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시방 운영하고 있는 사장임
내가 본업이 따로 있고 다른 지역에 거주해서
매장 방문을 한달에 2-3번만 하고
업무에 간섭을 절대 안 하고 있는데
애초에 피시방 업무가 단순업무이고
어려운 일이 하나도 없음.. (청소, 음식이 끝임)
내가 매장에 방문을 잘 안 하는 대신
매장 상황을 보기 위해서 씨씨티비를 자주 보는데
나보다 어려야 일 시키기가 편해서
보통 20대만 알바로 뽑고
지금 일하는 애들도 전부 20대 초반.
아무튼 몇달 전에 새로 뽑은 알바 친구가 있는데
오자마자 근무복으로 갈아입고 앉아있다가
30분에 한번씩 담배피러 가고
청소를 절대 안함;
다른 알바들은 업무 체크리스트에
그 날 청소 하지 않아도, 했다고 체크하는데
이 친구는 당당하게 체크 안함
안했으니까..
근데 뭐라할 수도 없고 짜를 수도 없는게
2주?에 한 번씩 청소를 미친듯이 해놓음..
한꺼번에 몰아서 하는 것 같은 느낌인데
행주 5-6번 빨면서 모니터 뒤에
음료 흘린 자국이나 먼지까지 다 청소하고
아무리 닦아도 안 지워지던 자국들도
무슨 방법을 쓴건지 모르겠는데 다 지워버림
진짜 보면 먼지 하나 없을 정돈데
지금까지 피시방 하면서
구석구석 청소하는 알바는 처음 봤음
이 친구 온 뒤부터는
먼지 한톨 없고 좌석 사이사이 칸막이도 다 닦아둠
그리고 시키지도 않았는데
창고 정리 혼자 시작하더니
어수선하고 발 디딜틈 없던 창고가 미친듯이 넓어짐
근데 골 때리는게
이렇게 한번 청소 해놓고 그 뒤로 아무것도 안함
진짜 아무것도 안함
그냥 앉아만 있다가 음식주문 들어오면 음식 만들고
멍때리다가 담배 피러가고..
그냥 특별하게 움직일 일 없으면
그냥 앉아서 폰도 안 보고 멍때리고 있음.
보고 있다가 안되겠다 뭐라해야겠다 싶은 타이밍엔
갑자기 주방에 있는 기름때 싹 다 닦고
주방용품 자리배치도 아주 훌륭하게 만들고
이 친구 온 후로
우리 피시방 주방이 이렇게 깔끔할 수가 있구나 느끼게 만듬.
그리고 오전에 알바할 때
남자친구랑 같이 출근하고
남자친구는 게임하다가 같이 퇴근해서
이 친구 알바한 뒤로
이달의 순위에 항상 남자친구 이름이 올라가있음.
그리고 씨씨티비로 봤을 때
얘가 손님들 응대를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르니까
단골손님들한테
알바 응대하는거 불편함 없는지 여쭤봤더니
친절하다고 인사도 잘한다함
이 친구한테 청소는 매일 해야 된다고 직접적으로 얘기도 했고
알바 단톡방에 공지도 띄워놨는데
대답은 그때마다 잘하지만
막상 지켜보면 아무것도 안하고 멍때림
한번은 왜 평소에는 아무것도 안하다가
갑자기 이렇게 청소를 해놓는거냐 물어봤더니
그냥 힘 없이 네.. 죄송해여..하고 이유는 안 알려줌
걍 2주에 한번씩 혼자 삘 받아서 청소하는데
다른 알바들이 고장난 키보드, 충전기,
마우스, 헤드셋 그냥 구석에다 처박아둔거
이것도 빈상자에 고장난 이유 하나하나 적고
깔끔하게 정리까지 해둠.
니네 업장에 이런 알바 있으면 어쩔거임?
요약하자면
1.평소에 근무태만 앉아만 있음.
2.근데 2주에 한번 미친사람처럼 청소시작
3.근데 청소수준이 미침
4.단골손님들도 불만 없다함
5.알바 시간동안 남친도 같이와서 매상 올려줌
나도 이 친구 고용하고
매장 미친듯이 깔끔해진 것이 너무 마음에 들고
얘 없으면 누가 청소할지 막막해서 못 짜르겠음
평소에 일을 안 하니까 문제임..
청소 안 하는 날엔 진짜 계속 앉아만 있고
일어나는 이유는 화장실이나 담배 밖에 없음
10일 중 9일을 앉아서 멍만 때리고 있음
솔직히 이 친구 짜르면
다시는 이 친구만큼 깨끗하게 매장 청소하는 친구 못 구할듯
나도 동의함..
진짜 미치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