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하는 회사인지도 모르고 5개월 동안 알바하고 온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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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했던 알바가 존나 이상했는데 뭐였을까

엄청 오래전에 한건데

집에서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었고

월~목 오후에 4시간만 사무보조 일하는거였음

회사 이름이 무슨 주식회사 OO 이었는데

특이하게 사람이었음.

근데 좀 특이한 이름이라 해야하나

백교 육창 독청 뭐 이런거..

암튼 지원 하자마자 두시간만에 전화와서

지금 면접보러 오라길래 갔는데

책상 4개 있는 ㄹㅇ 쪼맨한 사무실이었고

직원 둘이 사장 하나 있었음

사장이 중년이었고 졸라 무뚝뚝했는데

그게 위협적이고 기분 나쁘다기보단

걍 나한테 관심이 없는..? 그런 느낌이었음.

그냥 어디사냐 묻고

이력서 살피더니 내일부터 나오라 함..

알겠다하고 담날 출근했더니

사장만 있었고 나보고 엑셀파일 좀 만들라고 함

근데 그게 ㄹㅇ 완전 기본적인..

함수도 필요 없는?

기억은 안나는데 그냥 기본 폼 만들거나

리스트 만드는거였음

지금도 여기가 뭐하는 회사인지 모르겠는게

진짜 회사들이 다 쓰는 그런 템플릿? 같은거였음

그리고 일반 서류 같은거..?

그거 그냥 베껴서 똑같이 만들라 함;

난 이게 제일 이상했음..

어디서 복사해온듯한 종이들을 주고

그걸 컴퓨터로 옮기라는데

컴터는 또 그리 나쁜 사양도 아님..

그거 외에 청소도 뭣도 안 시키고

사장이 나한테 말 절대 안 걸었음..

그리고 중간마다 직원 한두명 들어왔다가

뭐 만지작 거리더니 다시 나가고

사장도 한시간 있나? 그러다 걍 나감..

그렇게 일주일 정도 일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사장이 나보고 와보라고 하더니

너 일 잘하는거 같으니까 이제 돈 제대로 주겠다함

근데 당시 최저시급 6500원인가

제대로 받고 있었는데 무슨 소리지 하고 있었더니

넌 이제 우리 직원이라면서

시급을 만원으로 해주겠대;

그땐 어린 맘에 기뻐했음

주마다 현금으로 주니까.. 근데 갈수록 걍 좀 이상했음

이상하면서도 매주 돈이 생기니까

걍 가만히 닥치고 있었음

그러고 한달 지나니까

눈치도 좀 생기고 일 속도도 엄청 빨라져서

빨리 끝내버리고 사장한테

끝냈는데 뭐 하면 되냐고 물어봤더니

그럼 그냥 집에 가래;

그래서 아닙니다 다른 일을 주세요 그랬더니

나한테 인터넷에서 무슨무슨 계약서나

서류 폼 같은거 찾아서 살짝 손보기만 하래.

한번도 안 빠지고 아프지도 않고 일했는데

나중에는 개두꺼운 종이뭉치를 주면서

고객리스트를 만들라 함

보니까 걍 이면지에다가 펜으로 막 쓴 종이들인데

고객 이름이랑 번호랑 지역은 있고

주소는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고..

어느날은 남자직원이 하루종일 앉아있었는데

사장 나가고 나서 내가 슬쩍

저 근데 여기 뭐하는 회사에요..? 라고 물었더니

직원이 되게 바쁜 얼굴로

사장님께 여쭤보세요. 이러길래 걍 닥치고 일함;

그 뒤로 말한마디 안 섞었고 보기도 힘들었음

그리고 나도 그땐 걍 포기한 상태였음

중간에 사무실이 넘 창고 같고

분위기가 넘 삭막해서

집에 기르던 식물 몇개 가져오고 환하게 꾸몄는데

사장이 그거 보더니 피식 웃었는데

그게 ㄹㅇ 처음 감정보인거였고 그게 마지막임

그러다 5개월째였나

갑자기 8시? 쯤에 사장한테 전화가 왔는데

나한테 단 한번도 전화한적 없어서

개깜짝 놀래서 받음

“여보세요?” 하니까

“어, 너 내일부터 나오지 말어라”

“네?..”

“이력서에 있는 주소가 사는데야?”

“네? 네..”

“알았다”

이러고 끊음;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내가 가져다둔 식물이랑

백만원 든 봉투를 경비실에 맡겨둠..

놀라서 누구였냐고 물ㅇ보니

사장은 아니고 그 남자직원이 맡긴듯

난 갑자기 잘리고 백만원이나 주니까

당황하긴 했는데 그땐 꽁돈 생겨서 좋았음

근데 이상하게 계속 찝찝함..

아니 지금 생각해도 이상한게 한두개가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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