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무한도전 시절
박명수 치킨집 하실때 알바했었던 직원입니다.
전 내성적이고 작고 뚱뚱한 못생긴
소위 요즘 말로 찐따 같이 생겨서
여러 가게들 면접을 봤었지만 매번 떨어졌었어요.
그날도 면접보러 오라고 해서 갔는데
명수옹이 직접 면접을 보더군요.
사실 그때 명수옹 얼굴이 너무 무서웠고
말투도 굉장히 냉소적이였습니다.
알바 경험은 있냐는 물음에
“사실 하고 싶어서 매번 지원하지만
면접보면 항상 떨어졌습니다.
정말 열심히 잘 할 자신이 있습니다.”
라고 말하니 저를 물끄러미 쳐다보시더군요
이어서 알바하는 이유가 뭐냐 물으셔서
“동생 학비 마련하려 합니다”
라고 말씀드리니 이력서를 다시 보시곤
“어 안적혀 있네? 너 대학교는?”
라 물으셔서
집안 형편상 둘다 대학은 다닐 수 없고
동생은 저랑 다르게 똑똑하고
공부도 잘하고 잘생겼는데
동생이 대학에 가는게 맞는거 같아서
이번에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바로 일 시작하려고 하는거라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너 수능은 봤어? 몇점 나왔어?
요즘 몇점이 만점이지?” 라고 하시길래
“400점 만점이요. 수능은 봤는데 338점 받았어요.”
라고 했는데 저를 빤히 바라보시더니
“낼부터 나와, 아니 오늘은 시간 돼?
그냥 오늘부터 일해.”
라고 하시곤 바로 채용을 해주셨습니다.
그렇게 일 했는데
둘째날은 저를 보시더니 2만원을 주시면서
“야 너 저기 미용실 가서 머리 짧게 스포츠로 짜르고 와”
하시고는
“너나 나같이 못생긴 애들은
깔끔하기라도 해야해! 빨리가!!!”
라고 호통을 치셨고
매번 바쁠 때면 저를 연장 근무 시키면서
택시비를 항상 주셨습니다.
막차가 끊기니깐요.
그런데 택시비를 너무 많이 주셔서
“8천원 정도면 가여. 이렇게 많이 안주셔도 대여”
라고 말씀 드리니
“야! 내가 사장이야. 주는데로 받아! 빨리 꺼져”
라고 화내면서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사실 저 생각해서 일부러 저만 연장 근무 시켜주고
택시비도 더 챙겨주시는거 알아서 감사했습니다.
첫 월급날도 직접 봉투에 넣어주셨는데
“야 좀 더 넣었다.
장사도 안되는데 더 준거니까 앞으로 충성을 다해
노예처럼 일하라고. 빨리 꺼져.”
라고 하셨고
저는 몇만원 더 주셨거니 해서
집에 가는 길에 봉투를 열어보니
30만원이나 더 주셨더라고요..
다음날 명수옹께
너무 감사한데 너무 많이 주신거 아니냐고 했더니
“야 세상에 공짜 없어.
너 요즘 시대에 30만원에 노예 살수 있냐?
너 뼈가 부셔지도록 일 시킬거야
그 돈 쓰라고 주는거 아니다
모았다가 너 나중에 대학가라”
“넵”
하고 허겁지겁 주방으로 뛰어들어가서 일하는데
뭔가 엄청 울컥했었습니다.
그 뒤로도 계속 잘 챙겨주셨고
제가 설거지나 뭐나 일하고 있으면
제 뒤로 오셔서는
“그따위로 일해서 대학갈 수 있을거 같아?
더 빨리, 더 열심히 일해
개처럼 일하란 말이야”
라고 농담반 진담으로 소리 치시곤 했습니다.
덕분에 일도 열심히 하고
제 내성적인 성격도 많이 고쳐졌습니다.
그렇게 일하면서 돈도 모았고
수능도 다시보고
저도 동생도 대학교 입학했고
전 대학 다니면서도 저녁 알바를 했습니다.
제 사정 많이 봐주시고요.
그 덕분에 대학도 졸업하고 취업도 하고
지금은 결혼해서 아이 둘 낳고 살고 있습니다.
지금은 연락처가 없어서 연락은 못드리는데
그때 정말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