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컨셉은 뽀송뽀송이었다..
땀 없는 휴가..
원래 계획은 김포에서 국내선을 타고 뜨는거였음..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로 전재산 탕진.
최소경비 최대만족을 위해
친구 경차에 뚱땡이 3명이 몸을 실음.
시내에선 느린데
고속도로에선 무게 때문에 존내 빠름..
가속도 붙으니까 장난 아님.
숙소비 아끼기 위해 친구 고모댁에 짐을 품.
바다로 가기위해 나서는데
친구 한놈이 트렁크 바지만 입고 나타남..
“해운대에서 누가 옷입고 다니냐 새꺄”
그래서 셋다 상탈하고 바지만 입고 집을 나옴..
엘레베이터에서 한 초딩이
우리를 보더니 탔다가 말없이 다시 내림..
해운대까진 차로 30분 거리..
해운대가 점점 가까워지자 불안해짐..
수영복 입고 돌아다니기는 하는데
우리처럼 웃통까지 깐 놈들은 거의 안보이고
웃통 깐놈들의 몸은
개쩔거나 개뚱뚱하거나
매우 극단적으로 나뉨..
우리 몸하고 비슷한 새끼들은
마치 여기가 중국인듯한 착각을 일으킴.
주차 하고 시동까지 껐는데 아무도 안 내리질 않음..
왜 이런 병1신짓을 하면서
한명도 의문을 갖지 않았는지 서로 신기해함..
가위바위보 진놈이
옷가게 가서 티셔츠를 사오기로 함..
옷 사러 간 놈이 한참이 지나도 안 옴..
걱정돼서 나가보니
저 멀리서 유독 튀는 하얀 돼지새끼가
양손가락으로 꼭지를 가리고 뛰어옴..
애가 좀 모자란게
각자 다른 티를 사와야지 다 똑같은걸 사옴..
핑크색 티에 ‘hot pink’ 적힌건 정말 절망스럽더라..
서로 떨어져 걷는데도 사람들 시선이 느껴짐.
가는동안 각종 삐끼 들에게
“행님들 아우 한번만 도와주십쇼.. 싸게 드릴게예”
이러고 능욕당함..
속상한 마음 치맥으로 달래고
파라솔 아래서 한숨 때렸더니 어둑어둑 해짐..
그래도 괜찮았음..
해운대는 어차피 낮보다 밤이니까..
근데 일어나보니 내 티셔츠가 사라졌음..
잠결에 티셔츠 벗고 잤더니
어떤 새끼가 훔쳐간듯..
웃통 까고 돌아다니다가
한 클럽에 들어가려니
돈스파이크 처럼 생긴 놈이 저지함..
“옷 입고 오셔야 됩니다”
옷 사입고 올테니
친구들한테 먼저 들어가라고 함..
옷 가게 찾아 헤매는데
술기운이 갑자기 확 오름..
잠깐 앉아서 눈만 감았다가 떴음..
누가 흔들길래 눈 떠보니 경찰임..
“여..여기가 어디죠?”
난 길 위에 누워있고..
몸은 편의점 에어컨에서 흘러나온 물에
흠뻑 젖어있음..
솔직히 직립보행 가능했는데
사람들이 다 쳐다보는 상황에서
이 몰골로 혼자 길거리를 배회할 용기가 안 나길래
여기 우리집이라니까???! 하면서
취한척 경찰차에 탐..
연락받고 친구들이 찾아옴..
‘아 맞다 옷’
차마 그냥 달라고 하기엔 미안해서
젊은이 경찰한테
혹시 안 입는 티 있으면
하나만 팔라고 사정함..
‘뭐 이런 병1신이’ 이런 표정임..
걸레로 쓰던 해병대 티셔츠를 줌.
돈은 됐고 술이나 곱게 마시라고 함..
부산 경찰 너무 마음에 들었음..
나갈려고 하니까
옆에 오바이트 하면서 주정 부리던
웬 모르는 여자애 2명이 우리를 따라나옴.
알고보니 친구들이 헌팅한 여자들이었음..
나 길에서 자는 동안
친구들이 제 몫을 해낸거임..
삼겹살을 구우며 본격 해운대의 밤이 시작됨.
“해병대 오빠 지갑 안 털렸어여?
부산 아들 차카네ㅎㅎㅎㅎㅎ”
“대구면 오빠 장기까지 다 빼갔다 아이가ㅎㅎㅎ”
대구 애들 유쾌하더라..
“해병대 오빠 친구 진짜 잘 둔거 아라여?”
ㄴ”왜?”
“우리 잡고 몇시간동안
공들여 이빨 털다가 오빠 경찰서 있다니까
바로 일어나던데요?..
우리가 따라왔다니까 ㅋㅋ..”
“그러게 ㅋㅋㅋ 이 오빠들 생긴것도 삐리한데
우리가 비정상이다ㅎㅎ”
“오빠도 그럴 수 있어요?”
ㄴ”글쎄..”
“어머 ㅎㅎㅎㅎ 글쎄란다 ㅎㅎㅎ
그런 말투 어디서 배워여?ㅎㅎㅎㅎ”
“경상도 남자면 내 미칫나? 이럴긴데ㅋㅋ
글쎄..글쎄↗..글쎄↘
어케 한거에여? 다시 말해바여 ㅋㅋㅋ”
분위기가 무르 익을때즈음
하늘을 쳐다 봄..
번쩍거리는 모텔 네온사인..
아차..!
부산에 와서 숙소 잡는 놈들중
부산에 친척 하나 없는놈 어딨냐..
걔들이 돈 많아서 숙소 잡겠냐??
“나도 한명 헌팅해 올게.. 먹고 있어”
ㄴ”어머 오빠 해병대 입고 헌팅 안돼요~
그냥 있어욯ㅎㅎㅎ”
식당을 나와 해운대 골목을 전력으로 달림..
내 눈에 흐르는 눈물이 마르라고..
오늘 확인한 우정의 가치에
비할바는 못되지만
내 전재산을 털어 모텔 키를 2개 받아
주머니에 찔러 넣음..
얘들아 오늘밤 니들이라도 행복해라..
식당에 도착..
“어디갔다 오냐?”
ㄴ”걔들 어딧어?”
“갔어”
ㄴ”어딜?”
“걔들 갔다고”
ㄴ”긍까 어딜?”
“몰라 ㅆ발 다 먹었으니 이제 간다던데..
어쩐지 고기만 존나 쳐먹더라”
모텔 입구에서 30분 죽때리다가
헤롱 거리며 들어오는 커플에게
키를 반값에 넘기고
셋이 월풀 하다가 잤음..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