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에 집에서 누워있는데
서울 강남 경찰서 어쩌고 하면서 문자가 왔음
첫줄부터 뭔 압수수색 어쩌고 하길래
신종 피싱인가보다 하고 봤더니
씽씽이라고 내가 가끔 타던 킥보드 회사에서
너 개인정보 넘겼다고 알려준 것이었고
같은 번호에서 문자왔던 내역 보니까
내가 회원가입 할때 인증번호 받았던 기록이 있어서
피싱은 아닌게 확실했음
어쨌든 피싱이 아닌건 알았기에
문자에 첨부된 영장번호를 조회했더니 안됨.
그래서 걍 무시하고 살고 있었는데
이틀 뒤 저녁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길래 받았더니
강남경찰서 여청과 형사고
지금 집 밑에 경찰관들 와있고 내려오라고 하더라ㅋㅋ
그래서 내려가니까
형사가 뭔 4명이나 있었음.
이따구로 일 생긴건 처음이라 몰랐는데
나중에 알게된게
형사 4명이 오는거 자체가 진짜 큰일이라더라.
암튼 내려가니까 한명이 말하길
원래 집안으로 쳐들어갈 수도 있는데
부모님이랑 같이 사시는 거 같으니까
일부러 내려오시라고 했다고
꼴에 위선 부리는데
여기서 1차적으로 얼탱이 나갔음.
그리고 형사 한명이
휴대폰으로 사진 보여주면서
혹시 이 사진에 대해 아는거 있냐,
본인 아니냐 물어봄.
봤더니 사진 속에는 내가 간적도 없는 건물 입구에
내가 입지도 않은 옷을 입은 인물이 있었고
나는 모르는 일이고
사진속 인물도 내가 아니라고 했음.
형사가 말하길
1월에 남녀공용 화장실에서
음란행위를 하신 혐의로 지금 지목 됐고
내일 출석할 수 있냐고 해서 알겠다 하고 경찰서 가기로 함
다음날 경찰서에 가서
녹음 할거냐 하길래 한다고 하고
조사실 들어가니까
CCTV 영상이랑 사진을 쭉 보여줌.
그 인물이 남여공용 화장실에
여자가 들어가기를 기다린 후
여자가 들어가니까 음란행위를 하고
여자가 신고하니까
킥보드를 타고 도망쳤다고 함.
즉 도망친 범인이 나라고 의심 받는 상황이었음.
여기서 내가 억울하게 경찰한테 찍힌 지점이 나오는데,
그 인물이 킥보드를 탄 시간, 위치
내가 당일날 킥보드를 탄 시간, 위치가 동일하다는거.
여기서 2차적으로 어이가 없었던게
공유 킥보드를 타고 다니는 사람은 알겠지만
킥보드 앱에 뜨는 위치정보는
생각보다 정확하지가 않음.
골목길 같이 좁은 경우에는
한블럭씩 위치 차이가 나는 경우도 허다하고
얘네는 그런 부정확한 정보로 생사람 잡는 거였음.
그리고 경찰이 CCTV를 보여주는데
범인이 킥보드를 타고 도망치는 장면이었음.
근데 내가 그날 탄 킥보드는
씽씽킥보드 (노란색)이 아니고
킥고잉 (초록색) 킥보드였음.
그래서 그 부분을 바로 지적했는데
경찰이 하는 말이 가관이었음.
CCTV 특성상 색깔이 다르게 찍힐수도 있다면서
내 말을 개무시함.
아무튼 나는 계속 내가 한일 아니고,
건물이 어딘지도 모른다고 했음.
그 다음 3차적으로 빡친 포인트가
형사중 한명이
“보통 무혐의인 사람은 자기가 안했다고만 하지
이렇게 상세하게 변명을 안해요”
라고 개소리를 하는데
나중에 집에 갈때도
“선생님 죄 지은거 가지고 우리가 뭐라하는거 아니다
지금 부정하면 할수록 나중에 죄가 커져요~”
이런 개소리를 하더라.
암튼 그렇게 그날 행적에 대해 조사 받는데,
솔직히 두달 전에 일어난 일을
어떻게 기억해서 말하지 하다가
딱 생각난게 구글 지도에 타임라인 기능이였음.
내가 여행을 자주 다녀서
나중에 추억팔이 하려고 키고 다녔거든.
그래서 구글지도 타임라인 토대로
분 단위로 상세하게 얘기해주니까
조사하는 형사가 어떻게 그렇게
자세하게 기억하세요^^ 이러길래
타임라인 보여주니까
본인 폰으로 찍어서 보내줄 수 있냐고 하길래 보내줌.
결정적으로 알리바이가 있었던게
CCTV에 범인이 찍힌 시간에
나는 은행 atm 이용중이었고,
그 점을 강력 어필함과 동시에
은행내역을 보여주고, 은행 CCTV 확인해보라고 했음.
암튼 그렇게 조사가 끝나고
형사가 나중에 집안 수색,
거짓말 탐지기 조사 동의하냐 하길래
나는 존나 무고하니까 해보라고
언제든지 오라고 한다음 나옴
거짓말 탐지 받으러 간거까지 쓰면
너무 길어지니까 생략하고
형사가 거짓말 탐지 조사받는 날에
전화해서 어디어디로 가면 된다
그 외 궁금한거 없냐 물어보길래
내가 은행 CCTV 확인해보라던거 확인해봤냐 그러니까
갑자기 짜증내는 말투로
“저희가 그걸 안 봤을거 같애요;?” 이럼
글 적다가도 빡치는데
어쨌든 그렇게 잊고 살다가 어느날 문자가 왔는데
응 불송치야~
하여간 경찰새끼들 때문에
두달동안 진짜 미친듯이 스트레스 받으면서 살았다.
처음에는 어이가 없어서
나 같은 사례가 있나 찾아봤는데
나 같은 경우는 아예 없어서
뭐 정보라도 얻을 수도 없고
그냥 얼탱이 없는 나날이였음.
잘못돼서 법원 넘어가면
괜히 또 변호사 선임비에 쌩돈 나갈뻔.
이제는 그냥 해프닝이긴 한데
이번 사건 터진거보면
진짜 여청과는 어디나 똑같은걸 느꼈음.
무죄추정의 원칙 그딴거 없고
그냥 지들 ㅈ대로 몰아가기 함.
그나마 나는 알리바이가 확실해서 살았지
이런일 겪는데 알리바이도 없으면
그냥 당해야 되는건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