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교때 친구는 물론이고
말동무도 한 명 없는 개찐따였음
급식실 혼밥은 365일 매일 해오던 루트라
나름 익숙해졌다고 자부하고 있었으나
문제는 어느날 수학여행을 가게 됐었다
급식실 구조는 커다란 원형테이블이 몇개 있고
우리는 한 테이블이 꽉 차면,
다른 테이블을 다시 채우는 식으로 앉았다.
예를 들어 빨간 동그라미가 사람이라면,
이런 식으로.
1번 테이블이 꽉 차면 2번 테이블을 다시 채우고
2번이 차면 3번을 채우고..
나는 그럼 어떻게 했느냐?
그냥 자연스럽게 테이블을 채우는 줄에 끼게 되면
자연스럽게 착석이 가능했다.
근데 뭔가 이상했다.
내가 앉으면 테이블을 채우는 줄이 끊겼다.
즉 애들이 다른 테이블로 가서 앉기 시작한다.
물론 저렇게 돼도 같은 테이블에 사람이
어느 정도 있었다면 괜찮았지만,
나는 이러한 현상의 위험성을 어느 정도 인지 하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일이 터진다..
그날은 내가 새로운 테이블에 두번째로 착석하게 됐다.
내 뒤를 따르던 애는 당연한듯이 4번 테이블로 향했다.
그런데 내 옆에 먼저 앉아있던 애랑
내 뒤를 따르던 애가 아는 사이였나보다.
“야 여기서 먹자” 하면서
내 옆에 앉은 애를 불러서 데려가더라
결국 이런 그림이 만들어졌다.
실제로는 다수의 학생을 수용하기 위해
테이블의 크기가 더욱 컸다.
사방이 뚫린 공간에서
저런식으로 모두가 지켜볼 수 있는 위치에서
혼밥을 한다는게
마음이 불안정했던 중학생 시절의 나에게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괴롭고, 두렵고, 슬펐다. (지금도 힘들듯..)
급식실의 길다란 일자형 탁자에서
혼밥하는 것과는 비교가 불가능했다.
내 기억 상 속이 울렁거리고 눈물이 흘러서
밥이 한 입도 넘어가지 않았던 것 같다
죽고싶다는 생각밖에는 안했던 것 같고
잔반을 버릴 수 있는 시간이 오면 가서 밥을 다 버렸다.
심지어 한번이 아니라
세 번쯤 저렇게 먹은듯.
지옥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