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우리집이 초등학교 6학년까지
친척들 전부 모여사는 서울에서 살았었는데
내가 사촌 여동생을 잘 챙기기도 했고
사촌 여동생도 나만 졸졸 따라다니고 그랬었음
당시 사촌 여동생이랑 같은 초등학교에 다녔고
동생은 4학년이고 내가 6학년이었는데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는데
아침에 학교에서 우유 나눠주면
애들이 흰우유는 잘 안 먹어서
제티를 꼭 타야 잘 먹고 그랬었는데
여동생도 흰우유를 좋아하던 애가 아니라서
여동생 제티 안 가지고 왔을까봐
갖다주러 친구랑 여동생 교실에 갔었음.
갔는데 반 애들이 여동생 세워두고
단체로 놀리면서 밀치고
넘어뜨리고는 실내화로 밟는걸 목격함
평소에 잘 웃고 티를 안 내던 애라 전혀 눈치 못챘는데
동생이 반에서 왕따 당한다는 걸 그때 알게 됨
순간 눈 돌아서 우유 담는 상자 들고
동생한테 발 대고 있던놈
머리통 후려쳐서 쓰러트리고
의자 들어서 미친듯이 후려침
그리고 옆에 있던 놈들도
화분 같은거 들어서 전부다 다 까버림
친구가 옆에서 계속 말려서 정신 차렸는데
걔네들 전부 비명 지르고 있고
난리나니까 여동생 담임이 뛰어왔는데
그때 기억엔 담임이 오자마자
피범벅 된 나 보고는 움찔했던 것 같음
좋게는 절대 그냥 못넘어갔고
심각한 일이라 치료비 물어주고
나는 강제전학 가는 조건으로 끝남
그때 우리 부모님이 매우 엄하셔서
집에가면 진짜 난 죽겠구나 생각했는데
아버지가 딱히 별말은 안하셨고
잘했다 이 한마디만 하시고는
그날 우리집 고깃집 가서 외식함
엄마는 그냥 살던 고향으로 가자고 해서
어릴 때 잠깐 살던 지방으로 다시 이사오게 됨
당시 우리집이 잘 살던 집이 아니라서
여동생 괴롭힌 애들 머리 터진거
우리 부모님이 치료비 어떻게 물려주신건지 궁금해도
내가 사고친거라 눈치보여서 물어보질 못했는데
나중에 어른되고 알고보니
치료비는 이모가 전부 다 물어줬다함
이모집이 잘 살았었음
그래도 다행인건 사촌동생은 그 일 이후로
당당하게 다 이겨내고
공부도 열심히해서 대학도 좋은데 가고
친구도 많이 사귀고 밝게 잘 컸음
얼마전에 결혼도 함
근데 서울 살고 있는 엄마 쪽 친척들이
지방에 유일하게 떨어져 살던 우리한테
할아버지 유산 덜 주려고
뒤통수 친거 알고 몇년 전에 연 끊음
근데 사촌동생은 아직도 나한테
일주일에 한번은 별일 없어도 전화 꼭 함.
이모가 동생한테 우리 집안이랑 연락하지 말라고 했다던데
걍 무시하고 나한텐 연락 꼭 함
만나면 나만 졸졸 따라다니는데
나한테는 동생이 다 컸어도 아직도 강아지 같고 그럼
작년에 결혼식 청첩장도
자기 부모님보다 나한테 먼저 주는거라고 먼저 보내줌.
결혼식에 자기 부모님 신경쓰지말고
혼자라도 꼭 와야된다고 하길래 갔는데
그냥 이쁘게 잘 커줘서 다행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