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드럽게 안 듣던 일병이 새벽에 귀순자 발견하고 벨 누른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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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하는 업장에서

1년 반을 아르바이트 했던 친구가 하나 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재수하면서 일 하다가

대학교에 합격하며 퇴사한 친구인데

나름 열심히 일한 친구라

가끔 놀러오면 커피한잔 사주고

열심히 해라 다독다독하던 착한 녀석이었습니다.

그렇게 학교 1년 다니다 코로나 터지고

영장 나왔다길래 뭉개지말고

빨리 갔다오는게 좋을거라고 얘기 해줬더니

자기도 그게 좋을거 같다면서

휴학하고 입대일을 앞당겨 가더라구요

(그게 진짜 되는 줄 몰랐습니다.)

그렇게 1년 정도 지났나?

갑자기 카톡이 오길래

“제대했냐? ㅊㅋㅊㅋ”했더니

제대 아니라고 금요일 휴가 나가는데

잠깐 들르겠다고 하더군요

오후 4시쯤 업장으로 군복입은 녀석이 들어오는데

어? 보통 제대할때

소대원들이 돈 모아서 휘황찬란하게 꾸며주는

전투모를 쓰고 나왔더라구요?

(막 오바로크쳐서 소대원 이름 새겨넣고 그런거)

이상하다 요즘 다 베레모 쓰고 다니던데..

암튼 싸제 맛 좀 보여주려고

커피랑 연어베이글 샌드위치 사주고

먹이면서 군대 썰 듣는데

들으면서도 이게 진짠지 가짠지

믿어지지 않은 썰을 풀더라고요;

지난 4월쯤 사건 당시

이 친구는 전방 수색대대에 있었고

일병 말호봉이었답니다.

당시 갓 전입온 이병 신입 데리고

밤에 TOD 경계근무를 나갔는데

새벽 1시라 일상적으로

TOD 들여다보면서 경계근무 서고있는데

영상에 가방을 멘 사람같은게 포착이 됐다고 합니다.

혹시 멧돼지나 고라니를 잘못본게 아닐까

다시 확인 해 봤는데

분명히 가방을 메고 걸어가는 사람이었답니다.

북한에서 넘어온 귀순자일수도 있어서

그럴 경우 FM은 상부 보고 후

귀순자 유도램프 버튼을 누르게 되어있다는군요

그러면 인근 3개 부대에 상황발생 비상 걸리고

수색팀 출동이라고 합니다.

우선 당직사령 근무중인 대위한테

상황보고 했다고 합니다.

“귀순자로 보이는 인원 1명 포착

유도램프 누르겠습니다.”

라고 보고를 했답니다.

그런데 보고받은 대위가

“야 그냥 몰래 ㄸㄸ이 치러 나온

옆부대 간부겠지 놔둬 누르지마.” 하더랍니다.

근데 암만봐도 자기 생각엔 귀순자 같아서

대위 명령 무시하고

귀순자 유도 버튼 눌러버렸대요

당연히 비상이 걸렸고

제일 먼저 당직사령 대위가 초소로 튀어와서

“너 이새끼 내가 누르지 말랬지

내 말이 말같지 않냐?”하면서

부들부들 떨고있는 이병 쫄따구 보는 앞에서

이 친구 방탄모를 손바닥으로 계속 내려쳤답니다.

맞고있는 와중에도 이친구는

TOD 화면 계속 보면서

“제발 백기 흔들어라 제발” 속으로 빌었답니다.

귀순자 유도 버튼을 누르면

야간시에는 불빛이 점멸되는 귀순자 박스에

불이 들어오고 그 박스를 열면

물, 간단한 먹을 것, 백기 가 들어있어서

귀순자들이 백기를 꺼내 흔들고

물과 음식을 먹으며 수색대가 올때까지

그자리에 대기한다고 합니다.

당연히 진짜 귀순자였고 TOD 영상에

백기 꺼내 흔드는 것까지 고스란히 찍혀서

얻어터지던 이 친구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고 하네요

문제는 바로 이 친구를 때린 대위..

정말 바보같이

초소안 CCTV 바로 아래에서 사고를 쳐서

바로 헌병대로 끌려갔다고 합니다.

결과는

이 친구는 1계급 특진에

사단장 표창, 특별포상휴가 받고

대위는 사병 폭행과 경계태만으로

군교도소 수감,불명예 제대 처분되었다고 합니다.

대위 도대체 왜 그런거냐고 물어보니

평소에도 돌아이라고 유명했답니다.

요즘 군대에 저런 놈들 널렸다고..

그리고 휘황찬란 전투모는

보통 전역기념으로 동기들이 돈모아 해주는데

그게 아니라 사단장 특별지시로

본부대대에서 만들어줬다고 합니다.

거기 사단장이 부임한지 한달밖에 안된 양반이었고

전임은 과거 뉴스에도 나온적 있는

노크귀순 때문에 강제로 옷 벗었다고 하네요

휴가 당일에도

휴가 신고하러 본부대대 갔더니

사단장이 직접 나와서

“우리 영웅!!구세주!! 몸조심히 휴가 잘 다녀와!!”

하며 악수하고 배웅받고 나왔다고 합니다.

그래서인가 얘기하는 내내

이녀석 엔돌핀이 샘솟는지 손을 부들부들 떠는데

자기 말로는 입대하고 코로나 때문에

첫휴가를 이제야 나오게 되었는데

그런일도 있어서 이번에 45박 휴가를 나와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1년만에 처음 먹는 싸제커피, 샌드위치

너무 맛있다고 감격스럽다고 그래서

막 떨린다고 하는데 어찌나 귀엽던지요

이번 휴가 끝나고 들어가면

또 바로 말년휴가 나왔다가 복귀하고

좀 있다가 제대 한다고 하네요

이상 제가 들어본 역대급 군대 썰이었습니다.

지인중에 이렇게 스펙타클하고

버라이어티한 군대 얘기는 살면서 처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