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잘남 아니고 걍 평범한 29살 직장인임..
우리 회사에 33살 몸매 좋은 여과장님이 계신데
아침에 지하철 내려서 우산 피고 출근하고 있는데
앞에 여과장님 실루엣이 보임
근데 우산이 없는지 가방으로 가리고
종종 걸음으로 가길래
후다닥 뛰어가서 우산 씌워주니까
헉 대리님.. 하면서 묻지도 않았는데
나올 때 비 조금 오길래 우산 안가져 왔다구 함
우산을 과장님 쪽으로 좀 해주니까
내 어깨 젖는거 보더니
대리님건데 좀 쓰라고 하면서 우산 밀길래
괜찮아요 금방 말라요 하니까 알아서 지가 붙더라..
근데 그때 자꾸 가슴쪽이 내 몸에 닿는데
뭐라 말하기도 그렇고 떨어질 생각도 안해서
고민하면서 계속 걸어가다 회사 도착
점심에 커피 한잔 하자고 하는데
갑자기 과장님이 이뻐보이기 시작함..
그러다 점심에 과장님이
나가서 먹자고 하더니 초밥사줌
나 원래 점심 1시에 혼자or주임님이랑 같이 먹는데
나 1시에 먹는거 아니까
1시까지 기다렸다가 같이 먹음.
오면서 커피도 사줌.
그러면서 앞으로 밥 자주 같이 먹자고 하는데
진짜로 이거 약간 썸타기 직전 느낌인거 같았음
그러다 일주일 내내
의도치 않게 과장님이랑 밥을 먹게 됨..
내가 샀다가 과장님이 샀다가 반복함
그러다
우리 주임님이 점심먹고 나한테 오더니
혹시 과장님이랑 썸타냐고 물어봄
ㅋㅋ
사실 잘 모르겠다고 하니까 아까 햄버거 먹을 때
과장님이 플러팅 좀 하는거 같다고 함
굳이 셋이 밥 먹는데
대리님한테만 금욜에 뭐하냐 물어보고
회, 고기 둘 중에 뭐가 좋냐고 물어보고
그 담에 자기한테 주임님도 갈래요? 라고 물어봤는데
누가봐도 넌 오지마라 라는 뜻이였다고 함
대체 요새 뭔일이 있는 거냐고
썰 좀 풀라는데 딱히 뭐 그런건 없다고 했음..
근데 저번달에 워크샵 갔을 때
과장님이 내 칭찬을 좀 많이 하긴 했대
나쁜남자고 뭐고
대리님 같이 자상하고 다정하고
착한남자 만나야 한다고 칭찬 했다는데
생각해보면 그 뒤로 과장님이
우리팀 좀 자주 온거 같긴함..
주임님은 그때부터 뭔가 있었는데
나한테 집가서 따로 연락하냐고 물어봐서
아니라고 하니까 긴가민가 했는데
오늘 보고 백퍼 확신했다고 하는데
뭔가 심장이 벌렁벌렁 거렸음..
사실 내가 29살인데 걍 모쏠에 가까움
24살때 연애 하긴 했는데
2개월 만에 내가 헤어지자 했고
살면서 키스도 딱 한번 해봤음..
그리고 5년사이 고백 두번? 정도 받았는데
연애할 상황이 아니라서 다 거절했고
그때 이후로 난 연애운은 없는 놈이니
걍 아빠랑 둘이 잘 살아야겠다 라고 생각했는데
옆에서 주임이 계속 백퍼라고
절대 그린라이트가 아닐수가 없다고 함
그리고 그날 밤에
과장님이 고깃집이랑 횟집 보내주면서
내일 어디갈까요 하길래
과장님 좋아하는대로 가자하니까
회 먹고 싶다고 횟집가자함
일 끝나고 가기로 했는데
카톡 끝나고 긴장해서 그날 잠도 못잤음
카톡 더 올리고 싶은데 걸리면 개망신이라 참음..
그렇게 담날에 과장님이랑
6시 30분쯤에 같이 약속 장소로 가서
회에다가 과장님은 소주 드시고
나는 하이볼 먹었음 내가 술을 잘 못 마심
내가 너무 긴장했는지 하이볼 세잔째에 취해서
걍 뭐랄까..
내 인생사를 말씀해드렸음
어릴 때 엄마 아빠 사별 후
아빠랑 할머니랑 살다가
할머니랑 아빠가 사고가 나서 몸이 안 좋아졌고
내가 돈을 벌어야했기 때문에
학교 때려치고 공장 다니다가
넘 힘들어서 2년동안 모은거 아빠 다 주고
군대로 도망가서 말뚝 박을라 했는데
이번엔 내가 훈련때 다쳐버려서
걍 제대를 하고 다시 공장 들어가서 일하게 됐는데
평소에 나 좋게 봐주던 사람이
여기 회사 면접 기회 줬고
존나 배우면서 일하던 중 할머니 돌아가시고
아빠는 몸이 많이 괜찮아져서
이젠 집에다 돈 안주고 저축한다 까지 얘기하는데
혼자 얘기하다 울컥했음..
그러니까 과장님이 고생 많이 했다고 토닥토닥 해줌..
그리고 나한테 생긴거 멀쩡하고
사람 착하고 말 이쁘게 해서
인기 많은 줄 알았는데 의외라고 했음
연애는..2달 정도 했을 때 집에 주는 돈이 많다보니
여친한테 잘 못해줘서 미안하다고 헤어졌고
고백 받은 것도 그때 그 상황이
내가 심리적 여유나
금전적 여유가 없어서 다 거절했다고 했음
분위기가 우중충 하게 마무리가 되서
회도 많이 남았는데 일어나서 2차 가자고 함.
과장님이 평소에 치킨 좋아한다길래 찾고 있는데
홀이 다 꽉 차있어서 어떻게 할까 하다가
과장님이 걍 방잡고 시켜먹을까? 라고 얘기하는데
갑자기 심장 RPM 3000까지 오름..
첨 모텔 가본거라 불 키는 법을 몰라서 얼탔음..
카드 꽂고 테이블에서 맥주랑 치킨 먹는데
얼추 다 먹고 과장님이
카운터에서 받은거 주면서
이거 욕조에 뿌리고 물 좀 받아놓으라고 함
물 받으면서 입욕제 뿌리니까 이렇게 됨ㅋㅋ
사진 찍어서 헐 과장님 이거봐요
거품 짱 많아요 하니까 귀엽다고 해줌
그리고 과장님이 먼저 들어가서 씻다가
나한테 들어올래요? 하는데
ㄹㅇ 다리가 달달 떨렸음..
문 앞에서 속옷을 입고 들어가야하나
벗고 들어가야 하나 고민 하는데
과장님이 불끄고 들어오라함..
에라 모르겠다 하고 알몸으로 들어갔는데
과장님이 오기전에 샤워하라구 해서
샤워기로 물만 뿌리고 들어감..
그리고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과장님이 자기가 연애 경험 1도 없는 애 데리고
이게 뭐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그래도 자긴 좋다고 하길래
나도 좋다고 했음.. 그 뒤론 상상에 맡김
그날 진짜 너무 좋았음
담날 아침에 나갈 때 손잡아도 되냐고 물어보니까
그런거 일일이 물어보지 말래서
손잡고 오늘부터 1일이에요? 하니까
존나 귀엽다고 웃음
그리고 토욜날 과장님 집 데려다 드리고
집가서 누워가지고 전화하는데
과장님이 나한테 큰일났다
벌써 대리님 보고 싶다고 하길래
바로 다시 과장님한테 감..
주말 내내 붙어있다가 같이 자고
월욜에 출근해서 글씀..
주임이 빨리 썰 풀라는데 내가 고개만 끄덕이니
사귀는거에여? 꺄악! 하면서 지 혼자 난리침..
지금도 어안이 벙벙하다..
주작이라고 생각되면 할말은 없지만
욕은 안 해줬으면 좋겠음..
인증도 딱히 할 수 없는게
나랑 과장님 얼굴 올릴수도 없고.. 암튼 미안
근데 내가 머리 좋은 편이 아니라
주작할 대가리는 안되니까
이런 놈도 있구나 하고 봐주셈..
진짜 연애 포기했었는데
인연이라는게 갑자기 생기는구나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