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올해 만 34, 여친은 27 입니다.
만난지는 1년 좀 넘었는데
워낙 서로 확신이 들었기 때문에
조금 이르게 내년에 결혼 계획중입니다.
몇주전 결혼 승낙 받으려고 처음 여친 본가에 가서
여친이 저를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는데,
집 문에 불교모양이 붙어있고 뭐라고 써진게 있어서
뭐지 불교 집안인가? 하고 별 생각 없이 들어갔는데
알고보니 그게 무당집이라는 표시 같더라고요.
엄청 고급 아파트라 놀라기도 했는데
집도 엄청 크고 어림잡아도 70평은 넘을거 같았습니다.
여튼 가볍게 집구경 시켜주는데
큰방에 무슨 병풍 같은거랑,
보살 같아보이는 동상? 같은 것도 있길래
순간 오싹 하면서 아 이거 뭔가 이상하다 생각이 들었는데
여친이 그제서야 어머니가 무당이라고 말하더라고요.
아버지 없이 어머니 혼자서
무당 일 하며 삼남매를 키우셨고
지금 이 큰 집까지 사셨답니다.
아무튼 식사를 하는데
식사는 특별한거 없었고 그냥 평범했습니다.
그 후 식사를 마치고 차를 마시면서
어머님이 조심스레 얘기를 꺼내시더군요.
초면에 이런말 하는건 실례인줄 알지만
내 직업이 이러니 가볍게 점을 좀 봐보겠다고요.
그래서 제가 종교가 천주교인데
난생 처음으로 점을 보게 됐습니다;
근데 진짜 소름인게 딱 점을 보고
얼굴이 어두워지시더니 바람핀적 있구만 이러시는겁니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은 아니지만
대학생 풋내기때 얼떨결에 한번 바람을 핀적이 있긴 합니다.
그리고는 저보고 지금은 아닐지 몰라도
앞으로 당신은 평생 여러여자 울리고 살거라고
미안하지만 앞으로는 여친을 만나지 말라는겁니다.
그 말 듣고 너무 당황해서
절대 안 그러겠다고 사정사정 하고
밖에 있던 여친한테도 얘기를 했는데
당연히 제 편을 들어줄줄 알았더니
그냥 엄청 당황한 표정을 짓더라고요.
그러고나서 며칠 뒤 여친이랑 만나서
오랫동안 대화를 했는데 자기는 잘 모르겠답니다.
여친 말로는 자기 어릴 때부터
엄마가 이거 하라면 이거하고 저거 하라면 저거하고
시키는대로만 했다
그거 때문인진 확실하진 않지만
인생을 정말 순풍을 탄 배처럼 편하게 살았다고요.
그런 어머니가 하는 말씀이라
제가 진짜로 나중에 바람을 피고 그럴거 같다고
엄마 말을 맹신하는건 아니지만
그냥 너무 혼란스럽답니다.
저는 진짜 다른 여자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데
이 상황 자체가 너무나도 억울합니다.
어머님이 말씀하신게 괜시리 저도 신경 쓰이기도 하지만
결혼하면 진짜 잘할 자신 있거든요.
이거 어떻게 할 방도가 도저히 없을까요.
중요한건 어머님 마음을 돌려야될거 같은데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지도 않습니다.
좋은 생각 있으시면 댓글 꼭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