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다고 할때 내가 그렇게 말렸는데
결국 매형 누나한테 사람 취급도 못받고
지금 2주째 내 자취방에 와있다..
나도 전여친이랑 살다가 헤어지고 살고 있는 집이라
방도 2개라 그냥 방 하나 내줬음
애초에 부모님 집에서 같이 살때
누나가 청소도 안하고
화장실에서 응아 누면서 담배 피우고
부모님이 뭐라하면 욕하면서
알아서 한다면서 난리치고 그랬거든
근데 연애할때 정상인 코스프레 하면서
매형이랑 사귀더니
내가 한번은 매형한테 결혼 하지말라고 말렸었다
누나랑 사는거 진짜 스트레스 받고 힘들거라고
형이 생각하는 그런 사람 아니고
결혼하면 진짜 후회할거라고.
근데 콩깍지가 단단히 씌여서 아랑곳 않고
원래 누나랑 동생이랑 사이 안좋은게 당연하다면서
괜찮다고 덜컥 결혼하더라.
그렇게 반년쯤 됐을까
매형이 2주전쯤 거의 울면서 나한테 찾아왔다.
술마시면서 얘기 들어보니
청소도 안해, 하던일도 때려치우고
집에서 놀고 게임이나 드라마 영화만 보고
다른집이랑 비교 엄청 해대고
애도 안생겼으면서 애 생긴 것 마냥 먹고.
배달로만 달에 120을 쓴다더라..
얘기 들으면서 이상할게 하나도 없었다
딱 집에서 보던 우리 누나였거든.
내가 모은돈 결혼자금으로 대달라고 생떼 쓰던 우리누나ㅇㅇ
부모님 집에서 같이 살때
아무리 누나가 저래도 나는 한마디도 안하고 살았는데
누나 결혼자금 대줄바에
그돈 내가 지금 쓴다고 하고 나도 자취 시작했던거거든.
암튼 매형 말을 들어보니
누나한테 말을 안해본 것도 아니더라
이렇고 저렇고 해서 힘들다 했는데
누나가 집에 있는 물건도 다 때려부수고
소리지르고 난리를 쳤다더라
그냥 집에서 만들어진 성격
그대로 결혼생활에 가져갔음.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건
매형이 쫓겨나면서도 좀 지혜롭게 나왔는데
누나한테 준 카드 몰래 가져왔고
어차피 매번 집이 난장판이라
차에 모든 자기 물품 구비해뒀었다고 좋아하더라고
참.. 지혜롭다기보다 애처로운거지.
매형이 우리집 왔을때
깨끗한 집보고 놀래면서 엄청 좋아하더라
그리고는 나보고 누나보다 요리 잘한다고
생활비 줄테니까 같이 살자고 하던데
나도 동의했고 2주동안 매형이랑 신나게 놀았다
여자친구랑 피시방처럼 만들어놓고
게임한다고 컴퓨터도 2대 있는데
그래픽카드만 사서 업글한 뒤에
같이 맥주랑 과자 먹으면서 겟엠프드 막고라 뜨고
낚시 좋아한다고 하길래 어제 선상낚시도 다녀왔다.
매형은 스스로 이렇게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 결혼하고 처음 보낸다면서
집에가면 청소하랴 밥하랴 웃을 시간도 없었는데
동생 덕분에 행복하다고
고맙다고 말하더라
진짜 이런 누나라서 부끄럽고 죄송스럽고
매형한테 내가 할말이 없다..
사귈때 얼마나 내숭을 떨었으면 그냥 결혼을 해버린거냐?
결혼은 진짜 사람 테스트 해보고 해야한다.
아니면 할 생각 하지마라..
우리 매형 지금 어제 낚시 다녀오고
지쳐서 방에서 자고 있는데
하.. 결혼 다시금 생각해보고 해라.
여자가 뭔짓을 해도 용인받는 세상이라
진짜 거를 사람 못거른다..
매형 불쌍해서 어떡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