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살에 군대 전역하고 2주정도 됐나
전역기념으로 유럽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그때 당시에는 폰카가 그리 좋지 않은 시절이라
카메라를 사려고 했음
근데 갓 전역한 놈이 돈이 있나..
중고나라 검색해보니 올라온지 5분정도 된 매물 발견.
그것도 같은 지역에 가격도 싸고
구성도 좋고 암튼 개꿀이라 생각해서
연락하고 바로 직거래 약속 잡음
근데 약속 잡고 한시간 정도 됐나
“근데 기스 있는데 괜찮아요..?”
라고 문자가 옴.
뭐지 장난치나 싶은 마음에 보내준 사진 확인해보니
확대샷인데도 진짜 자세히 봐야 겨우 보이는 기스 발견..
그냥 엄청 착한 사람이구나 싶었음
다음날 직거래 장소로 나갔음
부평에 있는 지하철 분수대..
갔더니 내 또래 정도 되어보이는 여자애인데
볼 땡그래가지고 눈 땡그랗게 떠서
눈으로 웃참하면서 날 보고있음
속으로 엄청 깨발랄한 사람이네 싶었음
보통 남자들은 처음본 여자가 웃어주면
손주 이름까지 생각하는게 국룰이지만
그때 당시 나는 물류알바 뛰고 바로 온 상태라
추리닝에 모자
그리고 몸살기운으로 그냥 거지꼴로 나갔던 상태엿음
그래서 그냥 간단한 것만 확인해보고
집에와서 씻고 쉬고 있는데
갑자기 또 문자가 옴.
“정품등록 하셨나요?”
아..이거 문제 있는 물건이구나 장물인가 싶어서
안했다고 하니까
“카메라 모르는거 있음 물어보세요 저 잘알아요!!”
이렇게 와서 뭐지? 싶었음
그러다
“혹시 맘에 들어서 그런데 연락 계속 해도 될까요?
불편하시면 안 할게요”
이러길래 나는 좋다구나 알겠다 했음
위에 말했듯이 군대 갓전역한 상태였기에
여자라면 누구든 상관 없었음ㅇㅇ
그러다 연애를 시작함
그 친구는 나랑 동갑이었고 직장 다니고 있었고
첫인상대로 너무너무 착한 친구였음
나랑 5년간 사귀면서
신경질, 화, 투정, 짜증, 정색
단 한번도 한적 없었고
항상 발랄하고 한결같이 행복한 사람이더라..
나중에 내가 학교 때문에
대전으로 갔는데도 인천에서 나 보러와주고
장거리인데도 엄청 노력해줘서 5년을 만남.
현재 나는 박사과정 중이고
취직하는대로 아마 결혼하지 않을까 싶음
뭐 미래는 아무도 모르지만..
참고로 잘생긴거 절대 아님
키 173 평균키고 못생겼다 생각은 안하는데
잘생긴건 또 아님
옷은 그래도 깔끔하게 입고 댕김
나중에 여친한테 왜 연락했냐
뭐가 마음에 든거냐 물어보니까
남자 새끼가 손 벌벌 떨면서 카메라 드는데
병X 같아서 궁금했다고 하더라
그거 물류 알바 박스 나르느라
손에 힘 풀린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