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쓰레기 줍기 대회 나갔다가 일등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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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가 부대표로 있는

봉사활동단체에 가끔 나가는데

한번은 바닷가까지 가서 쓰레기를 줍는 대회가 있었음

근데 여기 거리가 꽤 멀어서

전날까지 친구한테 난 안나가겠다고 버티다가

결국 억지로 끌려나가서

당일에 기차타고 바다로 가는데

대표님이 내 옆자리에 앉아있길래

아니 대표님 지구 살린다고 쓰레기 주으러 가는데

기차타고 가면 이거 빈대 잡으려고

화염방사기 지지는꼴 아니냐 따졌더니

대표님이 하는 말이

“이런 활동 한번으로 해당 지역에

선한 영향력을 퍼트리면 우리가 기차타며 남긴

탄소발자국은 아무것도 아닌게 될 것이다”

라고 하는거임.

실제로 도착해서 가보니깐

우리 단체의 취지에 공감하여

쓰레기 주우러 나온 사람들이 한 100명은 넘게 있더라

지역 사업가부터 정치인, 연예인 등등

유명인들도 지속적인 사회공헌을 목표로 한다며 나왔고

나도 대표님 말이 어느정도 납득이 되고 있었음

근데 문제가 생김.

씨펄 존내 깨끗함.

해변 깨끗하게 해보겠다고 100명이 넘게 나왔는데

해변에 담배꽁초 하나 찾아보기가 힘들었음

뭔 보물찾기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시작하기도 전에 망해버린 활동에

대표님도 확실하게 식은땀을 흘리고 계신데

지역 관계자가 임기응변으로 이걸 살려냄

“해변이 생각 밖으로 깨끗한 고로

근처 술집 골목까지를 활동 범위로 하겠습니다”

“한시간 후에 여기로 다시 모여주세요

그리고 주우신 쓰레기는 무게를 달아서

1등을 뽑은 다음에 분리수거 완료하면

오늘 활동은 마무리 됩니다”

그리고 시작지점에 저울을 가져다 놨더라.

그렇게 각각 파티짜서 구역 나누고

쓰레기 조지기를 시작했는데..

우리 단체 파티는 초멘붕 상태였음..

시작하고 15분이 지났는데도

담배꽁초 세개가 우리가 주운 쓰레기 끝이였음..

파티장인 대표님도 식은땀을 계속 흘리면서

“야 우리 어쩌냐 쓰레기 하나도 못주우면

진짜 봉사단체로써는 개쪽인데”

아니 씁 아까 지나가면서 보니깐

최사장님 쪽은 봉투 벌써 꽉 찼던데

하 씨 오늘 봉사 처음나온 사업가한테 지면

나 진짜 개쪽이란말이야 이새끼들아 잘 좀 찾아봐”

그순간 내 머리에 아이디어가 번뜩임

“어 대표님 제게 생각이 있습니다.”

“뭔데”

“쓰레기가 없으면 만들면 되잖아요”

“이새끼 이건 뭔 개소리야”

“길거리에 과자봉투가 있으면 쓰레기죠?”

“어.”

“제가 치토스를 사먹으면 과자봉투가 남겠죠?”

“어.”

“그럼 치토스를 사먹고 길거리에 버릴테니까

뒤에서 대표님이 주우십쇼.”

“야 부대표야 이새끼 오늘 누가 불렀냐”

“대표님이요”

“인생 개쓰네 진짜”

그렇게 나의 기똥찬 창조봉사 아이디어는

대표님 손에 의해 가상의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버렸고

우리는 그냥 정직하게 쓰레기를 줍게 됨

거 왜 길가에 쓰레기 좀 버리고

담배꽁초도 투척하고 그럴 것이지

다들 시민의식이 왤케 아름다운건지

거리가 깨끗한게 이렇게 참담한 기분일줄 누가 알았겠음?

솔직히 타원봉사자로서 하면 안되는 생각만 하면서

쓰레기 찾고 있는데

갑자기 내 발에 뭔가 묵직한게 채임

그리고 내 대가리에서 또 뭔가 번뜩였음

“아니 근데 생각보니까 대표님”

“이새끼 또 뭔 개소리를 할라고 생각을 해

넌 그냥 생각이란걸 하지마”

“아니 들어봐요 어차피 무게 측정해서

제일 무거운게 이기는 게임이잖아요

부피가 중요한게 아니지않아요?”

“어?”

“이런게 속이 꽉찬 노다지 아니겠습니까”

하면서 발에 걸렸던 물건을 보여줌

그게 뭐였냐면

해변에 묻혀있던 녹슨 철근.

“이걸 쓰레기로 봐야하냐?”

“고철은 쓰레기가 맞죠

대표님 집에서 분리수거 안하십니까?”

“야 근데 이건 반칙 아니냐?”

“봉사활동에 반칙이 어딨어요;;

무슨 올림픽 대회도 아닌데;;;”

“야 일단 담아봐”

그렇게 우리는 녹슨 철근 쓰레기 하나로

압도적인 무게 차이를 보이며

봉사활동 역사상 가장 치졸한 우승을 챙취할 수 있었고

대표님이 그날 기분 좋다고 고기 사줌

그리고 실제로 우리 철근 무게 측정한

영광스러운 순간을 찍은 사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