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냥 적당히 못생긴 20대 후반이고
내 친구는 누가봐도 존못남이다.
자기도 지 못생긴거 암
친구들 전부 못생겼는데
유독 이새끼만 거의 항상 여친이 있었고
솔로 공백기에도 그냥 엔조이로 만나는거 보면서
도대체 여자들이 저새끼를 왜 만나지 했는데
얼마전에 그 이유를 직접 목격했다.
이 친구랑 나랑 할매 맥주집가서
대충 그냥 튀김시켜다가 먹으면서
회사에서 빡친 썰 풀고 있는데
우리 옆 테이블에 여자 둘이 마시고 있었거든?
근데 그중 한명이 입 가리면서 몰래 우리보고
“진짜 못생겼다”
딱 이렇게 말하는거임
내가 피아노를 오래쳐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청력이 좋아서 아주 잘 들렸다;
기분 진짜 ㅈ같았는데
또 카톡으로 분위기 망치기 싫어서
친구한테 카톡으로
“야 옆에 단발이 우리보고 못생겼대”
이렇게 보냈음
근데 내 친구가 그거 보더니 나한테
“미안한데 잠만 있어봐” 하더니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옆 테이블로 간뒤에
의자 놓고 딱 앉더라
진짜 미친새낀가 싶었다
게다가 그때 코로나 4단계라
합석 2인 밖에 안되는데 당당히 개무시하면서
거기 쳐 앉으니까 매우 당황했음
내 머리속에는 시비걸고 싸우다가
경찰오고 아주 오만가지 상상 다 들고 있었는데
그놈이 앉아서 그 단발 여자애한테
툭 던지듯이 “저보고 못생겼다 그랬어요?”
이렇게 말하니까
그 여자도 한번 해보자 싶었는지
쏘아보면서 “네” 그러더라고.
난 진짜 이때까지만해도 ㅈ됐다 싶었음
근데 친구놈이
“내가 진짜 그렇게 못생겼어요?” 이렇게 되묻더니
“오케이, 못생긴건 내가 잘못했으니까 한잔 마실게요”
하면서 지 혼자 소주 자작해서 쳐먹더라
여자는 벙쪄서
“뭐하는 새끼지?” 하는 느낌으로 쳐다보고 있었음
그리고 한잔 먹고 친구가 되받아침
“근데 못생긴 사람한테 못생겼다고 말한것도
잘못이에요. 한잔 받아요”
하면서 여자한테 한잔 따라줌
그 여자가 피식 하더니 그걸 진짜 마시더라 진짜
그거 한방으로 험악한 분위기에서
갑자기 개뜬금 꿀잼 헌팅 분위기로 바뀜
그리고 친구가
“나 못생긴건 맞는데 좀 재밌게 못생기지 않았어요?
내가 진짜 극혐이었으면 나 쳐다도 안봤을텐데?”
막 이딴 멘트 날리니까
여자가 그냥 입막고 “ㅋㅋㅋㅋ” 이러더니 결국 터지더라
“내가 어떻게 못생겼는지 나도 알고 싶으니까
나중에 둘이서 한잔해요”
이러면서 번호따고
다시 내 앞으로 와서 착석함
아무렇지도 않게.
그러면서 다시 우리 하던 얘기 마저하는데
우리 욕했던 옆자리 단발여자는
계속 지 혼자 끆끆 거리면서 웃음 참고있고
그리고 일주일 후에
진짜 그 여자랑 연락하고 만나고 있다더라
그동안 얼굴 타령하면서
여자를 멀리했던 내가 한심해보이고
차일 때마다 후유증 남던 과거가 쪽팔렸음.
얼굴이 잘생기면 물론 유리한건 맞지만
못생겼다고 여자 못만나는건 아닌 것 같네 진짜.
남자는 자신감이랜다.
모쏠들 기죽지말고 다들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