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가서 한참 고생할 때였는데
그냥 간만에 삼촌한테 전화했더니
이래저래 이야기 하다가
삼촌이 “그냥 알고만 있어라..
엄마 얼마전에 교통사고 나셔서 지금 병원에 계신다” 하심
삼촌은 “이거 들었다고 휴가 나오거나 하지말고
걱정만 하고 니 휴가 그냥 아껴서 써라
군인은 그래도 된다” 했는데
이미 내 머리는 돌아버림
그러다가 야간 초소 근무 들어갔는데
포대에서도 진짜 개 십악마 선임이랑 당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ㅈ됐다 하고 근무 서는데
야간 근무서면 보통 사수가 부사수한테
시간 녹인다고 장난치거나 괴롭히거나 하잖아
그래서 그날도
뭐 어떻게든 내가 썰풀면서 시간 녹이는데
갑자기 “야 너 뭔일있냐?” 하고 물어봄
근데 거기서 예 라고 하기는 나도 눈치보이고 무서워서
“아닙니다! 없습니다!” 하는데
그 선임이 “있네 X발 뭔데 말해 여친이랑 헤어졌냐?”
했는데 도저히 입이 안떨어지는거임.
근데 그 선임이 “아직 근무 1시간 남았다
1시간동안 욕처먹을래 아님
지금 1분만에 정리해서 말하고
남은시간 조용히 근무설래” 해서
어머니 며칠전에 교통사고 나서 지금 병원에 계신다
그것때문에 심란하다 하니깐
선임이 개정색 하더니
“오늘 당직사관이랑 사령 누군지 아냐?” 해가지고
간부 이름 말하니깐
“근무 끝나고 사관한테 가서 내가 말해줄테니깐
총 넣고 나면 올라가지말고 기다려” 해서
근무 끝나자마자 총넣고
총기 수불판 내가 다 적고 사관실로 감
가니깐 선임이 먼저 가서
당직사관한테 이야기 하고있더라
사관이 상사 반장님이셨는데
부대에서도 좀 입은 험하지만
부대원들한테는 좀 뒤로 많이 챙겨주시는 분이었음
나보시더만 어디 병원이고
얼마나 다친지는 아냐? 하셔서
어디 병원인지는 모르고
중환자실 가셨다고 들었다 하니까
그자리에서 바로 대대에 전화 거셔서
청원휴가 만들어주시더라
근데 대대 청원으로 해도 2박3일밖에 휴가가 안나오고
심지어 하루는 내꺼 연차 녹여야하는데 괜찮냐? 하셨지만
괜찮습니다 하니
진짜 속전속결로 지휘라인 타고 올라가서
보고올린 당일은 일요일 새벽이라
결제가 안올라가서 출타가 안되고
다음날 월요일에 새벽부터 바로 휴가 출발하게 만들더라
근데 확실히 군대 소문 존나 빠름
일요일 새벽 3시인가 그렇게 근무끝나고 한건데
그날 점심 먹기전에 소문 다 돌아서
나 존나 갈구던 맞선임도 그날은 암말 안하고
그냥 내 어께 툭툭 두드리고 감
분대장은 나 정신 나간줄 알고 대신 군장 싸주고
월요일에 휴가 나갈때는 원래 출타자용 버스가 있는데
부대에서 배려해줘서
간부 출퇴근 차량으로 터미널까지 데려다줌.
그리고 그때 운전한 운전병이
위에서 같이 근무섰던 선임이였는데
그냥 되게 미묘한 표정으로 어머니 잘 보고 오라고 함
선탑 간부도 얼른가 해서 경례 박고
터미널 들어간다음 표 끊고 기다리는데
이상하게 눈물 존나 나더라
그때 앉아서 꺼억꺼억 울었음
병원가니깐 엄마 수술은 이미 다 끝났고
수술 잘되어서 회복중이라
사실 내가 뭐 어떻게 할건 없었는데
엄마가 나 보더만 왜왔어!!! 이러고 혼내시고
동생도 나 왜 나왔냐고
일부러 아무말 안하고 있었는데 하고 울고
뭐 그랬다~
나중에 복귀할때 그 선임 담배 뭐 피는지 알아보고
말보로 핀다고 하길래
말보로 2보루 구해가지고
복귀할때 선탑 간부한테 사정사정해서
그거 어떻게든 부대로 들고 들어가가지고
그 선임한테 주니깐
이런거 바란거 아닌데~~
하면서 존나 좋아하더라ㅋㅋㅋㅋㅋㅋㅋ
이전까진 이 선임이 악마 그자체라
비위 맞춰주는 그정도 관계였는데
이 일 이후로 내가 졸졸 따라다니면서
엄청 좋아했음
지금은 그 선임이랑 소식이 끊겨서 잘 모르지만..
그래도 잘 살고 있었으면 좋겠음
아참 어머니는 현재 건강하심
다만 팔에 흉터 남은건 어쩔수가 없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