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에서 자발적 아싸된 썰 적어봄
수능 보고 원서 넣은 뒤에
핸드폰 번호를 바꿔서
입학식 당일까지 학교측이랑 연락이 안 됐었음
그러다 엄마 통해서 연락이 닿게 됨
학회장이 엄마한테 내 번호 물어보고 나한테 전화 걺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땡땡 대학교 무슨과
학생회장 삐리리라고 하는데요~
혹시 금요일날 시간 되세요~?”
“네”
“아 그럼 그날 오틴데 참여 가능하시겠네요!”
“네 아마두요”
“그러면 금요일 아침 7시까지 어디어디로 와주세요~”
“네 근데 몇시쯤 끝나요?”
“저희 토요일날 오전 중으로 끝날 거예요~”
“아 저 그날 아침부터 알바라 못갈거같아요”
“어..저희도 다 알바 가야하는데
빼고 가는건데 어떻게 안 되시나요??”
“제가 원래 그날 알바 안 하는 날인데
대타로 한다 한 거여서 안 될 것 같아요”
“아..그래도 안 될까요?ㅠㅠ
아무래도 모두가 참석하는 오티인데
혼자 불참하시면 불이익이 있을 수 밖에 없어요..”
“네 저도 대타 해준다고 했는데
갑자기 못한다 하기는 좀 그래서요..”
“아ㅠㅠ.. 그러면 저희가 원래 오티 필참인데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불참하시게 되면
불참비를 걷고 있는데 괜찮으세요?”
“네..? 아니요..?”
“불참비 못 내신다는 건가요?”
“네”
“아..굉장히 패기로운 신입생이시네요..^^”
“네”
“왜 못내신다는 건데요???”
“제가 안 가는데 돈을 왜 내요?..”
“아 그게 저희가 원래 해당 인수로 예약을 잡은 거라
싸게 잡은건데 인원이 바뀌면
숙소도 돈을 더 내야하고
이미 산 음료나 술이나 간식들도 낱개로 환불도 안 되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받고 있어요 ㅠㅠ”
“아..근데 제가 간다고 한 적도 없는데
맘대로 결정해놓으시고 이러면 안 되죠..”
“그건 그렇지만 이미 다들 내기로 했는데
혼자서만 안 내시면 저희도 어쩔 수가 없어요”
“음 그럼 생각 좀 해볼게요”
“아니 생각이 아니라 꼭 내주셔야해요.. 내실거죠?”
“아뇨.. 솔직히 내기 싫은데요..”
“왜요??”
“제가 안 가는데 왜 돈을 내야하는지 모르겠다니까요..?”
“아..그게 아까부터 제가 설명드렸는데..”
“하 알았어여 낼게여”
“네 잘 생각하셨어요! ㅠㅠ
지금 전화로 이래서 저희가 서로를
오해하고 있을 수도 있는데
저희는 후배분들을 정말 사랑하고 아껴요!!ㅠ
저희 앞으로 잘 지내요!!”
“네”
끊음.
전화 끊고나서 주변에 물어봤는데
불참비가 어딨냐 그걸 왜 내냐
호구새끼냐 이런 말이 너무 많아서
2차전을 하기로 마음 먹음.
다시 전화할까 했는데
말빨이 넘 딸릴 거 같아서 카톡으로 보냈음
ㅡㅡㅡㅡ
불참비 때문에 카톡 드리는데요
생각해봤는데 역시 못 낼 것 같네요
인원 수를 미리 맞춰 예약했기 때문에
제가 안 가면 나머지 인원이
돈을 더 내야해서 불참비를 내야한다고 하셨는데요
이건 당연히 가는 사람이 돈을 더 내는게 맞고
제가 사전에 간다고 동의를 했다면 내겠지만,
아무 얘기 없이 정하신 후
안 오면 불참비 내야한다고 통보하시는 건
좀 아니라고 생각해요.
또, 제가 안 가면 55,000원 기준
100명이 간다 했을 때
인당 550원 정도 더 비싸질 텐데
그정도 비싸진 걸로 오티에 문제가 생긴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질 않네요
또한 그렇다고 해도,
그럼 오티를 아예 안 하는 게 맞다 생각하구요
ㅡㅡㅡㅡ
이렇게 보냄..
갑자기 전화가 옴..
전화 받으면 또 말빨에 질 거 같아서
ㅡㅡㅡㅡ
죄송한데 전화 말고 카톡으로 보내주세요
하시는 말씀이 타당하다 생각하면
저도 납득하고 아니라면 반박할 텐데
전화로는 생각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서
계속 이렇게 반복될 것 같네요
ㅡㅡㅡㅡ
이렇게 또 보냄..
근데도 끝까지 전화로 말하겠다고 계속 전화검..
하는 수 없이 나가서 전화 받았음
“불참비 못 내시겠다는 거죠??”
“네”
“그럼 학생회비도 내지 말고 과잠비도 내지마세요”
“네”
그렇게 끝남
사실상 학생회비도 내지 말고
과잠비도 내지 말고 아무것도 하지말라
즉 학교 생활 참여하지말아라 이뜻인데
뭔가 학생회한테 왕따 당하는 기분이었음..
넘 무서웠지만
아무튼 불참비를 안 내는거에 너무 만족했음
그렇게 대학 다니는 내내
나를 아무도 모르는 기묘한 아싸 생활이 시작됨.
1.일단 우리 과 애들 전부
내가 알기론 아무도 내 나이도 모름.
이름도 모르는 애 엄청 많았을듯.
(여초과라 나 같은 남자애가
있었단 사실은 대부분 알고 있었을듯)
2.학교에서 무슨 선배랑 술 먹는다,
체육대회 응원한다 뭐 한다 하면서
단톡에다가 필참이라도 난리를 쳐도
당연히 개무시하고 그냥 안 감ㅎ
또 학생회장이 이런거 참여 안하면
뭐라한다고 들었는데
나는 저기 전부 안 갔는데도
다들 아무도 관심없고 아무말도 안함
오히려 갔으면 왜 왔냐고 했을거 같음;
3.한 번은 체육대회 단체티를 맞춘다고
옷 사이즈를 말하라고 함
근데 난 당연히 아싸답게 말 안 했음
그리고 며칠 지났나?
사이즈 알 만한 사람들 명단이라면서
사이즈 말하라고 단톡에 올라옴
근데 분명히 나도 말 안 했는데
명단 아무리 찾아봐도 내 이름이 없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ㄹㅇ 없는 사람이었음..
4.아니 뭔가 더 쓰고 싶은데
학교 애들이랑 한 마디도 안 해봐서
진짜로 더 쓸게 없음
이게 내 대학생활 전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