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랑 신랑은 오랜시간 연애하지 않았습니다.
1년 정도 연애하고 결혼했고
신랑에게 20년지기 친구들이 있다는 얘기는
연애할 때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신랑은 대학교 때문에 경기권으로 올라온거라
고향 친구들은 차 타고 2시간 거리에 있었고
연애하면서 말로만 들었지
실제로 다 같이 만나본 적은 없었습니다.
아무튼 결혼식날 처음 보게 되었는데
신랑이 항상 얘기 했던 불알 친구 5명이 아니라
식장 당일에 4명 밖에 안 왔더라구요.
그래서 나중에 물어봤더니
한명이 여자친구랑 헤어져서
전날 술을 엄청 마신 뒤 속병으로 못왔답니다.
저희 남편도 꽤나 서운해 하는 눈치였고
뭐 개인적인 사정이니
저는 그러려니 하고 크게 신경 쓰지도 않았습니다
그렇게 여전히 별 다른 연락하지 않고 지냈는데
신랑 친구 중에
유독 저를 챙겨주는 친구가 한명 있었고
그 친구 분이 제 SNS를 보고
제 친구가 마음에 든다며 소개 시켜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냥 진지하게 보다는
서로 아는 지인 사이로 지내라며
저도 친구한테 이야기하고 소개 시켜줬는데
그 뒤 한달 쯤 지나서
친구한테 그 오빠 좀 이상하다면서
답장 안 해도 되냐고 연락이 왔더라구요.
그래서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서로 연락하고 지낸지 이틀도 안돼서
진짜 이상형이다, 밤이 너무 외로웠다.
등등 이런 선 넘는 얘기를 자주 했고
제 소개로 연락하고 지내는거라
함부로 대할 수도 없고
이걸 또 저한테 말을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다가 이야기 한거라더라고요.
둘이 얼굴을 본 것도 아니고
또 친구의 와이프 친구인데
조심성 없이 대했다는거 자체로도
제가 민망하고 짜증나서 화도 났습니다.
친구한테 바로 사과하고
그냥 연락 씹으라고 이야기 한 뒤
그 사건도 그냥 조용하게 지나갔었습니다.
그 후 제가 임신을 하게 되었고
모든 사람들에게 축하를 받으면서
시간이 흘러 예쁜 딸을 낳았습니다.
그런데 출산 소식을 듣고
신랑 고향 친구들이 올라오겠다고 했답니다.
출산해본 엄마들은 다 알겠지만
애기 낳고나면 힘 잘 못줘서
얼굴도 팅팅 붓고 핏줄도 다 터져있고
땀은 땀대로 흘리고 씻지도 못하고 피비린내에
부모님한테도 보이기 싫은 그런 모습이고
한참 몸조리 해야할 때인데
저는 나중에 씻을 수 있고
이런 추한 몰골이 아닐 때 만나도 되는건데
굳이 출산 당일날 오겠다고 하길래
이거 때문에 애기 낳자마자
신랑하고 티격태격 했습니다.
신랑이 하는 말은 친구들한테
나중에 오라고 이야기를 했는데도
첫조카 봐야한다고
막무가내로 오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 후 신랑 친구들 5명이 오자마자
저한테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제수씨 살 엄청 많이 찌셨네요 ㅋㅋ
결혼식때 제수씨 어디갔어요?”
라면서 선을 또 넘는 장난을 치더라고요
지네들끼리 히히덕 거리고
거기다가 이것도 기념이라고
같이 셀카를 찍자고 하질 않나
빈손으로 와서 듣기 싫은 소리만 떠들어대는데
거기서 신랑이 친구들한테 하는 말이
“축의금도 안한 새기들이”
라며 뭐라뭐라 이야기 하더라고요
(저는 신랑한테 따로 축의한 줄 알았는데
물어보니 천원 한장 안 냈답니다.)
그리고 출산한 날이라
그 자리에 저희 친정 부모님, 시부모님도 다 계셨는데
친정 엄마는 아무말도 못하시고
눈치 있으신 시어머니가
니네 나가서 떠들으라고
지금 애 낳은지 얼마 안된 산모 앞에서
시끄럽게 떠들지 말라고
니들끼리 이야기 다 끝나면 그때 들어오라고 하니
그제서야 알겠다며 나가더라고요
그렇게 신랑 친구들 나가고
아무 죄 없는 시어머님이
죄송하다며 저한테 사과하셨고
간호사 선생님이 애기 수유하는 방법
알려주시겠다며 아기를 데리고 오셨고
저희 친정 아빠랑 시부모님은 문 밖으로 나가셨습니다.
그렇게 가슴 내놓고
간호사 선생님이 가슴 마사지 해주시면서
수유 하는 방법을 알려주시는데
갑자기 문을 벌컥 열고
신랑 친구들이 담배냄새 폴폴 풍기면서 들어오더라고요.
(참고로 저희 신랑은 술담배 안해요;)
간호사 선생님이 그거보고
“수유 중입니다 나가세요” 이야기 하니까
밖에 추워서 잠바만 가지고 나갈게요 하면서
막무가내로 들어오더라고요
근데 진짜 너무 수치스럽고
가슴 다 꺼내놓고
애기 수유하려고 마사지 받고 있는데
진짜 기분 더러워서 그냥 울었습니다.
거기서 친정 엄마는 신랑편 든다고
알고 들어온 것도 아니고 모르고 들어왔고
날 추워서 잠바만 가지고 가겠다는데
뭘 울고 있냐면서
그리고 내 쪽 쳐다도 안 봤다면서
엄마가 애기 젖먹이겠다는데
그게 창피하냐고 들으라는 식으로 이야기 하는데
간호사 선생님이 저 달래주시고
진짜 기분 뭣 같았습니다
그 후 신랑한테 카톡으로
니 친구들 다 집에 가라고 하라고 보냈더니
“알겠어” 라고 하고 들어오더라고요.
오자마자 저딴 것도 친구라고 사겼냐고
니 수준도 저것 밖에 안되냐고 하면서 싸웠습니다.
자기 친구들도 생각 없는거 아는데
자기가 한소리 했다고 미안하다고
울지말라고 달래주고
속으로 진짜 신랑 친구들이고 뭐고
욕 갈겨버릴까 수십번은 고민했습니다
신랑 저보다 2살 연상이고
올해 나이로 29살 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야기는 작년 이야기였고
뭐 그날 이후로 전 신랑 친구들 볼일도 없었고
SNS도 탈퇴한 척 흉내 좀 내면서
싹 다 차단해버렸었습니다.
신랑이랑 고향으로 내려가지 않는 이상
친구들 볼일도 없어진거죠.
근데 저희가 큰집으로 이사를 하면서
친구들이 집들이 안할거냐고 연락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당신 친구들
먹일 쌀이 아깝다고
집에 초대하고 싶은 생각 없으니까
절대 부르지 말라고 했습니다.
근데 신랑이 집들이를 왜 안하냐고 화를 냈고
신랑이랑 일주일을 미친듯이 싸웠습니다.
친구들한테 이미 오라고 이야기 했는데
지금와서 오지 말라고 하면 뭐가 되냐길래
아니 그걸 왜 당신 맘대로 결정하냐
집에 오면 밥은 내가 하는데
그럼 당신이 집들이 다 준비하라고
큰소리 오가고 난리도 아니었고
얼마나 크게 싸웠으면
옆집에 혼자 사시는 할머님이
걱정 된다면서 오실 정도였습니다.
그 후 진지하게 생각을 해봤는데
제 친구들도 집들이라 부르는데
신랑 친구들은 못 부르게 하는 것도 좀 그렇고
오게 되더라도
나는 자리에서 빨리 빠져있을 생각으로
진짜 마지막으로 한번만 참자 생각해서
신랑한테 그냥 부르라고 말했습니다.
대신 진짜 눈에 꼴뵈기 싫은 짓하면
쫓아내버릴 거라고 했더니
발로 차도 상관 없다면서
저한테 진짜 고맙다고 했었고
친구들이라 해봤자 3~4명만 올거 같다고 해서
그에 맞게 장을 봤습니다.
저희가 집에 식구가 없다보니
수저셋트나 밥그릇 국그릇도
4개씩 밖에 없어서 친정집에 가서 2개씩 빌려왔습니다.
큰상도 따로 빌려왔고요.
그리고 토요일 5시쯤 도착한다해서
그에 맞게 식사준비도 다 끝내놨는데
6시가 되어도 안오고
7시가 되었는데도 안 오더라고요;
그래도 오늘 하루는 내가 이해하기로 했고
참기로 했으니까,
뭐 오는 길에 차가 막혔을 수도 있고 참았는데
결론은 9시에 도착을 했습니다.
해놓은 음식들은 당연히 다 식었고
전자렌지에 미친듯이 돌려야했습니다.
근데 진짜 얼 빠지게 하는 일은 따로 있었는데
지들 여자친구까지 데리고 왔습니다.
친구 4명에 여자친구 2명
총 6명.
그 둘은 만나본 적도 없고
저 또한 그 여자친구들을 만나본 적도 없으며
신발장에서 웬 여자 둘이 있길래
누군가 했더니 여자친구들이라 하더라고요.
(나중에 알고보니 여자친구들
퇴근 시간 기다린다고 늦게 도착했답니다)
진짜 얼 빠져서 3초는 멍하니 쳐다만 봤습니다.
여자친구는 집에 초대한 적도 없고
온단 얘기도 없었고요.
“안녕하세요” 인사하고
무언갈 바란건 아니지만
역시나 집들이라고 초대한 집에 빈손으로 왔고요.
위에 말했듯이
수저나 그릇이 넉넉치가 않아 모자란 상황이 왔고
다들 배고프다 징징 거리면서
음식이 차다 이것도 렌지에 돌려달라
여자친구란 인간들은
자기 샐러드에 들어간 이 드레싱은
별로 안 좋아한다 입맛에 안 맞다는둥
남 신혼집에 와서
“자기야 먹여줘” 하면서
먹여주고 받아먹고 개ㅈ랄을 그냥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졸지에 제 밥그릇은
친구 여자친구가 차지하고 먹고 있었고
“제수씨 물 좀 주세요”
“국 좀 더 주세요”
“고기 더 없어요?”
하면서 자기네들끼리 쪼잘쪼잘 떠들면서
저한테 이것저것 시켜대고
게다가 저는 애까지 보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저희집에 애기 장난감이 많이 있는 편인데
그걸 보더니 자기네들끼리
“야 이거 내가 나중에 가져간다”
“우리 결혼해서 애 낳으면 찜 ㅋㅋ”
하면서 매사 행사 때마다
빈손으로 오던 놈들이
우리 애기 장난감이나 용품들 보면서
서로 지네들 꺼라고 찜찜 거리면서 있더라고요
여자친구란 것들은
“자기야 난 저 토끼인형 너무 귀엽다 사줘” 하는데
대답 하는 꼴은
“애꺼 뺏어가 ㅋㅋㅋ 너가 이겨”
이딴 수준 없고 생각 없는 대화하고 있고
애기가 저녁 9시~10시 사이에 자는데
졸리다고 잠투정 하면서 우는대도
“애가 진짜 까칠하네요~ㅋㅋ”
하면서 그와중에도 이거달라 저거달라
근데 생각없는 신랑은 시간 늦었으니
오늘 우리집에서 자고
내일 가라고 하고 앉아있고
열 받아서 앉아있는 신랑 등을 발로 쎄게 차버렸더니
상황파악이 됐는지 다들 순간 조용해지더라고요
진짜 그동안 열 받은게 한순간에 폭발할거 같아서
방으로 문 크게 닫고 들어왔습니다.
그 후 뒷따라 신랑도 들어왔고
저보고 왜 그러냐고 따지더라고요
그래서 생각 없는건 니나 친구들이나 똑같고
친구 끼리끼리 사귄다는데 맞는 말이라고
지금 상황파악 안되냐고 하면서
친구들 들으라는식으로 큰소리로 얘기했습니다.
신랑은 자기 친구들 듣겠다고
작게 이야기하라고 하고
대체 뭐가 문제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당신이 제일 잘못된거 아니냐고
빈대들 당장 집으로 꺼지라고 하라고
아니 남에 신혼집에 늦게와서 뭐하는거냐고
그럼 자고 가겠다는거 아니냐고
여자친구들은 뭔데?
우리집이 뭔 모텔이냐? 했더니
저보고 말이 너무 심하답니다.
그래도 말은 가려서 해야 하는거 아니냐고
애기는 울고불고 난리가 났고
거실도 조용한거 보니까
우리 이야기를 들은건지 뭔지
내가 친하다면 말도 안하는데
얼굴 한두번 보고 나한테 이렇게 행동하고
말 저딴식으로 하는 것도 이해 안되고
자기네들은 우리집에 뭐 해준것도 없고
축의금 조차 안 냈으면서
(뭘 바란건 아니지만 예의란게 있다 생각합니다)
바라기만 한다는건 진짜 그지근성 아니냐고
하다못해 애기 내복을 하나 사오기를 해
애기 낳았다고 수고했다고
단팥빵 하나를 사오기를 해
이사했다고 얻어처먹으로 오지
누구 하나 두루마리 휴지 하나 들고온 인간 있냐고
내 친구들 모태솔로인 애들도
눈치껏 다 행동할 줄 아는데
당신 친구들은 대체 뭐냐고 큰소리로 얘길했습니다.
물론 제가 신랑 친구들 다 있는데
조근조근 이야기 하지 않고
화낸건 백번 잘못한 일이긴 하지만
후회는 하지 않으며
전 제 신랑 친구들이 저런 인간들이랑
친하다는 사실도 너무 싫고
같은 부류의 인간이란 것도 너무 싫었습니다.
연애하는동안, 결혼생활 하는동안,
단 한번도 싸운 적이 없었는데
친구들 이야기 나오거나 친구들 관련될 때마다
항상 싸워서 그게 더 싫어진 것도 있습니다.
그 후 신랑이 알겠다고
집에 가라고 하겠다고 했고
나가더니 미안한데 2차는 나가서
자기가 술 사겠다고 하면서 다 데리고 나가고
저는 애기 재우면서 진짜 미친듯이 울었습니다.
그렇게 잠들었는데
신랑은 언제 들어왔는지는 모르겠고
애기 방에서 자고 있더라고요
이게 지난주 토요일날 있었던 일이고
저희는 지금까지 한마디 대화도 안하는 상태입니다.
처음엔 신랑이 아무일 없었다는 식으로
저한테 말 한마디 한마디 걸던거 제가 무시했더니
그 이후론 말도 안 거네요.
아 위에 빼먹은거 있는데
저희 애기 돌잔치 했을 때도
빈대 다섯이 와서 돈 한푼 내지 않고
밥만 먹고 갔습니다.
거기다가 더 화나는건 이벤트 상품 중 하나가
빈대 친구 한명이 되었다는거.
진짜 아까워 죽겠습니다.
+추가
추가로 조금만 더 쓰겠습니다.
신랑 군대 동기나 대학교 친구들은
지극히 예의 바르고 착합니다.
저희 시부모님도 어머님이 선생님이시고
아버님도 대기업임원이시고 좋은 집안입니다.
저희 신랑도 대기업 사원이구요.
시부모님 두분 다 인격도 정말 좋으시고
생각도 매우 깊으신 분들입니다.
배려심도 최고이시고요.
같이 일하시는 직장 동료들도 정말로 좋은데
고향 친구들만 딱 그럽니다.
저희 신랑 어디가도
축의금, 부조금 당연히 하는 편이구요.
연애 했을 때도 결혼해서도 싸웠던 적 없습니다.
저도 제가 예의 없는 사람
너무나도 싫어하기 때문에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친구라는데,
고향 친구들을 보고 정말 실망 많이 했습니다.
솔직히 이게
이혼할 정도의 일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더 미치겠습니다.
그냥 고향 친구들이랑
정말 어울리지 않았으면 하는게 유일한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