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장 드라마에서 보던 일이 실제 일어나는 것을 보고 멘붕온 편의점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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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편의점 하면서 먹고 사는 사장임

서울 모 대학 근처에 편의점을 4개 가지고 있음.

대학 졸업하고 부모님이

유산 미리 떼가라 하셔서 2억원 정도 주셨고

그 돈으로 한꺼번에 편의점 4개 차려서

골목 상권 혼자 독점함.

덕분에 먹고살만하게 살고 있었고

그리고 결혼한지 2년된 신혼이었음.

편의점 4개를 내가 돌아가면서 관리하고

보통은 알바생들이 상주하는 시스템인데

2호점 평일 야간 알바가 하던 친구가

군대를 가야한다고 그만두게 됨.

그래서 새로 알바 모집 공고를 냈음.

근데 이게 사건의 시작이었다.

2호점이 직영점이라

평일 야간은 6200원인가 줬어야 했던걸로 기억함

보통 직영점 평일 야간은 그만둘때

전임자가 지인에게 넘기는 편인데

이번엔 그러지 못했음.

당시 기준에서 시급이 높은 편이라

생각보다 연락이 많이 왔고

면접을 열명정도 봤던걸로 기억하는데

23살짜리 키 작은 여자애가

굉장히 의욕이 있어보이더라고.

지방에서 올라와서 현재는 휴학중이라는데

부모님 손 벌리는것도

정도가 있다고 생각해서 지원했다고 하더라.

그 정신이 기특해서 뽑음.

처음 한달정도는 일을 무난하게 잘했다.

그리고 편의점을 4개나 굴리니까

알바생 숫자도 꽤 되어서

나름 사장이랍시고 분기별로 알바애들 모아다가

조촐하게 회식도 시켜주고 했거든.

회식이래봤자 근처 싸구려 고깃집에서

삽겹살에 쏘주하는 정도?

그리고 나는 늦게 들어가면 마누라가 화내서

보통 1차에서 기분좋게 끝내고 집에 갔었음.

암튼 3분기 회식이 되었고

새로 뽑은 여자애도 그 자리에 참석함.

나도 나이가 젊고 알바 애들도 다들 20대들이다보니

분위기도 화목하고 암튼 그랬음.

1차가 거의 끝나갈 때쯤에 이제 집에 가려고 하는데

새로운 여자애가 술이 좀 취했더라.

그러더니 갑자기 나를 붙잡고

‘사장님 2차 가면 안돼요?’ 라고 하더라고

나는 사실 집에 가고 싶었는데

그날 분위기도 괜찮고 해서

다섯명이서 2차로 호프집을 가게 됨.

여자애 둘, 나포함 남자 셋이었는데

두시간정도 지나니까

여자애는 신입 하나에

나랑 1호점 평일 주간 이렇게 셋이 남음.

근데 여자애가 정작 지가 2차가자 하고서는

별 얘기도 안하고 멍때리고 있길래

“이제 슬슬 집에 가자~” 하면서 일어나려고 했음.

아직도 진짜 생생하게 기억나는데

여기서 그년 무릎에 눈물이 투둑 하고 떨어지더니

엉엉엉 하면서 오열을 하기 시작.

호프집 사람들 다 우리 쳐다보고

난 겁나 당황 빨면서 “xx야 왜그래” 라고 함.

상황 수습하려고 노력했음.

알바놈도 당황해서 어쩔줄 몰라하고.

다행히 좀 진정되고 나니까

이년이 갑자기

“사장님 둘이서만 얘기하고 싶어요..”라고 함.

난 그래서 알바놈은 집에 보내고

둘이서 맥주 한잔 더 함.

얘기를 하자고 해놓고 이년이 계속 별 말이 없길래

무슨일인데 그러냐

말을 좀 해봐라 하고 잘 구슬렸음.

내가 다른 사람들 좀 잘 받아주고 그런 성격이라

대학때부터 이런식으로

여자애들 고민상담 같은 것도 많이 해줬음

와이프도 원래 학교 후밴데

이런식으로 고민상담 하다가 눈맞아서

연애하다 결혼 골인한거..

암튼 내가 잘 구슬리니 썰을 풀기 시작했는데

썰의 내용은 이러했음

‘동향에서 올라온 학교 선배랑 사귀고 있는데

(반동거 상태) 임신을 해서 어쩔줄 모르겠다.’

일단은 내가 잘 달래고 위로해주고 집에 보냄.

이때까지만 해도 사장님 너무 고맙고

착한사람이라고 감사하다고 연신 굽신굽신했음.

그 후 며칠 더 일을 나오다가

갑자기 전화가 왔음.

자기 병원 가야되는데 일을 며칠만 쉬면 안되겠냐고.

그래서 나는 얘가 불쌍해서 그래도 된다 했고

몸조리 잘하라고 하고 끊으려했음.

근데 자기가 지금 현금이 부족해서 그러는데

20만원 정도만 빌려주실 수 있냐 하더라고.

여기서 뭐지? 하는 생각이 들었음.

물론 애가 성실하고 착한 것 같긴 했는데

한달 일하고 20만원 빌리려는 심보는

부모님이 없는건가 생각이 들긴 했는데

근데 얘가 어차피 어느학교 무슨과인지도 알고

민증 사본도 나한테 있는데

20만원 갖고 튀진 않겠지 싶었음.

그래서 20만원이랑 미역국 먹으라고

5만원 더 해서 25만원 송금함.

그렇게 3일 후부터 이년 다시 출근함.

3일간 땜빵은 당연히 내가 메우고..

그리고 다녀와서도 연신 감사하다는말을 연발했음.

그래서 당시만 해도 나는 솔직히 뿌듯한 마음도 있었음.

그런데 이년의 두번째 월급날을 며칠 앞두고

갑자기 문자가 옴;

‘소송이 접수되었습니다’

?????

전화해서 확인해보니 이년이 문자 그대로 날 고소함.

고소내용은 양육비 및 정신적 위자료 청구였음.

나는 뭔가 착오가 생겼거니 했는데

확인해보니 진짜였음.

레알 뒤통수가 띵하더라.

이년한테 전화하니까 전화는 안받고

출근? 당연히 안함.

그야말로 잠수.

당황 빨았지만 바로 대한법률구조공단 찾아가고

지인을 통해 변호사 선임하고..

빠른 대응으로 아주 발라버리려 했는데

몇가지 문제가 생김..

일단 내가 돈을 송금한 점.

통화가 녹음이 안되어있어서

무슨 명목으로 전송했는지 증명이 불가능했다.

이때 ㅈㄴ 후회함..

착하게 살면 손해인 것 같다.

이년이 아주 제대로 노린거임.

그리고 그날 호프에서 알바놈 집에 보낸것도 문제.

이년이 연락이 안되니까

혹시나 해서 알바놈에게 연락을 해보니

알바놈한테 이미 그년이 연락을 했다고 했었다.

또한 이 멍청한 알바놈은

되려 나와 그년의 사이를 의심하고 있었던 것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찮은 일에 말려들고 싶지 않아한것 같기도 한데

이색기가 내가 사장이니까

앞에선 협조적으로 굴것처럼 했었는데

결정적일때는 전혀 도움이 안됐다.

그래서 이 일 끝나고 눈치 좀 주니까 지가 알아서 관둠.

아무튼 확인해보니 그년이 알바놈한테 전화해서

증언 비슷한걸 요청해놓은 상태.

나는 진실로 결백했기에

‘법정가서 발라버리자!’ 라는 마음가짐이었는데

변호사의 말은 좀 달랐음

입증이 안되면 털리기 딱 좋다는 거임.

더구나 이 당시가

고대의대 사건이 처음 수면에 떠오를 때고

ㄱ간 ㅅ추행 이런거에 대한 여론이 극도로 안좋을 때라

여론이 판결을 좌지우지 하는건 아니지만

잘못해서 엮이면 인생 퇴갤까지

딱 좋은 코스로 갈 수도 있겠구나 싶더라고.

일단 임신중 친자확인을 알아보니

이게 국내에선 불법이라고 하더라.

해외까지 나가서 해온다고 해도

그년이 동의를 안할 가능성도 높고

불법인 이상

법정에서의 효력이 없을 가능성도 높아보였음.

그래서 출산까지 기다리기 위해 맞고소 준비도 하고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최대한 시간을 끌었음.

그 와중에 그년 집도 찾아가보고 했는데

당연히 문은 절대 안 열어줌.

연락 해도 법정에서 보자 이런소리만 하고.

이런 사실들을 적시해봤자

재판에서 큰 도움은 안된다고 했지만

일단은 보낸 문자, 받은 문자 다 보관해놨었다.

근데 이게 시간을 끌다보니

가을쯤에 와이프한테 걸리게 됨.

처음엔 내선에서 끝내려고 헀는데

자꾸 내가 멘탈도 좀 안좋고 바쁘고 하니까

와이프가 의심하다가 입출금 내역을 조회했다.

그리고 변호사 선임비를 발견하고

아주 집구석이 뒤집어졌음..

이때가 8월 말쯤.

와이프 설득하는데 거의 한달이 걸렸다.

엄밀히 말하면 와이프에게

나의 무고함을 설득하는데 한달,

이 일을 같이 헤쳐나가도록 설득하는데 또 한달 걸림.

간통죄로 고소한다, 이혼하자 이야기까지 나와서

아주 한달은 개고생.

와이프가 친정집가서 잠수타기도 하고..

친정집 앞에가서 하루종일 기다려서 설득했다.

진짜 그년때문에 내 인생 아주 ㅈ될뻔했다.

그래도 다행인건

와이프가 나의 편의 되기로 한 다음부터

일이 좀 수월해지기 시작했음.

와이프가 자진해서 그년을 설득하러 간거임.

와이프가 누군지 모르는 그년은

결국 와이프를 만났는데

물론 사건의 전말같은건 말하지 않았지만,

와이프 말로는

그년이랑 그년 남친이 공모한 일 같다고 했다.

처음에 나를 그렇게 괴롭히던 와이프가

이제는 내 편이 되어서

적극적으로 나서는게 다행이었음..

그리고 와이프는 그년에게

친자확인 검사 드립까지 쳤다고 했다.

그때부터 그년이 쫌 쫄기 시작했는데

결국 협상은 결렬되고

그년은 그 이후로 와이프도 만나주지 않게 됨.

와이프는 와이프대로 뿔이 나서

나를 병원으로 데려가 친자확인검사를 준비시킴.

그년이 출산을 하면 친자확인검사를 하고

바로 승소후 역고소 ㄱㄱ 하자고

부부끼리 대동단결했음.

그러던 와중 와이프가 임신을 하게 됨.

임신을 하고 나서 와이프의 멘탈은 더욱 강해졌고

오히려 나의 생활은 안정적이 되어갔음.

역경이 있으면 부부는 강해지는 것 같더라.

그런데 갑자기 11월쯤

그년에게 청천벽력같은 연락이 왔다.

2주전에 유산을 했고 지금은 퇴원했다는 것.

이미 태아가 없어져버린 상태라

친자확인은 물건너간 상태고

법정 공방은 점점 미궁으로 빠져들게 됨.

우리측 변호사도

그년이 친자확인을 피한것이기 때문에

나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해졌지만

물증이 날아가버린 상태이기에

아마 일방적인 승리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음.

오히려 합의를 추천했을 정도.

실제로 그년도 합의의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나에게 연락을 해왔는데

사태의 국면이 이렇게 흘러가니

와이프의 기세도 갑자기 누그러졌음.

임신까지 겹쳐 감정기복 때문에

다투는 일도 많이 생겼고

와이프랑 내 사이도 많이 안 좋아지기 시작했음.

그러던 와중 나를 구원할 한줄기 빛이 내려옴.

친자확인 검사를 위해

준비한 검사의 결과가 나온 것.

그리고 나는 무정자증임이 밝혀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