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원에 맡겨진 남자가 귀인을 만나면 생기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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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도 없는 흙수저 집안 출생임

엄마는 나 낳자마자 도망감

아빠는 나 새끼 먹여살리려고 노가다판 전전하다가

나 6살때 낙사로 먼저 떠남

친척들도 없어서 그대로 보육원에 맡겨짐

초중딩때 고아새끼라고 반에서 따돌림 당함

고등학교가면 그래도 애들 바뀌니까 참았음

근데 뭐 그동네가 그동네라

중딩때 같은반이었던 애들 몇몇 같은반 됨

또 소문나서 따돌림 당하다가 못참고 자퇴함

검정고시 봤음

합격함

졸업장 안고 울었음

수녀님이 꼬옥 안아줄때 그 품이 너무 따뜻했다

20살 되자마자 부사관 지원해서 개같이 굴렀음

화생방 병과로 가서 진짜 후회 존내 했는데

지금와서는 잘했다 싶음

ㅆ1팔 무지랭이 쌩고아새끼가 화학 알기나 하겠나

그냥 계속 출근 퇴근하면서

boq에서 강의듣고 공부만했다

부대도 도심에 있어서

야간대학도 다니면서 학사 학위증도 받았음

주임원사가 나 졸업했다니까

붙잡더니 얘기 좀 하자더라

너 장기부터 하라고

그럼 석박사 지원 프로그램 같은것도 할 수 있으니까

학위따고 나가서 취직하라고..

너한테 장기복무는 스펙업을 위한 자격이라고

너같이 열심히 하는 애들은

차라리 군대에 있는 것보다 나가는게 낫다고 하더라

평소에 강제징용하는 일본군 마냥

애들 부사관 못시켜서 안달인 주임원사가

그런말 하니까 고맙다는 생각보다

‘ㅅ1발 나 폐급인가?’ 이생각이 먼저 들었는데

생각해보니 폐급이면 장기도 안 시키는데

장기 빡빡 밀어주고

공부하라고 책도 사주고 하는 모습 보니까

그제야 진심을 알고 너무 감사했다

진짜 아들처럼 챙겨줬음

주임원사님한테 아들 딸 하나씩 있는데

나보다 2살 1살 많았음

공부해야 되는데

주임원사가 집에 끌고가서 술맥이고 고기맥이고

그러다보니 형누나들 하고도 친하게 지냈다

사랑받은 가정에서 자라서 그런지

사랑을 주는 법을 아는 사람들 같았음

나중에 형누나들 결혼식도 가고 애기들도 생기고

같이 놀러도 많이 다녔음

언제 형 누나 그리고 나 셋이서

호프집에서 맥주한잔 하는데

나한테 형이 그러더라고

아버지가 널 아들로 생각하는 만큼

나도 널 친동생처럼 생각한다고..

누나도 마찬가지였음

진짜 눈물이 주체 못할정도로 터져나오더라

가족이 생긴 것 같아서 너무 기뻐서 울었음

셋이 호프집에서 좀 많이 울었다

그날 나에게 진짜 가족이 생긴 것 같았다

그후 나는 31살에 중사로 석사학위를 안고 전역했다

국방전직교육원 진짜ㅋㅋㅋㅋ

취업 라인업보고 괜히 전역했나 싶었음

좃소 천국임ㅋㅋㅋ

퇴직금 포함 모은돈 1억 5천

일단 어딘가 정착하고 싶었다

일단 고시텔에 한 3달 살면서

취직할 곳을 존나 물색했다

부사관 ㅅ발 스펙 안된다

취갤에서 벌레보듯하는 이유가 있음

경험들을 스토리로 녹여낼 수 있는건 장점이지만

그런 작문실력을 가진 새끼라면

굳이 부사관 안가도 쓸 수 있으니

부모님의 원수라도

부사관 지원한다고 하면 한번쯤은 말릴듯

아무튼 운좋게

중견 화장품회사 연구직으로 다니게 됐다

그리고 전세집을 계약했는데

이삿날 ㅆ1팔 뭐 짐도 없고~

옷 몇개 컴퓨터, 침대 딱 들여놓고 앉아있는데

아부지 생각이 미친듯이 나더라

얼굴 기억도 안나는데ㅋㅋ

그리고 주임원사님한테 전화했음

주임원사님 저 취직도 하고

전세지만 몸 뉘일곳도 생겼다고 엉엉 울고

형 누나들한테 전화해서 엉엉 울고 ㅋㅋㅋ

왤케 우냐 씨팔ㅋㅋ

그 주 금요일에

주임원사님하고 형 누나들 애기들

내 첫 전세집에 집들이를 옴ㅋㅋㅋ

조카들도 삼촌 삼촌 거리면서 뛰댕기고

내 보잘 것 없는 짐들만 초라하게 있던 공간이

시끌시끌해지니 기분이 너무 좋더라..

그리고 모두 집으로 돌아간날

텅빈 거실을 보는데

우리 아버지가 너무 생각나더라

얼굴도 기억 안나는데

그리움이 어디서 밀고 올라오는지..

아버지가 너무 보고싶었다

그렇게 회사 다니면서 여자친구도 생기고

오늘 결혼했는데

고애새끼인 날 위해

혼주석에 주임원사님이 앉아주시고

손편지를 읽어주시는데

우리 막내아들 결혼 축하한다! 하고

마무리 하실때 울면서

충성! 존내 크게 박았다

와이프랑 결혼 얘기 나올 때

와이프도 나 고아인거 알고 있었고

그래서 주임원사님 가족들 소개시켜줬는데

생판 남인 사람들이 날 이렇게 챙겨주는데는

분명 내가 좋은 사람이니까

이 사람들도 따뜻하게 대해주는거라고 생각하고

결혼하기로 맘 먹었다더라

오늘 결혼식 끝나고 내일 신혼여행 가는데

지금까지 돌아보니

내가 끈을 놓지 않은 이유는

항상 주변에 좋은사람들이 있어서인 것 같다

너네도 올해 상반기 안에 꼭 취뽀하고

하고자 하는 일들 다 잘되길 진심을 담아 기원한다

분명 좋은 날인데 왤케 눈물이 나는지 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