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겼는데 돈이 많다는 모쏠 남자랑 연애를 시작한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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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30대 여자임.

몇 년 전, 아는 오빠 하나가

내 인스타를 보고 호감을 가진 사람을

소개시켜주겠다는 제안을 해옴.

그 남자는 내가 사귄 남자들보다 키가 작았고

얼굴이 땅파고 나온 두더지 같이 생겼는데

피부가 곰보 같았고 인중이 원숭이 같이 길었음.

당연하게 호감이 전혀 가지 않음.

미안하지만 외모는 너무나 볼품이 없었는데

직업이 누구나 선망할만한 능력있는 남자였다.

본인의 볼품없는 짧은 다리를 가리려는듯

고급 승용차를 끌고 온 이 남자..

그래도 매너가 좋았고 성격이 서글서글했다.

남자는 외모가 덜 중요하다느니

외모 뜯어먹고 살 거아니잖아??라는

누군가의 말들처럼

속는셈 치고 만나보기로 하고 사귀게 되었고

그리고 딱 4개월 만나고 헤어졌다.

일단 가장 큰 문제는 스킨쉽이였다.

남자는 분위기가 좋아지면 자꾸 키스를 시도했는데

나는 그게 너무 너무 싫었다.

두더지같은 얼굴로

튀어나온 인중을 쭈욱 내미는데

도저히 이 얼굴을 사랑할 마음이 들지 않아서

어색하게 장난을 치며 얼굴을 밀어냈다.

그러자 자존심이 상했는지

한 이틀간 연락을 안하더라.

근데 이상하게 그 동안 숨이 쉬어지더라.

그래도 내가 사귀는 것에 동의를 했으니

계속 만나보며

그의 좋은 점을 찾아보려고 했다.

그는 좋은 점이 참 많은 남자였다.

취미도 다양하고, 머리도 좋고,

수준급으로 악기를 다루고

자상하고 건전한.. 참 좋은 남편감이더라.

근데 이상하게 존경하는 교수님을 바라보듯

그를 보면 볼수록 설렘은 커녕

아침방송에 나오는 매운탕 먹으며

“이집 참 맛있어요!” 하고 외치는

그런 촌스런 아저씨 하나를 바라보는 기분이었다.

연애를 시작하면

특히나 초반에 엔돌핀이 나오고 설레이고,

그가 나를 사랑하는 눈빛을 보며

나 역시 떨려와야 하는거 아닌가?

근데 이 사람과는 정말 찰나의 떨림조차 없었다.

정말로

아.. 악기를 잘 다루는구나..^-^

아.. 스노우보드를 즐기시는구나..^-^

아.. 명품옷도 많으시구나..^-^

그리고 자꾸 자랑할 때마다 짜증이 났다.

과거 전남친과 사귈 때는

걔가 고등학교때 드럼쳤다는 얘기듣고

설레서 주변에 푼수처럼 자랑하고 다녔고

애플와치로 시간보는 별거아닌 모습에도 설레서

내 이상형은 애플와치 찬 남자(?)라는 등

헛소리 한 전적이 있다.

이분은 자랑거리가 차고 넘치는데도

주변에 남친 생겼다는 얘기조차 꺼내고 싶지 않더라.

특히나 그 튀어나온 인중과 빼꼼한 삼백안

그걸 볼때마다

자랑스런 맘은 커녕 강렬한 현타가 왔다.

반대로 그는 내 사진을 자랑스럽게

바로 카톡대문에 걸어두었는데

나는 그게 너무 부끄러웠고 지워달라 부탁한 적도 있다.

특히나 스킨쉽 부분을 뛰어넘을 수 없었던 나는

그와의 데이트가 일의 연장선 처럼 느껴져서

점점 시큰둥한 모습을 보이고

카톡도 대충 대답했다.

그런 내 모습을 보며

눈치 빠르고 머리 좋으신 그 분은

이리저리 내 눈치를 보다가 불안감을 느꼈는지

마지막 발악같은 발언을 하고 말았다.

“나랑 결혼하는 여자는 진짜 땡 잡은거지.

외아들이라 물려받을 재산있고

돈 걱정은 평생 안하고 살게 해 줄 자신있으니까”

그 말을 듣는 순간

이 남자는 정말 남은 카드가 없어서

마지막 카드인 돈을 꺼냈구나..^-^ 라는걸

직감할 수 있었다.

나는 이 사람과 살아가며 스킨쉽을 하는것은

돈을 받아야할 일 정도의 고통이라는 확신이 들었고,

원초적인 내 여성 호르몬이

그 남자를 밀어낸다는걸 이미 알고있어서

주저없이 헤어지자고 선언하고 떠났다.

몇 년이 지난 지금은

다른 사람과 결혼해서 사는 중이며

그는 몇 년이 지났지만 결혼하지 않았고

연애도 성공하지 못했다고 지인에게 들었다.

헤어진 직후 나한테 연락해서

보고싶다는 말을 하고

나랑 사귄 순간들이 떠오른다는 말을 하던데

난 이미 새로운 남친이 생겨서 차단 시켰었고

더 이해가 안되는건

나랑 사귄걸 뭐 대단한것 마냥

여기저기에 내 전여친 사진이라며 보여주고

그립다는등 하는게 너무 싫었다.

나는 너랑 어떠한 특별한 기억도 없는데

너에게는 뭐가 그리 좋았을까;;;

키스도 한 적이 없는데;;;

나중에 헤어지고 안 사실이지만

서른먹고도 1년 이상 연애해 본 적도 없는

모쏠에 가까운 그런 사람이었다고 한다.

내가 얼마나 그에게 관심이 없었으면

과거 연애사 조차 물어보지 않았더라.

결론은, 나는 절대로 키스하고 싶지 않은 얼굴의

남자랑은 천억을 줘도 같이 못 살 것 같다.

아무리 황금만능주의지만

삼백안의 두더지 같은 얼굴을

매일 키스하고 껴안고 사는거..

인간이 할 짓이 아닌 것 같다.

미안하지만 어떤 여자는 그게 가능할지도 모르겠으니

꼭 그 분과 잘 사시길 바란다.

나는 너무 힘들었고

지금도 생각하면 흑역사 같고

내 전남친 리스트에서 삭제해버리고 싶다.

나는 내가 외모를 크게 안 본다고 생각했는데

인간은 남자나 여자나 사랑을 하려면

일단 외모가 기본은 되어야한다는걸 배웠다.

외모가 너무 없으면 아무리 다른 부분이 좋아도

“존경”은 가능해도 “사랑”은 이뤄지기 힘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