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준비 하다가 돈 문제로 6년 연애가 끝나버린 커플..

  • Post author:

저 26살이고 남자친구는 28살이며

올해 6년째 연애중입니다

오래 만난만큼 서로 확신도 있었고

이제 결혼할 때가 됐다 싶어서

3달 전부터 진지하게 계획 중이었는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2달 전에 부모님들 모시고

상견례 비슷하게 식사자리 마련했었고

두 쪽 다 긍정적으로 봐주셔서

결혼날짜 잡고 예식장 잡고

신혼여행 등등 여러가지 계획을 세우는 중에

한번도 의견이 부딪힌 적이 없었는데

돈 문제로 충돌이 생겼습니다

남자친구는 경력직에 종사하고 있고

월 320에 보너스 꼬박꼬박 나오구요.

저는 마케팅 부서에 있고

경영과 졸업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초봉 180~210 정도 받습니다.

앞으로 월급은 꾸준히 올라갈 예정이고

아무튼 저흰 한달에 500정도 되는

여유 있는 돈이 생깁니다.

그래서 저축할 돈을 빼고

낭비하지 않고 쓰면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문제는 남자친구는 제가

결혼하고 3년 안에 애를 낳길 원한답니다.

저도 그 문제는 별 반대하진 않았고

출산 후에도 맞벌이를 원한다해서

역시 그 문제도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근데 돈을 남자친구가 전부 관리하고

생활비를 준다고 해서

무슨 소리냐고 하니까

한달에 100만원씩 주면 되지 않냐고 하길래

생활비 기준이 자세히 뭐냐 물어보니

식비, 세금 등등

전부 100만원에 포함한다고 하더라고요.

아니 말이 되냐고

애기 낳으면 기저귀값 분유값만 생각해도

모자를 거 뻔히 보이는데

둘이 500 이상 벌면서

그정도로 허리띠 졸라매야 하냐고

나머지 돈은 뭐할거냐 물어보니

100은 생활비로 쓰고 50은 본인 용돈

나머지 350 이상은 자기 엄마한테

몽땅 다 드린다고 하더라고요

순간 그 말 듣고 어이가 없어서

지금 얼마나 말 안되는 소리 하는지

알고 하는거냐고 하니까

할말 없는지 얼버무리네요;

남자친구 말대로 100만원으로 생활할 수 있죠.

하지만 아기 낳고 나서도

100만원으로 생활하는 거면 얘기가 다르고

뭐 거기까진 나름 이해한다 쳐도

근데 우리 돈을 왜 어머님을 드리냐?

이러니까

자기 어머님이 투자를 잘한다고

주식? 펀드를 옛날부터 잘하신다는 둥

맡기면 우리는 무조건 이득이라고 하길래

나는 그런 쪽에 관심도 없고

애초에 생각해본 적도 없다고 하니까

자기 엄마가 아들 돈인데

날려먹을 사람으로 보이냐고

맡겨만 놓으면 두배 세배가 불어날텐데

안 맡길 이유가 뭐냐고 하길래

그럼 오빠는 나를 못 믿어서

나한테는 돈을 안 맡기는 거냐

애초에 맞벌이 하자면서

오빠는 왜 용돈 50 가져가고

나는 없는거냐 했더니

생활비 남은걸로 쓰면 되지 않냐고

그냥 엄마가 돈관리를 잘하니까 맡기는건데

왜 이렇게 예민하냐고

니가 우리엄마 못 믿는거 아니냐고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나오더라고요;

순간 욱해서

그냥 생활비 빼고 나눌건 나눠서

우리집 너네집 공평하게 맡기자 했더니

자기 어머님은 귀가 얇으셔서

이것저것 잘 사시잖아 낭비야.. 이러길래

거기서 또 욱해서

부부가 되면 우리가 벌어오는 돈은

우리 선에서 해결했으면 하는데

그러지말고 매달 용돈을 챙겨드리자고 했더니

그건 죽어도 싫다고

자기 엄마한테 돈 맡기는게 맞답니다

제가 부모님 용돈 안 드리자는 것도 아니고

얘기하다가 감정이 격해져서

그러면 그냥 월급 각자 쓰자고

나는 내가 벌어온 돈 어머님한테 드리기 싫다

용돈은 내가 챙겨드리겠다

오빠 돈은 어머님한테 드리는거 터치 안하겠다

내 돈은 내가 알아서 하겠다 하니까

저보고 이기적이게 나오지 말랍니다;

이럴거면 왜 결혼하냐고

그냥 연애만 하면서 각자 더치페이하지

결혼 하는 이유가 뭐냐고 물어보길래

부부면 부부사이의 일은

우리 선에서 해결하는게 맞다

어머님한테 돈 다 맡겨뒀다가

혹시라도 잘못되면 어떻게 감당할거냐 했더니

아니 무조건 이득이라니까

이득 보는 짓을 왜 안 할거냐고

도대체 저를 이해를 못합니다;

그 후로도 설득을 계속 했는데

150만원 이상은 무조건 어머님 통장으로 넣을거고

더는 양보할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번 돈을 왜 다 시집으로 넘겨아하나요

이해가 안갑니다

후기

댓글 하나도 빠짐없이 읽어봤습니다

역시 아닌건 아닌거고

제가 이상한게 아닌 것 같네요.

그래도 6년이란 세월을

말 한마디로 끝내기가 쉽지 않았고

오늘 퇴근하고 얘기해서

잘 풀어볼 생각에 같이 술한잔 했는데

여전히 똑같은 말만 반복했고

술 먹다가 욱해서 택시타고 그냥 집에 왔습니다.

집 도착해서 휴대폰 보니 카톡으로

나는 니가 이해가 안된다

두배 세배로 충분히 불려질 수 있는 돈인데

나중에 못 받을까봐 그러냐는 둥

개소리를 길게 적어놨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바보처럼

니 집에 돈이나 갖다바칠려고

비싼 등록금 내고 졸업하고 취직한거 아니고

니가 어머님한테 돈 드리듯

나도 우리 엄마 돈 드리고 싶다고

힘들게 번돈 주식이니 뭐니

그딴곳에 쓰기 싫다고

무조건 이득보고 돈이 불려지면

너네 집 자산이 수십억은 돼야

납득이라도 가지 않겠냐고 했더니

일단 화난 것 같으니 나중에 얘기 하자길래

그냥 됐고 결혼 얘기 취소할거고

이렇게 얼렁뚱땅 결혼 했다간

절대 안 행복하고 미래 힘든 모습 보인다고 한 뒤

그 뒤로 연락 절대 안 받고 있습니다.

전화 미친듯이 오더니

지금은 좀 잠잠해졌네요

진짜 우울하네요

후기2

추가로 달린 댓글 하나도 빠짐없이 읽고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이 사람이랑은 절대 결혼 안할겁니다.

방금 전에 부모님 모시고

회사 근처에서 같이 식사했습니다.

엄마 아빠한테 결혼 다시 생각해보고 싶다

오빠랑 얘기하다가

결혼 못할 정도로 의견 충돌이 생겼다고

자세하게 말씀을 드렸고

엄마는 화가 나시고

아빠는 내 딸래미 고생해서 키웠는데

남의집 가서 눈치나 보게 하려고

26년 세월 이쁘게 키운거 아니라며

결혼 하지말라고 하셨습니다.

진짜 울컥하네요.

오늘 만나서 헤어지자 하려고

만날 약속 잡으려고 전화했더니

근무 중인지 전화를 안 받길래

카톡 보내놨습니다.

저녁에 연락오면 그때 다시 후기 올리겠습니다.

후기3

오빠 만나고 집에와서 글 씁니다.

일단 만나자마자

오빠 나는 결혼할 생각 아예 없어졌고

결혼 파토 내겠다는 생각 하고 온거니

설득할 생각 하지말고

오빠랑 대화를 해볼 생각도 없다

그냥 우리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6년 사겨놓고

헤어지는 이유가 돈이냐 이런 여자였냐

돈 하나에 사람이 이렇게 변하냐 이러더라고요

대화 안 하려다가 다시 충분히 설명해줬습니다

뭔가 크게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나는 오빠랑 살면서

쓰게 될 돈 하나도 아깝지 않고

우리 둘이 부족하지 않게 벌면서

100만원으로 생활해야 하는 것도

나머지 돈을 다 저금한다고 해도 이해가 안가지만

그 돈을 어머님 다 드린다니 더 이해가 안간다

거기다 저축 목적으로 맡기는 것도 아니고

주식에 펀드에

난 그런거 뭔지 전혀 모르고 관심도 없다

근데 주식으로 망했다는 사람 얘기를

수도 없이 많이 들었고

전문가들도 잘 못한다던데

집에서 살림하시는 어머님이

그걸 어떻게 두배 세배 불리냐

매달 용돈 챙겨드리는 걸로 얘기 끝내려해도

오빠가 단호하게 싫다했으니

나도 오빠랑 대화해볼 생각 전혀 없다

말이 안 통하니 그냥 헤어지자 했습니다.

그러니까 무작정 미안하다 알겠다

잘못했다 하면서 빌길래

됐다고 생각 변할 일 없고

6년동안 고마웠고 잘 지내라 했더니

울고불고 하는거 꼴보기 싫어서

헤어진 걸로 알겠다 하고 먼저 일어났습니다.

잡을 줄 알았는데 잡진 않았고

집에 오는 길에 어머님한테 전화가 오더라고요

받았더니 넌 뭐하는 애냐고 하시길래

네? 라고 했더니

넌 우리가 돈을 빼돌리는 것처럼 말을 하니 마니

어른들이랑도 다 얘기가 됐는데

그딴 식으로 혼자 결혼을 안하겠다 마니

야단을 치시길래

그냥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하다가

마지막에 부모님 얘기 들먹이시길래

욱해서 몇마디 대들었습니다.

전화 끊고 화나서 오빠한테 전화해서

어머님께 말씀 드렸냐 했더니

그럼 어쩌냐

내가 아무리 설명해도 대화가 안 통하는데 하길래

어이가 없어서

다시는 연락 하지말아달라고

어머님 아버님 전화 이제부터

절대 받지 않겠다 하고 끊었습니다.

방금 전까지도 계속 카톡오고 전화오고해서

차단까지 한 상태인데

이젠 저희 부모님 폰으로도 전화가 옵니다.

후기4

오늘도 짧게 글 남깁니다.

어제 글쓰고 바로 잠들었는데

카톡 분명히 차단했었는데

오빠가 탈퇴하고 다시 카톡 보냈는지

밤새 카톡 100개 이상이 와있네요;

절반 이상이 저 깨울려고 한건지

이응 투성이고

나머지는 읽어보니 미안하다

다시 얘기하자 다시 상의하자

너 말대로 월급 따로 쓰자 등등이었고

마지막에는 아침에 집 앞으로 갈테니

얘기 좀 하자 이렇게 오고

더이상 카톡 안 왔네요.

어제 동생 폰으로까지

하루종일 연락와서 동생도 차단해놓은 상태이구요.

일단 출근 때문에 나중에 다시 글 쓰겠습니다.

후기5

후기가 점점 길어지네요

죄송합니다.

오빠 만나고 한시간 전쯤에 집와서 누었는데

생각 진짜 많아지네요.

저녁에 퇴근하고 집 갔더니

집앞 쓰레기장 의자에 앉아있더라구요.

모르는척하고 지나가니까

붙잡고 마지막으로 얘기나 하자길래

근처 카페로 갔습니다.

마음 돌릴 생각 없냐고

6년 세월 돈 문제 하나로

하루만에 이렇게 마음이 바뀔 수가 있냐고

너 원하는대로 다 해줄테니

제발 마음 좀 풀라고 하면서

사람 많은 카페였는데 울고불고 무릎까지 꿇었습니다.

진짜 부끄럽고 짜증나서

이러지 좀 말라고 좀 일어나라고 하니까

마음 돌린다고 할 때까지 안 일어날거라고

고집 피우고 다리 잡고 늘어지고

옆에서는 동영상 찍히고

진짜 짜증나서 죽는 줄 알았네요.

다리 잡는거 뿌리치고

계단 내려가는데 또 쪼르르 따라와서 잡는데

헛발질해서 넘어지기까지 했습니다.

다친건 아니지만

이젠 진짜 정이 다 떨어질 대로 떨어져서

딱 잘라서 말했습니다.

그만하라고

나도 6년 세월 이렇게 잘라내기 힘들다

근데 아닌건 아닌거다 했더니

그러면 잠깐 생각할 시간이라도 가지자 하길래

싫다했습니다.

연락하지말고 번호 바꿀거라니까

아무 말도 안 하고 질질 울길래

그러든 말든 카페 나왔습니다.

뒤에서 쫓아오는 것도

단 한마디도 안 받아쳐주고 집에 왔고요.

카톡으로 생각하고 전화해달라길래

읽고 차단했습니다.

솔직히 흔들리기도 합니다.

저도 6년이란 세월을

아무리 정이 떨어졌다 하더라도

한번에 정리하기는 힘들고요.

잠도 안오고 착잡하네요.

마지막 후기

아마 이게 마지막일거 같네요

2시간 전에 술 진탕 먹고

1층에서 난리를 폈는지

경비 아저씨한테 호출이 왔더라구요

내려가서 미쳤냐고

왜 이러냐 했더니 말도 제대로 못하고

사랑한다니 결혼하자니

주민분들 창문 열고 다 구경하시고

대단지라 사람도 많았는데

혼자 힘으로 감당이 안돼서

자던 동생 깨워서 좀 부축해달라고 하고

택시 태워보낼려 했는데

길바닥에 누워서 질질.

결국 경찰까지 불렀습니다.

방금 전에 집에 들어왔구요.

아버지가 화가 나셔서

오빠 만나러 가려던거 겨우겨우 말렸습니다.

아까 전부터 어머님 전화오시는 것도

한통도 안 받았는데

경찰서에서 어머님 쪽으로 연락이 갔네보네요.

출근해서 번호 바꿀 생각입니다.

솔직히 흔들린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완전하게 마음 정리 했습니다.

앞으로 후기 올려봤자

전부 매달리는 이런 글 밖에 안 될 것 같아

이 글을 마지막으로 올립니다.

조언 많이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결혼은 정말 현실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