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작년에 혼자 축구 직관 혼자 갔을 때
옆자리 아저씨랑 친해진 적 있는데..
인생에서 만나본 사람들 중에 제일 외향적이었음..
경기 시작 전에 잠깐 엄마랑 통화하는데
내가 “아 어어~ 나 혼자왔지
얘기할 사람 없긴한데 잘 놀다갈게! 걱정마”
뭐 이런 얘기하다가 끊었는데
갑자기 그 옆자리 아저씨가
“학생 혼자 왔어요????” 이러는거임
그래서 아 네네 이러니까
요즘 젊은이들은 진짜 용감한 거 같다고
혼자 이런 곳도 오고 잘 다니는 거 보면
부럽다고 그러는거임
그래서 “아 네..” 하면서 어색하게 웃었는데
자기는 와이프랑 왔다고
갑자기 와이프분 소개시켜주시길래
존나 어색하게 인사하는데
아저씨가 와이프한테
“학생 혼자왔대. 기특하지않아?”
이러더니 아주머니가 갑자기
“어머머 혼자 왔어요??? 아이구 빈손이네!”
이러면서 냅다 태극기 내 손에 들려주심..
그러더니 “흔들어요 흔들어!!!
그래야 전광판에 잡히지!!” 이러면서
막 흔드는 시늉하시길래 냅다 흔들었음..
그리고 또 어디 사람이냐길래
“저 경주 사람이요..” 이러니까
또 막 “어이쿠야 우리 포항사람이에요!!!
가까운데 사네!!! 어떻게 왔어요 버스타고!?!?”
이러시길래 네네 이러고..
집에 돌아갈 때는 어떻게 가냐고
애기라서 부모님이 데리러 오시냐길래
아 갈 땐 그냥 택시타고 가려구요..하니까
“아니 택시비가 얼만데!!! 우리 차 타고가!
어차피 가는 길인데!” 이러시길래
아 아뇨 괜찮ㅇ..하는데
갑자기 선수단 소개해버려서 내 목소리가 묻힘..
그렇게 경기 끝나고
걍 인사하고 가려고 하는데
“손흥민이!! 손흥민이 인시하러 올텐디!!”
이러면서 나 막 앞으로 끌고가서
손흥민이 한바퀴 빙 돌면서 인사하는거 보라하고
“태극기!! 태극기!!” 이러시길래
아까 쥐어주신 태극기 흔들면서
손흥민 인사하는거까지 싹 다 보고 감..
그리고 진짜 가려고 하는데
“어디가 어디가 내 차타구 가요!” 이러셔서
아 정말 괜찮다고 거절하니까
차비가 얼마냐면서
우리 이상한 사람 아니라고
강아지 키운다고 막 그러길래
내가 아.. 이러니까
아니 진짜 4마리나 키운다고
진짜 딸 같고 걱정되서 그런다고 그러길래
어쩔 수 없이 따라나갔는데
가는 길에 배고프지 않냐고 그러시더니
뼈해장국도 사주심..
기 빨려서 뼈해장국집 이름도 기억 안남..
사람 개많았음
그리고 진짜 집 앞까지 태워다주심..
첨에 아주머니께서
“주소 찍어요!” 이러셨는데
아저씨께서 일단 부모님한테 전화 걸어서
전화 좀 바꿔달라더니
축구 보다가 만난 아저씨 아줌만데
딸래미 태워다드린다고 걱정말라고
강아지도 키운다고 하면서
엄마랑 통화까지 하고 자기 번호까지 알려주심..
그렇게 집에 가는 내내
축구는 어쩌다 혼자 왔는지,
면허는 있는지, 강아지 좋아하는지,
뭐 그런거 대답하다가 집에 왔음..
그리고 아저씨 아주머니가
포항에서 횟집하니까
회 먹고싶으면 전화하고 오라면서
명함까지 주고 가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