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때부터 친구인데
살다살다 이런 친구는 처음 보네요.
친구가 결혼한 남자애는
저와 중학교 2학년때 같은 반 친구였습니다.
당시 서로 별 관심도 없었고
조용하고 점심시간에 축구하러 우루루 몰려가는 그냥 그런 애.
그리고 결정적으로
여자애들이 좋아할 만한 외모를 가지고 있지도 않았고
솔직히 못생겼습니다.
키도 평범하고 조금 말랐고..
아무튼 친구가 22살때 페북 친구신청을 했고
그 남자애한테 연락해서 만났나봐요.
만나기 전에 페북으로 얘 학교 뒤져보니
남고 출신에 sky 기계공학과, 현재 군 복무중
등등 이런 정보를 다 뒤져봤고
휴가때 한번 만나자고 해서 만났답니다.
친구가 그 남자애한테
아르바이트 어떤 일 해봤냐고
과외는 해봤냐고 물어봤는데
자긴 부모님께서 용돈 넉넉히 주시고
학비랑 용돈은 걱정없이 다닌다고 했는데
그 말 한마디에 느낌이 딱 왔대요.
게다가 같이 밥 먹을때 웃으면서 얘기 들어주다가
숟가락 들때 손 덜덜 떨리는 걸 봤답니다.
그리고 그 남자애 만났던 날
밥, 오락실, 영화, 팝콘 등등
비용을 친구가 전부다 냈대요.
그 남자애가 자기도 내겠다고 카드를 내밀면
친구가 먼저
‘이모, 얘 군인이에요 돈 절대 받지 마세요.’
라면서 카드 못내게 하고
군인 월급 많아봤자 얼마나 많이 받냐고
그 돈으로 부모님 용돈이나 드려라.
이런 잔소리 하면서 자기가 냈다는데
이게 다 전부 계산이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다 한번 주변 사람들+sns 뒤져서 알아보니
어디 기업 사장 둘째 아들이었대요.
남자애가 모쏠에다 옷도 진짜 못입고
촌스럽고 엄청 말랐고
외모도 호감형이 아니라 귤피부인데도
‘외모로 뜯어먹고 살거 아니잖아
내가 가꿔주면 돼~ 모쏠이면 어때
좀 서툴어도 잘만 구슬리면 내말 잘 들어
게다가 돈 많아보이지도 않게 다니고
이렇게 생겼는데
누가 얘가 OO기업 둘째 아들이라고 보겠냐?’
하면서 저한테 열띄게 얘기 했었습니다.
그 이후 남자애가 전역하고 본격적으로 사귀더라구요.
데이트 비용은 여전히 친구가 다 냈고
나랑 연애하고 놀라고 너네 부모님께서
주신 용돈 아니고 공부 열심히 하라고 주신 돈이라고
나한테 밥 사주고 싶고 선물해주고 싶으면
과수석 하고 전액 장학금 받아오라고,
그럼 내게 해준다고 한마디 했더니
그 한 마디에 공부해서 한번은 올 에이플 받았대요.
그리고 전역하고 나서부터
졸업할 때까지 쭉~ 과수석..
친구가 먼저 대학 졸업하고 취직했는데
난 돈 벌고 있고 넌 학생이니까 내가 내겠다고
싫으면 너도 얼른 취직하라고 했더니
남자애가 대학 졸업하고 취직하자마자
자기랑 결혼하자고
놓치고 싶지 않다고 대뜸 프로포즈 하더래요.
자기가 다 준비하겠다고 몸만 오라고.
어떻게 몸만 달랑 가냐,
나 시집살이 하고 싶지 않다.
나도 반반해서 시댁 앞에서 당당하게 살고 싶다고 했는데
남자가 그럴 일 절대 없을 거라고 그랬나봐요.
알고보니 시댁에서도
자기 아들이랑 연애하면서 뒷바라지 하는걸 봤고
친구를 엄청 이쁘게 보신건지
남자애랑 똑같이 몸만 오라고
다 필요없다고 그랬다고 그러드라구요.
그래도 어떻게 그렇게 하냐고
작게 시작해도 둘의 힘으로 시작하고 싶다고 그러고
자기도 당당하게 살고 싶다고 그렇게 얘기하니까
시댁분들이 우리가
시집살이 시키는 그런 사람으로 봤냐고 웃으시면서
우린 그런 사람 아니고 별 신경 안쓴다고
OO한테 물어봐라 하시며
재밌게 놀다 왔다고 하더라구요.
올해 말에 날 잡았고, 혼인신고 하고
지금은 서초에 있는 주상복합 50몇평 정도 집 주셔서
거기에서 살고 있는데
남자애가 집안일 아줌마 따로 쓰고
시어머니가 타던 벤츠도 주시고
남자애는 친구밖에 모르더라구요.
진짜 껌뻑 죽어요.
친구랑 전화하면서 얘기하는데
전부 다 계산이였고 내가 예전에 한 말 기억하지 않냐며
그리고 데이트 비용은 자기가 더 많이 냈지만
결혼 이후부턴 돈 나갈일 없다고
명심해야 할건 절대로 대접 받을려고 하지말고
먼저 대접할 줄 알아야 하고
난 남자의 집안과 스펙 돈 보단
너의 됨됨이를 보고 만나는 걸 강조시켜줘야 한다.
요즘 남자들도 여자가
자기 돈 보고 좋아한다는걸 안다면서
너도 돈에 관심없다를 계속 어필해야 된다면서
전화 끊었는데 왜 이렇게 얄밉다고 생각이 드는 이유가 뭘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