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쯤은 괜찮을 거라 생각한 형과 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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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 카지노를 보고 삘 받아서

도박의 무서움을 체험해보고 싶길래

저번주 아는 동생과 정선카지노를 다녀왔음

정선까지 가는 3시간동안

동생이랑 많은 이야기를 나눴음

진짜 딱 재미로 경험만 해보고

절대로 빠지진 말자고.

그렇게 워렌버핏 베팅을 하자고 얘기가 됨.

제1원칙

절대 손해를 보지 말자

제 2원칙

1원칙을 반드시 지키자

그리고 시드는 둘다 30만원씩 들고 감.

동생한테

“우리 둘이 놀이동산을 가면 20만원은 쓴다

우리 둘이 오마카세를 먹어도 20만원은 쓴다

우리는 지금 정선 카지노에

돈을 따는 것이 아닌

30만원을 쓰려고 가는 것이다“ 그랬더니

둘이 가면서 30만원씩 쓰면

총 60만원 내고 가는것 아니냐고 하길래

나는 30만원 써서

도박의 무서움을 배우고

앞으로도 절대 빠지지 않기 위해서 가는 거고

다 잃어도 손해를 본것이 아닌

기존의 계획이 성사되는 것이다

하지만 다 잃고 인출을 하는 순간부터 도박인거니까

절~대 추가 수혈 하지 말고

있는 돈만 경험해보고 오자

딱 이렇게 굳은 다짐을 하고 방문했음

카지노에 입장하는 순간

분위기는 광기 반 행복 반

굉장히 업된 분위기였음

나는 한 5년 전에 한번 와본적이 있어서

이때가 2번째 방문이였는데

첫번째 방문 때는

등산복 입은 40~60대가 대부분이였는데

이번 방문에는 2~30대가 대부분이었음.

담배 한대 피고 둘러보니

사람이 많아서 역시나 게임할 수 있는 자리가 없음

재미있어보이는 슬롯머신에는

아주머니들이 5만원짜리 2~300만원씩

기계 앞에 쌓아두고 게임을 하고 있는데

신기한게 한국인 종특인지

5만원짜리 뭉탱이로 기계 앞에 놓고

담배피러 자리 비워도 아무도 안 건들더라..

씨씨티비 때문에 그런진 모르겠는데

아무도 관심조차 가지질 않아서

그런 모습은 좀 신기했음

아무튼 빠른 걸음으로 돌아다니다가

간신히 자리 얻어서 게임시작

정확히 50분만에 다 잃었음.

총 금액 30만원 중

슬롯머신에 10만원 잃고

바카라에서 10만원 잃고

(바카라 할 줄도 모름 걍 막배팅 함)

룰렛에서 10만원 잃고

결국 들고온 30만원 전부 다 잃음.

룰렛 같은 경우는

대형 원판을 돌려서 나온 숫자가

내가 배팅한 숫자면 승리하는 구조였는데

진짜 계속 1CM가 덜 가서

한칸을 못넘기고 잃으니까

나도 모르게 초조해지고 흥분되고

마음속의 나 자신과의 혈투를 시작함..

손 주먹 쥐었다 펴면서

“10만원만 더 뽑을까..?

“아니다 10만원 뽑는 순간 10만원으로 끝나겠냐..

끝도 없이 하게 되고 그럼 인생 망하는거다..

하지말ㅈ.. 아니다..

10만원만 딱 뽑아서 따자마자 입금을 다시 해놓자..”

라고 계속 반복하면서

내적갈등 ㅈㄴ하고 있는데

동생이 헤헤 거리면서 오더니

“형 나 20만원 땄어~” 이러는거임.

난 다 잃었다고 하니까

갑자기 칩 5만원 줌

잃었음

또 5만원 칩 줌

또 잃음

또 5만원 칩 줌

이번에도 잃었더니

마음이 무너지고 있는 내 자신이 느껴지더라

누군가에겐 특히 이 카지노에서는

큰 금액이 아닐지 몰라도

이러면서 빠지는구나를 몸소 체험하고

더이상은 안된다

지금 멈추지 않으면

같이간 동생에게 미안해서라도

어떻게든 본전 찾아서

갚아줘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이 점점 드는거임

그러다 동생이 땄냐고 물어보길래

잃었다고 하니까

5만원을 (칩5개) 내 손에 또 올려주면서

“한번만 더 해봐 형” 하는거임.

그래서 동생한테

“나 진짜 그만해야 될 것 같아

더이상 하기싫어 더 하면 안될거 같아”

하니까

5개 칩을 올려둔 손에서

2개를 가져가고 3개를 남겨두더라고

그러면서 “그럼 형 이걸로 한번만 더 해봐” 하더라

난 그때 느낀게

아 혼자 따서 미안해 하는구나..

자기 돈 다 잃어도 되니까

나랑 같이 놀고싶어 하는구나를 진하게 느낌

이러다간 둘다 손털고 나갈때까지 줄거같았음

결국 “아.. ㅆ바..”하면서

난 또 호구 마냥 3만원으로 결국 또 게임했음.

그런데 여기서 드라마 같은 일이 일어남

바카라 내가 할줄 모른다고 했잖음

근데 생각해보면

이길 확률이 그나마 높은건 바카라 밖에 없는거임

(거의 5:5)

게임룰은 지금도 잘 모름

근데 배팅 방식이

카드숫자 조합해서 딜러가 이기는데 걸거나

내가 이기는거에 걸거나 하는건데

이 카지노에서 이길 확률이

5:5에 수렴하는건 바카라 밖에 없더라고

그래서 3만원 들고 바카라로 갔음

그때부터 엎치락 뒷치락이 아니라

5연승 10연승

막 미친듯이 따기 시작함

개임 룰도 모르는 초짜가 계속 미치듯이 따기 시작함

거기에 인생 박은 막장 아저씨들이나

바카라 이기기 연구회처럼 생긴 샌님들이랑

반대로 배팅해도 나만 계속 다 이기는거임

중간에 같이간 동생 불러서

야 이거 여기에 걸어봐 무조건 따 하니까

뒤에서 나랑 똑같이 배팅시작ㅋㅋ

서서히 배팅금액 5~10만원으로 올리니까

주머니가 점점 10만원짜리 칩으로 두둑해져서

새벽 4시쯤 확인해보니

총 140만원이 내 주머니에 있었음.

그러다 갑자기 앞에 어떤 아저씨를 봤는데

5만원짜리 6장을 테이블에 올리면서

딜러한테 칩이랑 교환해달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딜러가 10만원짜리 칩 3개를 주는데

돈이랑 칩이랑 바꾸는거 보니까

그때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듬

‘아 ㅆ발 이거 게임이 아니라 진짜 돈이구나

그만하자 이제 튀자

이 정도면 충분히 해볼만큼 해봤다’

그래서 바로 동생한테 그만하자고 신호주고

마지막으로 2판 더 했는데

2판 다 지면서

결국 20만원 날리고 여기서 끝.

바로 동생한테 “가자!” 했더니

얘도 뭐 느끼고 있었는지 “응 가자” 하더라

동생한테 칩 10만원짜리 하나주고

나 110만원 동생 150만원 환전하고

그렇게 카지노 여행은 끝이났음

모텔잡고 한숨자고

다음날 동생한테 고마워서

풀코스 사주면서 이야기 많이 나눴는데

동생은 뭔가 정신줄 끊긴 애 같다고 해야하나

계속 또 가자고 하는거임..

우리 여기 온 이유 모르냐고 안된다고 했는데도

계속 가자고 쪼르더라

밥먹지 말고 지금 카지노 가자고;;

내가 말려서 안가긴 했는데

무서울 정도의 중독성인 것 같음

집에 돌아오면서 생각함

바이러스가 득실거리는 방에

사람이 들어갔다 나오면

운좋게 바이러스가 안 걸릴 수도 있긴 하겠지만

걸릴 확률은 굉장히 높다고.

도박 바이러스방에

우리가 들어갔다온게 맞구나 싶더라

왜냐면

동생이랑 곧 한번 더 가기로 했음..

끝이 안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