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너무 차갑게 돌변했습니다..
사건의 발단에 대해 설명 드리자면
친구중에 남자를 볼때
외모를 엄청 중요하게 생각하는 친구가 한명 있습니다.
눈이 많이 높아요..
그 친구로 말하자면 뭐 본인도 예쁘장하게 생기고
키 크고 날씬하고 성격도 괜찮아요.
그래서 ‘외모’만 잘생긴 남자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만날 수 있을거에요.
근데 그 친구는 외모는 물론
능력까지 많이 따지는지라
여태 솔로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었습니다.
친구들이 다들 자기 인맥 총 동원해서
여러모로 무난하고 괜찮은 사람부터
전문직이나 중소기업 사장 아들까지
안 해준 사람 없을 정도로 소개해주고 있는데
그 친구는 단지 상대방의 외모가
자기 스타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계속 퇴짜놓고 있었구요..
그러면서 괜찮은 남자 있으면
소개 좀 해달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고 있어요.
네.. 이왕이면 잘생기고 능력까지 있는 남자 만나면 좋죠.
그런 남자 마다할 여자도 없고요.
근데 잘생기고 능력좋고 집안까지 좋은 남자가
도대체 얼마나 되겠으며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아직까지 솔로일리가 없고
또 그 남자가 날 좋아할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그래서 안타까운 마음에 충고랍시고 몇마디 했는데
이게 화근이 될줄은 정말로 생각 못했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친구한테 했던 말을 요악하자면..
자기는 키스 못할거 같으면 무조건 아웃이라고 하길래
너보다 더 심한 얼빠인 oo이도 (다른 친구)
외모 포기하고 능력만 보고 결혼했는데
결국 우리중에 제일 잘 살고 있다.
나도 원래 존잘이랑만 사겼는데
결혼은 우리 남편이랑 했음.
너도 그동안 잘생긴 남자는 많이 만나봤으니까
이제 외모는 적당히 타협하고
집안이랑 능력만 보고 만나
원래 연애 따로 결혼 따로임.
옛날 같았으면 남편 거들떠도 안봤어.
나도 첨엔 남편이랑 키스할때
빨리 끝나라 할정도로 싫었는데
시간 지나니까 내성 생겨서 점점 괜찮아짐.
돈 많은데 얼굴까지 잘생긴 남자는
눈 엄청 높고 경쟁도 심해서 니 차례 안와.
대충 이런 내용이었어요..
근데 이걸 어떻게 봤는지
그렇게 자상했던 남편이
갑자기 아예 다른 사람이 된것처럼
너무 차갑게 돌변했어요..
예를 들면 제가 새벽에 일어나서 아침밥 차려주면
괜찮으니까 피곤할텐데 더 자라고 말해주던 사람이
이제는 아침 일찍 출근하는 사람한테
전날했던 반찬 그대로 주냐면서
저보고 개념없다는 소리까지 하고.
제가 해준 밥이 제일 맛있다면서
칭찬 아끼지 않던 사람이
지금은 계란말이가 왜 이렇게 짜냐면서 타박하고..
남편 기분 풀어주려고 애교라도 부려봐도
반응은 계속 시큰둥하고..
너무 서러워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는데
그걸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고..
그 표정은 아직까지도 잊을수가 없습니다.
제발 대화라도 하자고 매달려봐도
어차피 너는 내 돈만보고 결혼했으니까
생활비만 따박따박 갖다주고
1년에 명품가방 몇개 사주면 내 역할은 끝 아니냐며
오히려 그렇게 하는편이 너한테도 좋을텐데
그딴 골빈년한테 웃음거리로 만들만큼
나를 하찮게 생각하면서
왜 이제와서 이러냐며 저랑 대화조차 하려 하지 않습니다.
근데 저는 정말 하늘에 멩세코
친구한테 했던 말들이 전부 다 진심이 아니었거든요.
친구들이랑 있을 때는 말을 좀 그렇게 하잖아요 다들..
처음 시작은 경제력 때문이었던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만남을 갖다보니
남편의 자상하고 배려심 넘치는 모습이 좋았고
저를 너무 아껴주는 모습에 결혼을 결심하게 된거에요.
오히려 지금이 결혼 전보다
물질적이든 정신적이든 훨씬 여유있고
친정 부모님보다 더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생겼다는 사실에 매번 든든하고..
아무튼 친구한테 했던 말이랑
정 반대로 지금 생활이 너무 좋은데
설며 남편이 볼줄 모르고
별 생각없이 했던 말들이
그 행복을 송두리채 부숴버리게 될거라고는
정말 상상조차, 예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아무리 오해라고 말해도
남편은 들으려고 하지도 않는데
제가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답해서 죽을거 같습니다.
그냥 남편이 화가 풀릴때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막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