조건 괜찮다고만 하고.

결국 부모님과 제가 한 걸음 물러서서,

조금이나마 동생 대학에 가까운 곳으로

투룸을 구해서 현재 같이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함께 투룸 생활을 몇 달 해보고 나니,

이젠 점점 두렵기까지 합니다.

어릴때야 제 방으로 건너와 안겨 자고

그런게 별거 아니라 생각했는데,

스무 살이나 되어서도 여전히 잘 때는 꼭 제방으로 와서..

그것도 꼭 품속에 들어와서 자려고 합니다.

아무리 친동생이지만,

이제 성숙한 여자라서 저도 손대기가 난처한데..

감싸 안아주지 않거나 머리 쓰다듬어 주지 않으면

할 때까지 투정을 엄청 부립니다.

평소엔 그냥 마주보고 안아주는 정도이고..

가끔은 뭐 뒤에서 백허그 식으로 안아달라고

별 이상한 요구도 합니다..

좀 난처해서 안해주려 하면

애교, 아양, 앙탈 이런건 기본이고

끝까지 안해주면 눈물까지 뚝뚝 흘립니다.

마음이 약해져서 달래준다고 또 안아주고

머리 쓰담해주면 그제서야 여우처럼 히히 거리면서

품속에 쏙 들어와서 쌔근쌔근 자고.

이건 뭐 진짜 결혼도 안했는데 딸내미 키우는 느낌입니다..

한편, 자기가 작업이나 고백을 받았는데

얼마나 매정하게 뿌리쳤는지를 저한테 자랑을 합니다..

전 이 아이가 남친이 생겨서

남친과 사랑을 주고 받으며

저에게서 좀 벗어나는걸 한 가닥 희망으로 갖고 있었는데,

오히려 그 남자를 얼마나 매정하게 거절했는지

디테일하게 설명을 해줍니다.

가끔은 ‘괜찮으면 한 번 만나는주지 왜 그랬어’그러면,

무조건 자기는 다 필요 없답니다.

그래서 ‘혹시 연락오면 그래도 좀 좋게 거절해’

이러면 하는 말이..

이미 차단했답니다.

그리고 연애도 좀 해보라며

차분히 연애의 좋은 점을 얘기해주면,

그제서야 겨우

‘오빠 결혼하고 나면 할게’이러고 다른 얘기로 돌립니다.

제가 결혼하고 나면 한댔으니,

제가 여자를 만나면 되는 문제라 생각도 했었는데

이것도 아닙니다.

사실 이런 글을 쓰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는데..

나름 잘 되어가던 여자가 있었는데

얼마전 동생때문에 끝났습니다.

그 여자가 제가 여동생이랑 같이 산다고 했더니

밥 한번 사주고 싶다고 같이 나오래서,

셋이 같이 만난 적이 있습니다.

같이 나갈래 그랬더니 흔쾌히

“그래~” 하길래,

그래도 오빠랑 잘돼가는 여자라

자기도 좋아하는구나..싶었는데

어림 반 푼 어치도 없는 기대를 했단걸 깨달았습니다.

일단 같이 나가는데 자꾸 또 팔짱을 끼고 안 놓아주길래,

오늘만 자제해달라고 부탁했더니 일단은 놓았는데,

셋이 만나자마자 또 제 옆에 꼭 붙어서

자꾸 이것저것 먹여주려 하고..

전 엄청 난처해서 이러지 말라 눈치를 아무리 줘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 여자가 동생이랑 친해져 보려고 몇 마디 걸면,

쳐다보지도 않고 거의 단답식으로 대답하고,

한 마디도 그 여자에게 먼저 말을 걸지를 않았습니다.

저도 가시방석이었지만,

그 여자도 뭔가 이건 아니다 싶었는지

점점 표정이 굳어져 갔고,

결국 삼십분을 못채우고 자리에서 일어나야 했습니다.

그 여자가 집에 돌아가고 잠시 후 톡이 왔는데,

“오빠 여동생이 여동생 같지가 않다.” 라며

그 이후로는 연락이 두절되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솔직히 그 날 만큼은 저도 화가 많이 났지만

꾹 참고, 이러이러한데

니가 이렇게 행동하면 어떡하니

하면서 차분하게 얘기를 했는데

금세 또 눈물이 줄줄 흐르는 겁니다.

하.. 대답도 안하고 그렇게 울다가

자기 방에 들어가서 혼자 우는가 싶더니,

밤에는 또 가만히 제 방에 들어와서 옆에 눕고..

화가 다 안풀려서 모른척 그냥 가만히 있으면,

더 가까이 다가와서 꼼지락 거리고..

그래도 모른척 하면 “나 싫어?ㅠ” 이러면서

또 훌쩍거리고..

결국 항상 그래왔듯 제가 집니다.

어쩔 수 없이 토닥토닥 해주면

또 가슴에 얼굴 파묻고 잉잉 울다가 잠들고..

부모님께도 살짝 말씀드려서,

부모님이 조심스럽게 동생한테 얘기해 봤지만

어림도 없습니다.

요즘은 거의 아내처럼 행동한다고 해야 되나..

아침 저녁은 항상 자기가 앞치마 두르고 밥상 차려주면서

이것 저것 떠서 집어서 먹여주고..

빨래 청소같은걸 스스로 도맡아 하면서

제 셔츠도 죄다 자기가 다려 놓고,

제가 약속 있어서 어디 나가면 계속 언제 오냐고

톡에 전화에..

밤 늦게 들어가는 날이면 혼자 삐져있고.

그 중 제일 심각하게 걱정이 되고 난처한건,

제가 귀가해서 문 열어줄 때나,

같이 잔다고 베개들고 건너올 때

가끔씩 너무 난처한 의상이라는게..

여동생이랑 사는건지 결혼을 한건지 모르겠습니다.

제 결혼을 하고 못하고 보다도,

이 아이가 큰 문제가 있는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이러나 저러나 저한테는 하나뿐인,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예쁜 동생인데..

무언가 크게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막막합니다.

이 아이 상태가 혹시 위험한 정도는 아닌지..

자꾸 걱정이 됩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될 지 모르겠습니다…답답합니다.

추가글입니다.

댓글 다 읽어봤습니다.

그래도 오빠라고, 이거 문제는 있긴 하지만

엄청 심각한건 아닐 수도 있겠지 하는

한 가닥 희망을 갖고 있었는데, 여지 없네요.

자작극이냐는 댓글도

이게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라는 의미로 생각하겠습니다.

동생이라면 껌뻑 죽는 제 물러터진 성격이

한 몫 한 경우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매정하게 뿌리쳐라 이런글 보고

저도 답답해서 몇 자 적어봅니다.

저도 항상 다 받아준건 아닙니다.

전에 하도 깝깝해서 못들어오게 해보려고

문도 잠가본 적이 있는데 그 날 난리가 났습니다.

처음엔 문 밖에서 혼자 울다가

머지 않아서 소리가 그치길래,

의외로 쉽네 이렇게 생각하고 안도했는데

그 날 아예 집을 나가서 연락도 안되는 상황까지 갔습니다.

나가는 소리까진 들었는데,

한 번도 가출 이런거 해본 적이 없는 애니까

설마 그렇게 하진 않을거라고 안심한게 문제였네요.

하도 안들어오길래 전화했는데도 안받고,

연락두절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그 날 하루종일 미친듯이 찾는다고

여기저기 쑤시고 다녔는데 못찾고..

결국 밤늦게 들어왔는데 또 주저앉아서 엄청 울고..

이러니 어떻게 큰 일 날까봐

겁이 나서 문 잠그는 것도 쉽게 못하고 돌아버리겠습니다.

병원도 생각 안해본건 아닌데,

문 하나 잠갔다고 저 난리가 났는데,

병원까지 가자고 하면 대형사고 날 것 같아서 겁부터 나네요..

많은 조언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