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잎부터 남달랐던 사람이 혼자 시도했다는 첫 해킹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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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1때 한국통신을 해킹했었습니다..

당시에는 ISDN과 ADSL이 혼재해 있었는데

엄청 허접한 로그인 프로그램으로

네크워트를 관리 해서

그거 딱 하나만 뚫으면 사실상

네크워트 상 필요한 모든 권한을 다 얻을 수 있었습니다.

기억 하실진 모르겠지만

당시엔 “초고속 인터넷”에 접속하려면

로그인을 해야하는 터미널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그리고 보통 설치 기사가 가입할때

임의로 배정한 ID : PW 를 적어서

모니터에 붙여주고 갔습니다.

아무튼 저는 시골에 살았는데

어려서부터 동네 컴퓨터가 고장나면

용돈 정도 받고 다 고쳐주는 이상한 아이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평소처럼 아랫집 컴퓨터를 고치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 이거 패스워드 생성에

정해진 규칙이 있네?”

하는 생각이 문뜩 들었습니다.

다음날 부터 저는 만나는 모든 친구들의

인터넷 접속 계정이 뭔지 묻고 다녔습니다.

그렇게 일주일 데이터를 수집 했더니

아이디는 가입자 성 + 지역숫자 + 순번 이었고

비밀번호는 가입자 성마다

네개 정도의 고유 번호 두자리 +

담당지역 번호 두자리 + 순번

이었습니다.

심지어 게다가 셀수없이 많은 계정이

인터넷 회선 설치를 대비 하기 위해

미리 만들어져 있었고

그렇게 이틀 정도 뒤부터는

저는 암산만으로도 유효한 아이디와

비밀번호 쌍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집안 사정상

아직 인터넷을 못쓰던 아이들이 있었는데

그 친구들에게 전부 나눠줬습니다.

“한국통신 터미널을 절대 쓰지마라”

“기존 PC통신 터미널을 활용해서 우회 접속해라.”

그리고 반년 뒤.

수업중에 경찰이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뉴스에 처음 나왔습니다.

살면서 처음 경찰서에 간 거였는데..

조직범죄-지능범죄 합동

뭐시기로 끌려갔더니

옆자리에는 험악한 아저씨들이

더 무서워 보이는 아저씨들한테

출석부 같은걸로 대굴빡 맞고 있고

뭐, 영화에서 본것과 거의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문제는 제가 준 아이디로

친구들이 인터넷만 한게 아니라

MMORPG를 했다는 것이었는데..

저는 친구들이 아이디 안된다고 하면

다른거 주고 다른거 주고 계속 그랬고

이게 반대 쪽에서 보자면

아이디 하나 막으면

또 다른 아이디로 하고

하나 또 잡아서 막으면 또 다른 아이디로 하고..

게다가 그게 주로 리니지와 바람의나라였는데

당시에는 PC 터미널 접속시

분당 추가 데이터 이용료로 과금 되던 시대라..

그러니까 NC놈들이

죽어도 그 돈을 받아내야겠다며

자체적으로 역추적을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걔들이 볼때는

신원 미상의 계정으로 접속 했어도

당연히 모뎀으로 접속을 했으니

mac 값만 보면 되겠다 했는데

이게 뭐 다 등록이 안된거라

처음에는 뭔가 하다가

보다보니 이게 다 시골의 한 전화국에서 들어오는 거라

사실 안 걸리는게 더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결국 내 말 안 듣고 게임하던 놈들 중에

옆반 반장놈이 제일 처음 걸렸고

내가 아이디 만들어 준거라고

바로 고자질을 한 것이었습니다.

근데 더 골때리는건

경찰들이 무슨 어떤 불법 조직이

뒤에서 아이디를 학생들한테 줬다고

소설을 쓰고 있고

제 말을 아예 믿어주질 않더라고요.

옆 학교에서 수업하시던 아버지가

전화 받고 울 엄마랑 경찰서에 찾아오실 때까지

경찰 아저씨들이 제 말을 하나도 믿어주질 않았습니다.

엄마가 우리 애가 잘못했으면 다 책임 질테니

조사나 제대로 하시라고 난리치고 나서야

태도가 좀 바뀐 경찰아저씨들은

니 말이 다 사실이라는걸 증명해보라고 하였고

그래서 저는 그 자리에서

가장 높은 경찰 아저씨의 아이디를 물은 뒤

(park 어쩌구였던 걸로 기억함)

바로 비밀번호를 암산해

이거 두개 중에 하나일 거라고 호언장담 했습니다.

본인도 모르고 있는 비밀번호를

어린놈이 호언장담 하길래

입력해보니 당연히 맞았고

이정도면 한국통신에 책임이 있는거다 라고

이야기가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당연히 내 말 안 듣고 겜한놈들은

다 잡혀와서 돈을 물어냈고

저는 웃으면서 경찰서를 나왔습니다.

경찰서를 나오자마자

울 엄마는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주셨고

엄마가 저한테 이런 질문을 하시더라고요.

“아니 도대체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데?”

저는 쭈쭈바 먹으면서 대답했습니다.

“난 그냥 인터넷이 공짜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