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해서 근무를 하는도중
‘OO경찰서’ 라는 문구와 함께 전화가 왔습니다.
전화를 받으니 OO경찰서 형사인데
제 아들의 보호자분이 맞는지 확인을 하더라구요.
놀란 맘에 순간 정신이 없어졌었습니다.
이제 중2짜리 아들이 무슨 사고를 친건가? 싶어
대충 들어보니
아들이 패스트푸드점에서 핸드폰을 도난하여
경찰서에 왔다고 하더라고요.
다른건 둘째치고 와이프가 놀랠까봐 걱정이 더 컸습니다.
부가 설명을 해드리자면
저는 제 아버지가 정말 보수적인 분이라
항상 많이 어렵고 불편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결혼을 하고 자식이 태어나면
정말 친구 같은 아버지가 되어야지
라고 생각을 하고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단지 가끔 어른들에게 예의 없는 모습을 보이면
엄청 혼내기는 했긴 하지만
스스럼 없이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하고
저를 무조건 신뢰하는 아들인데..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었던 건가?
조금은 혼란스러웠지만
놀랬을 아들과 소식을 모르고 있을 와이프 걱정에
일단 부장님께 말씀드리고
조기퇴근하여 경찰서로 갔습니다.
안내 받은 곳으로 찾아갔더니
겁에 질려 울음을 참고있는 아들이 보이더라구요
당장이라도 툭 건들면 울 것 같은 아들이
저를 보자마자 소리는 내지 못하고
눈물만 흘리는 모습이 안쓰럽더라구요..
형사님께 자초지종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들이 친구와 함께 패스트푸드점을 왔고
빈자리에 앉아서 햄버거를 먹으려는데
테이블 의자 사이에 아이폰이 하나 있었다는 겁니다.
주인이 찾으러 오겠지 라는 생각에
테이블 의자에 그대로 둔채 햄버거를 먹고
30분이 지나 나가려는데도 주인이 안와서
집근처 파출소를 맡기고 가야겠다 라고
생각을 한 뒤 들고 나가는데
입구에서 폰주인에게 잡힌겁니다.
폰주인은 대학생이라고 밝혔고
자신의 폰을 들고 도망가는걸
잡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들이 개요를 설명해도
법적으로 점유이탈죄 라고 하더라구요.
이 친구들은 너희 같은 놈들은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면서
바로 경찰에 신고를 했던겁니다.
경찰측에서는 오해의 소지가 크고
충분히 지금 상태로 끝날 수 있는 문제인데
피해자 측에선 피해 사실을 어필하고 있어서
여기까지 온거라고 말씀해주셨구요.
대충 상황을 알았기에
저는 피해자분들에게 피해보상을 해주고
끝내고 사과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아들의 이야기만 들었을뿐 진실은..
전 아들의 말을 100% 신뢰하지만
주변에선 아닐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피해자 분에게 찾아가
고개 숙여 사과드렸습니다.
(대학생이라 밝힌 남자분은 20대 초반으로 보였습니다.
전 40대 초반입니다ㅠㅠ)
세상을 모르는 아직 어린 친구다
충분히 오해하실 수 있다고 보고있고
적절한 보상을 해드리고 싶다
부모로써 죄송하다고 생각을 전하니
어떤 보상을 해주실건지 묻더라구요..
어떤 보상이란 말에 순간 말이 막혔습니다..
살면서 경찰서를 가본적이 없어서
이런 상황이 난감하고
어떻게 해야될지 지식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생각만 전달해드리겠다고 말을 한 뒤
제 명함을 건네드렸습니다.
그런데 제 명함을 보고
“어? 대기업 다니네요?” 하더니 피식 웃더라구요
이름 있는 회사는 맞지만
초우량 대기업도 아니고
회사 내에서 자기 일만 하는
그냥 저냥 설계팀 일개팀장일 뿐입니다.
그런데 어린 친구가
자신이 상황적 우위에 있다는 웃음과 표정.
사과를 하기에 당신들은 잘못했고
내 판단은 옳았어 라는 여유와
거만함이 잔뜩 묻은 말투로 저를 대하는데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저는 아들 말을 무조건 믿었기 때문에
범죄자 대하는듯한 말투가 기분 좋지 않았습니다.
하고픈 말이 많았고
대응할 방법들도 많이 있었지만
그냥 울고 있는 아들에게
이 상황을 빨리 끝내주는 것이
아버지로써 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형사님께 상황 전달을 한 뒤
아들을 데리고 나왔습니다.
엄마에겐 우리 둘만의 비밀로 하자라고
아들을 달래면서 집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그 피해자분은 문자로
새폰을 사달라고 요구를 하시더라구요.
3년은 더 된 아이폰 모델이었는데..
3년 전껄 사드려야 하는지 ㅋㅋㅋ
우리집 모든 금융권은 와이프가 다 가지고 있는데
몰래 숨겨둔 비상금이
이렇게 거덜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냥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저도 잘 알고 있고
한번도 바보처럼 세상 산적 없지만
아들 우는 모습 보니
그냥 빨리 지워버리고 싶은 생각 뿐입니다.
–후기
자식 문제로 글 올렸던 사람입니다.
안녕하세요 그냥 넋두리로 올렸던 글인데
며칠 뒤에 확인해보니
많으신 분들이 쪽지를 보내주시고
많은 댓글이 달린걸보고 많이 놀랬습니다
걱정해주신 분들께
다시금 감사하다 이 글을 통해 전해드립니다
문제는 잘 해결되었고 후기를 적으려 합니다
지난번 글을 쓰고 오후쯤에
인터넷으로 변호사 상담을 받으려 했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하던중 생각해보니
우리회사에 법무팀이 있고..
내 동기가 발 넓은 인사팀장이라는걸
까먹고 있었더라구요.
급하게 동기에게 연락해서 상황설명을 했더니
다음날 회사에서 보자고 하더라구요.
출근해서 법무팀사무실에 커피한잔 하러갔고
법무팀 관련분께서
형사계 전문 변호사님을 소개해줬습니다
상황설명은 대충 이야기 했으니
가서 만나보시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점심때 외출해서 만나기로 했는데
회사에서 마주치는 사람마다
“이차장 재판한다며??? 뭔일있어??”
“이차장? 무슨일 생긴거야???”
내 동기 주둥이 하..
부장님 방에 들려 점심전에 외출 좀 한다 했더니
그냥 오늘은 들어가라네요
킹갓부장님:”야 너 사고 쳤냐?
변호사 선임한다며? 뭔일이야?”
내 동기 주둥이..하..
암튼 부장님께 대충 설명하고
오전근무를 마치고 변호사님 사무실로 갔습니다.
법쪽 지식이 전혀 없는 저로썬
상황 설명을 했고
변호사까지 선임할 문제는 아니라고 하시더군요
별일 아닌 문제이고 하지만
의도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최악의 시나리오 정돈 대비는 해보자며
이것저것 물어보시더니
사고가 있던 당시의 이야기를 다시 듣곤
제 아들과 통화를 원하셨습니다.
제가 지난 글에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들과 아들 친구랑 둘이 있었다고 적었습니다
본문에 빠진게 있었는데
경찰서에는 왜 우리아들만 있었냐면
아들의 친구(같은 학원친구 여학생입니다)
둘이 핸드폰이 패스트푸드점 의자에 있는걸 알고
‘누가 핸드폰을 두고갔네?’ 라고 생각했답니다.
‘찾으러 오겠지?’ 란 대화를 나눴고
크게 신경을 안 썼답니다
그리고 그 친구는 10분뒤 학원차 올시간이라
먼저 나가기전 화장실을 들렸다 오면서
제 아들에게
“그냥 경찰서에 가져다 주는게 좋겠네”
라는 말을하곤 먼저 나갔답니다
제 아들은 햄버거를 마져먹고
자신폰으로 핸드폰 게임을 조금하다
의자에 있는 폰을 들고 주인이 전화가 올꺼란 생각에
폰을 손에 들고 나가다가
입구에서 폰주인에게 잡힌 것이고요.
아들을 통해 아들친구와 통화를 하였습니다.
아들 여자친구는 화장실에 들리면서
카운터 직원에게 저희 자리에
폰이 떨어져 있는데 가져다 드리냐고 물었고
직원이 대꾸가 없었답니다.
당황한 기색의 표정만 하고있고
대답을 안해주고 다른 손님 주문만 받고있기에
제 아들에게와서
“경찰서에 가져다주는게 좋겠다”
라는 말을 했었답니다.
그리고 제 아들이 경찰서를 갔다는 사실을 듣고
그 여자친구는 패스트푸드점에 찾아가서
상황설명을 한 뒤
자신이 핸드폰 관련해서 말을 하지 않았냐를
또 따지고 확인까지 받은 상태라 하네요
여중생이 저보다 훨씬 뛰어난 것 같은데,,
저는 문제가 닥치니 당황했는데
증언이나 정황 불법영득 의사가 없다는걸
확보하니 몸에 힘이 쭉 빠졌습니다.
제 생각에도 제 아들은
잠금장치가 있는 아이폰을 해킹할 능력도 없을뿐더러
자신의 폰이 더 좋은 모델이라
그 아이폰을 탐낼 것이란 생각을 안하긴 했었습니다
갓 중2짜리가 3년전 장물 중고아이폰을
판매할 능력도 안된다는 것을 알았기에
제 자신으로썬 도난 목적이 아니란걸 저는 믿었던거죠
한편으론 중2 사춘기 아들의 일탈일까?
라는 작은 맘음속의 불안감이 사라지는 순간이였습니다.
변호사님께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경찰서에서 해결할 부분부터
피해자라고 주장시는분 과의 대처방법까지
여러가질 제시해주셨고
그리고 심증만 있는 부분에 대한
문제까지 알아보는 방법까지..
많은 도움주신 변호사님께 사례를 하려했는데
제 인사과 동기한테 신세진게 많아서
일절 거부하셨어요.
킹갓 내 동기..ㅠㅠ
패스트 푸드점에 들려 매니져님과
당시에 그 직원과 이야기를 하고
혹시 모를 일에 관한 증언약속까지 받고
연락처와 막상 드릴게 없어
근처 편의점에서 구매한 쥬스 한박스 드리고나왔습니다.
수사관님께 전화를 드려
내방 이야기를 하니 시간을 잡아주시더라고요.
수사관님은 증언과 여러가질 확인을 하시더니
피해자분께 혐의없음이라 보는데
고소를 하실건가 물으시는듯 하셨고
피해자분께서 저에게
통화 가능하냔 문자가 와서 통화를 했습니다.
막상 통화에선 머뭇머뭇거림이 느껴지는
그 분의 목소리에서
저는 시간되시면 만날 수 있냐?
서로 오해가 생긴거 같다
저도 대체방법에 대해 지식이 전무해서
변호사 사무실까지 가서 준비를 했고
오해를 풀 수 있었다 라고 전하자
만날 필욘 없고 뭐 이런거로 변호사까지 만나시냐고
본인도 그순간 화가나서 그랬을뿐
오해가 풀렸으면 이걸로 마무리 하자고 하시더라고요.
오해가 풀리자 한편으론 측은함도 느껴지고
아직 학생인데 혈기왕성하니까.
뭐 좋게 생각하면 그럴 수 있지
20여년전 저 대학생때 알바뛰며
학교다니게 생각나서
차비라도 드리고싶어 만날 수 있나 여쭤보니..
대학생은 아니고 학원 다니는 학생이라네요..ㅎ
여튼 피해자분과 그렇게 원만한 해결이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김빠지는 에피소드긴 했습니다만
아들이 도둑 취급 받는 것을
막을 수 있었던 사실만으로도 저는 만족합니다.
이 문제에 천당과 지옥을 오락가락하게 만든
아들 여자친구는 사귀는 사이라고 하더라고요.
남중 남고 공대생 출인저로썬
이해못할 감성이지만
뭐 요즘 친구들 그럴 수 있죠
어린친구가 똑부러지는게..허허
풀 죽어있을꺼라 걱정했던 아들놈은
오해와 문제가 해결되었다니 웃음을 되찾았습니다.
문제해결에 뛰어다닌건 아버지인 전데
여자친구 먼저 만나러 간다니..
다 필요 없습니다.
아무튼 걱정과 조언에 다시금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