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예 단골 손님한테 번호 따여버린 편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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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이랑은 내가 편의점 알바하고 있을때 만났음

대학교 앞에서 알바했는데

여친이 거기 단골 손님이었음

첫인상이 아직도 기억나는게 키도 크고 이뻤음

근데 한국인은 아니고 외국인이었어

첨에는 러시아사람인가 했는데

한국말도 서툴고 귀엽더라고

그래서 더 친절하게 했던거같음

6개월 정도 지났나?

갑지기 외국인 여자들 무리가 들어오더니

술하고 과자를 왕창 사러왔는데

그 무리에 그 여자도 있었음

암튼 계산해주다가 갑자기 나한테

사실 어떤 학생이 당신한테 관심이 있다

만나볼 생각 있냐고 하더라

그래서 나는 오케이 하고 전화번호 줬지

그날 전화하고 처음 만나보니 그 여자였음

그래서 데이트하고 서로 사귀게 됐음

나중에 안 사실인데

나한테 호감이 있어서

집 근처에 편의점이 있는데도

굳이 학교앞에 있는 내가 일하는 편의점까지 온거래

근데 러시아사람인 줄 알았더니 몽골사람이었음

항상 계산할때 더치페이 하고 그래서

나는 아무런생각이 없었는데

근데 어느날 머뭇거리더니 힘들게 얘기 꺼낸게

자기집은 부자가 아니라서

집에서 자기 학비 보내주기도 벅차고

내가 알바해서 돈벌어서 집세내고 식비로 쓴다고

그래서 데이트 비용이 부담이 간다고 함

그때는 연애초반이라 스테이크 먹으러 가고 그랬거든

아 내가 배려가 없었구나 라고 생각했음

유학생은 알바해도 되지만

출입국에 신고를 해야되고 시간이 정해져있다더라

사실상 생활비 쓰고나면 남는 돈은 거의 없다고 보면됨

그 뒤로 나는 먼저 말해줘서 고맙다고

그리고 계약 끝나는대로 나랑 같이 살자고 했음

근데 나도 여유롭진 않았음

알바로 벌어먹고 살고

사실 우리집이 여친집보다 더 안 좋음

그렇게 같이 살게 되었는데

같이 살면서 여친에 진면목을 보게됨

한국음식은 잘 못하긴 하는데

온갖 집안일에 음식도 잘하고

아주 손이 야무지더라 ㅋㅋ

여친 만나면서 돈 많이 못벌어도

사소한거에 행복감을 느낄 수 있구나를 제대로 알았음

비싼 고기집 가기보단

무한리필 갈비집 가서 배불리 먹고

카페도 그냥 저가커피점 가서

수다 떨면서 데이트하고 그랬음

재미로 하는 로또 5천원 당첨되는거에도 너무 행복했어

여친이 알바해서 명품도 아니고

몽골타운에서 산 지갑 선물 받았을 때는

그 지갑이 명품보다도 좋다고 느꼈음

아직도 그 지갑 3년째 쓰고있음

처음엔 아무것도 없었지만

서로 조금씩 돈 모아가면서

원룸에 가구들이 하나씩 채워지는거 보는데

진짜 너무 즐겁더라

지금 나는 알바 그만두고 사회복지일이라

많이는 못 벌지만 삶이 너무 재미있고 행복함

물론 힘든일도 많았지만 그걸 견뎌냈다는게 뿌듯함

여친은 돈 있고 취업만하면

귀화시험 볼 정도로 한국실력이 늘었고 점수도 따놈

그리고 원래 항공관련 전공인데

코로나로 항공업계가 타격 받고 취업은 못하다가

지금은 대학원 준비중임

필력 구려서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