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때부터 부모님 속썩이면서 살아온거 같아서
20대 초반이 되자마자
군대에 가야겠다 생각했음
군대가서 고생 좀 하고
정신차릴 생각으로 해병대 입대하려고 했다
근데 연평도 포격사건이 터지고
이 때 진짜 거짓말 안치고
해병대 지원자 경쟁률이 25:1 이었다..
준비 열심히하고 체력도 좋은편인데
걍 포기하고 육군으로 입대 했음
사단훈련소에서 훈련 다 받고
자대배치 받기 며칠전
방송으로
“호명하는 번호 훈련병들 xx로 집합”
갔더니 나까지 약 40명정도가 있고,
처음보는 대위가 앞에 포스잡고 있었음
대위는 자기 소속부대에 신병을 뽑기위해 왔고,
너희 중 딱 한명만 갈 수 있다고 말함
그리고 자기 부대의 장점과 단점을 말해줬는데
장점은 기억이 잘 안나고,
단점만 기억남.
야간근무 매일 있고,
매일 하루에 두번씩 경계근무 서야되고
근무 없는 날은 절대 없으며
휴가 나가지 않는 이상
365일 눈이오나 비가오나 춥건 덥건
매일매일 근무서야 하니
이게 존나게 힘들거라고
원하지 않는 새끼는 지금 나가면 된다고 했음
그러자 말 끝나기 무섭게 다 나가니까
대위새끼 어 이거 아닌데 하는 표정이더라
나는 군대가서 고생 좀 하고
정신차릴 생각이라 남아있었고
결국 나 포함해서 총 3명 남게 됨.
그러더니 대위가 박수치더니
축하한다 그러더라..?
지금 나간 새끼들은 탄약창가서
후방의 gop처럼 철책근무
존나 힘들게 근무할 때
너희 중 1명은 사령부로 자대배치 받고,
하루에 두번씩만 근무하면 된다 했음
(40명 중 1명 빼고 모조리 탄약창행)
그러니까 1명만 꿀 빤다는 말이었음
사령부 경계병이라서 신체스펙이 중요했는데
그래서인지 내가 선발되었고
자대배치 받아서 내가 xx사령부로 가게 됨
진짜 거짓말 안치고
티비에서 보던 그런 부대가 아니었음
시내에 위치해있고 (지하철역 10분거리)
위병소 통과하자마자
대학교 캠퍼스 같은 광경이 펼쳐지고
비포장 도로는 1도 없고
건물도 깨끗하고 사슴이 뛰어노는 곳이었음
화장실 전부 비대설치,
여름엔 에어컨 설치, 뚜레쥬르 빵집있고
훈련은 혹한기, 유격 두개뿐이었음
초대 사령관이 곳인데
장군님들 6명(중장 1명, 소장 1명, 준장 4명)
그리고 대령만 30명 이상에
소령 중령이 병사만큼 넘쳐나는 부대였음
어쨋든 나는 여기 경비병 소속으로
위병소, 공관(장군님들 사는곳), 5분대기조
일주일마다 돌아가면서 로테이션 근무였음
개꿀인게 다른 행정병 애들 일과시간 되면
막사 나와서 사령부로 출근하고
야근까지 존나게 할 때
나는 일과시간에도 그냥 생활관에 대기하면서
근무시간되면 근무하러 나가면 됨
하루에 2번 (한타임에 두시간)
근무서면 하루 끝임
대신 차번호를 존나게 외워야 했음.
장군님들 개인 차량, 직속상관들 차번호
각 처장대령분들 차번호.. 씻팔..
장군님들이 매일매일 출퇴근 하는 부대여서
아침되면 장군님들 운전병들이
부대 밖 공관으로
장군님들 모시러 매일 나가곤 함
그렇게 장군님들 출근하면
진짜 목청 찢어져라 경례 존나 크게 해야했음
목소리 작으면 위병조장 (소대 최고참)한테
개털리기 때문
그리고 때때로 업무시간에
장군님들이 외출하는 경우가 있는데
장군님이 차량안에 타고 있는지 안타고 있는지
라이트를 보고 알 수 있었음
불이 켜져있으면 당연히 프리패스고
깜빡이 키고 내려오면 운전병만 타고있는건데,
이때는 행선지 알아내서 인수인계해야 됨
어느 날 오후 시간 쯤이었음.
참모장님 차량이 라이트 키고 내려오길래
경례 존나 크게 하고
프리패스 한 후 뒤돌아봤는데
뒷자리에 아무도 없는게 보이는거임
씨팔 알고보니 참모장 운전병새끼는
항상 라이트 키고 다녀서
선임들도 존나 벼루고 있었음
위병조장이 사수 부르더니
똑바로 확인 안하냐고,
부사수 실수 커버 안치냐고 개털려서
존나 빡쳐있었고
근무교대하기 전에 운전병이 들어오기만을
벼루면서 기다리고 있었음
그러다가 근무 끝나기 10분 전,
교대자들은 위에서 내려오는게 보였고
부대 밖에서 참모장 차량이 들어오는게 보였음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라이트는 켜져있었고
사수가 빡쳐서 문 안 열어주고
차한테 다가가서
운전석 쪽 유리 주먹으로 치면서
존나 욕하는게 들렸음
“아저씨 씨팔 지금 장군 타있지도 않은데,
라이트 키고 다니면
우리 곤란해지는거 몰라요?
참모장 운전병이라고 니가 뭐라도 된줄 아냐고
아저씨는 그냥
똥별 모시고 다니는 운전병이니까
라이트 표시 좀 똑바로 하십쇼 예?”
라고 말하는 도중
느낌이 쎄했는지
뒷좌석 보더니 참모장 타있던거임..
사수 그 순간 존나 얼어서
바로 존나 크게 경례 박았는데
위에서 말했듯
문 안 열어놔서 차는 움직이지도 못하고
가만히 서있었음
마침 후 교대자들 도착해서
급하게 문열고 또 경례 박고
참모장님은 아무말 없이 유유히 올라가는데
그날 우리 소대 뒤집어짐
씨팔 다른 간부한테
우리 소대장 존나 까이기전에
우리가 먼저 소대장한테 실토했고
우리 소대장은 소령진급 코앞인데
이런일 생기니까 ㄹㅇ 빡쳐했고..
소대장은 중대장한테 보고하고..
중대장은 씨발 조땠다 싶어서
발동동 구르던 도중
수송 중대장한테 연락해서
참모장 운전병 호출하고
운전병한테 참모장님 반응 물어보고..
내 사수랑 나는 진술서 쓰고..
큰일은 안 생겼지만 내 사수 휴가 3일 짤리고
내 사수는 장군 똥별취급해서
병사들한테 ‘대좌’칭호 획득..
후에 들은 이야기로는
참모장님이 웃으면서 넘겼다고 하는데
이 사건 이후로 수송 중대장이
운전병들 라이트로 장난질치면
죽여버린다고 말해놔서
별 사건없이 군생활 보내나 싶었는데
내가 공관근무 들어갔을 때
또 다른 일이 생김..
진짜 다행히도
휴가 짤리는 걸로 끝나서 다행이었지
근무교대하고 위병조장이랑
셋이 담배 피면서 이야기하는데
위병조장도 짬 좀 찼다고
눈에 뵈는게 없냐고 존나 갈구고..
(이후로 부대안에 장군님들 들어오고
나가는거 종이에 적어서 인수인계 시작했음,
당연한 일이지만
이걸로는 완벽하게 해결되지 않았음
부대 안에 있다고 적혀있는 사령관님이
밖에서 들어오는 경우가 생김 씨팔ㅋㅋ)
어쨋든 그 일이 있고나서
내 사수는 ‘대좌’ 칭호를 획득하고,
어쩌다가 또 내가 부사수로 같이 근무투입하면
선임들이 나한테
‘보좌관님 대좌님 좀 잘 모셔주십쇼!’
하면서
나는 강제 ‘보좌관’ 타이틀을 달곤 했었음..
저 일이 있고나서 약 한달정도 지났었나
나 군생활 할때
폭행은 없는 편이었는데 부조리가 심했음
일이등병때는 피엑스도 눈치보면서 다녔고
냉동은 절대 못쳐먹고
저녁청소 시간에 일이등병이 다 하고..
상병되야 사지방, 체력단련장 이용 가능했음
때문에 주말되면 나 같이 짬 안되는 애들은
그냥 책상에 앉아서 노트 펼쳐놓고
간부들 차종, 차번호, 직급, 이름을 외우고 있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씨잇팔
거짓말 안치고 나 있는 부대
하루에 차량이
1,000대 가까이 들어오고 나가는데
이중에서 높으신 분들만 외워도
몇백대일거임..
주말에 선임들은 사지방가고, 전화하고,
운동하고 즐길동안
나는 노트에 적혀있는 차번호들 외우는게
존나게 괴롭더라..
또 다른 사건이 일어난 이날도
대좌랑 같이 근무가 잡혀있었음
같은 분대라 위병소, 공관, 5분대기조
근무투입지는 항상 같았음
대좌가 분대장이랑 이야기하더니
나를 데리고 나옴
그리고 대좌, 대좌 동기, 나랑 셋이서
지통실가서 이지대 산책 좀 하겠다고 신고 후
막사를 벗어났지
(이지대라는 말이 맞는지 모르겠는데
우리소대는 그렇게 불렀음,
부대 감싸고 있는 산 철책길)
내가 알기로는 보통 부대는 이지대 높고,
끝이 없는 산길인걸로 알고있는데
나는 시내에 있는 부대라서 그런지
이지대라고 해봤자 진짜 1시간정도 산책로 였음
주말이라 부대는 조용하고,
가을이라 나무들은 물들어서 너무 예쁘고
바람까지 선선하게 불어서 기분도 너무 좋았고
답답하게 그리고 무의미하게
차번호만 존나 외우다가
바람 쐬러 나오니까 너무너무너무 좋았음
대좌가 사고치고 난 뒤부터
계속 위축되어 있으니까
대좌동기가 같이 바람쐐러가자고 했는데
내가 안쓰러워 보였는지
대좌가 나까지 끌고나옴
어쨋든 이지대가 비교적 높은편이라서
올라가면서 상쾌한 공기도 마시고
주변 경치구경도 하고
나름 힐링되고 너무 좋았음.
그러던 도중 갑자기 대좌가 급발진 하더니
소리를 지르는거임
‘아 군생활 족같네 시팔!!!!!!!!!!!!!!!!!!!!!!’
동기는 놀라서 그만하라고 했는데
어쨋든 자기가 잘못해서 휴가 짤린거긴 하지만,
아니 휴가 짤린게 그나마 다행이었던건데
그 운전병 새끼때메 휴가 짤린게
존나 억울했는지 존나 소리치더라
옆에 민간인들 철책너머로 등산하고 있는데
우리쪽 쳐다보고 있었음ㅅㅂ
동기가 그만하라고 하는 도중에
위에서 사복입은 두명이 내려오는거임
가끔씩 군무원들이나 간부들
주말에 사령부 연병장에서 축구하기도 하고,
우리처럼 이지대 등산하러 오기도 하는데
어차피 병사랑 크게 연결점이 없는 사람이라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그 순간만은 닥치고 우리는 올라가고
위에 두명은 내려오고 있었음
어쨋든 사복입고 있다는 그 자체가
간부나 군무원이기 때문에
가볍게 경례하고 지나가면 되는데
지나치는 순간 대좌동기가
경례 존나 씨게박는거임
ㅆ1발 산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뭐지하고 쳐다봤는데
검은 모자에 다이아 3개 박혀있는 대위랑
옆에는 웬 처음보는 아저씨가 한명 있었음
근데 대위 옆에있던 아저씨가 지나가면서
우리보고 “고생 많다, 힘내라” 하면서
그냥 지나감
그리고 우리 대좌는 또 얼굴 사색됨
난 뭔일인가 싶었음
전에도 말했 듯
상급부대라 령들이 넘쳐나는 곳이라
대위는 짬찌 취급하곤 했는데
대위 하나 때문에 저렇게 쫄았나? 했지.
알고보니 대위는 사령관 보좌관이었고..
공관근무 하면서 자주봐서
선임들은 얼굴을 알고 있었음..
보좌관은 항상 사령관 옆에 붙어있는데..
그럼 그 옆에있던 아저씨는
쓰리스타 사령관이었던거임
대좌새끼 참모장에 이어
사령관 앞에서
군생활 족같다고 소리 지른 셈이였던 거지
씨팔 진짜 전생에 나라 팔아먹었나
왜 이새끼랑 붙어만 있으면
안 좋은 일이 생기는거 같은지
나까지 소름돋고 무서워지더라
대좌새끼는 진짜 산속에 목매달고
뒤져야하나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고
대좌 동기는 이걸 선임들한테
이실직고 해야되나 말아야되나 하고 있었는데
어쨋든 우리는 활동복에
그냥 전투모만 쓰고있어서 누군지 모를거라
99% 확신하고 내려와서 생활관으로 복귀함
이 일은 진짜
아무도 절대 모르게 발설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아무일도 없길 빌고 또 빌었다.
그렇게 평일이 찾아오고,
목요일까지 아무일도 없었는데
금요일날 일과시간 끝나고
강당에 모여서 대대원들 다 모여서
대대장님 이야기 듣고 있는데
갑자기 군생활하면서 더럽고 힘들어도
나중에 좋은 거름이 될거라고
근데 나는 너네들이
어떤 고민이 있는지 알고싶다고
종이랑 펜을 나눠주더니 적어보라고 함
병사들 앉아있던 의자에 내려와
바닥에 앉고 의자를 책상 삼아 적게 시킴..
난 설마 ㅆ1발..
이게 앞전에 있던 일과 연관되있는건 아니겠지
생각하면서도 존나 떨었음
그렇게 10분 정도 뒤에
중대별로 종이를 걷어 갔고
이후에 부조리들이 하나씩 없어지기 시작하더니
몇몇 선임들은 영창을 가기 시작함.
아무튼 대대장의 조사 이후..
말년병장들이 이제 곧 자기들 집에 가니까
이제 상관없다 생각해서 그런건지
아니면 자기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 영창가서 그런건지
우리 대좌 덕분에(?) 그런건지
소대의 부조리는 점점 없어지기 시작했음
소대장은 부조리가 있다는걸
어느정도 알고 있긴 했지만,
나 같이 짬도 안되는 애들이 너무 풀어져버리면
경계근무 개판될까봐 걱정했는지
모르는척 하는거 같았음
(높은사람들이 많다보니
작은실수가 큰결과로 다가오기 때문..)
어쨋든 소대원 집합 걸리고
병장들도 상병들도 청소 도와주고
일이등병도 이제 주말엔 주말답게 보내라고
사지방, 체력단련장 이용할거면 하라고 했음
대신 어디가면 어디가는지
생활관칠판에 적어두고 움직이고,
풀어주는 만큼
근무설 때 실수하는건 용납할 수 없다고 함.
속으론 존나 좋아했지만,
풀어줬다고해서
바로 이용하는 사람은 없었음..
하지만 그나마
눈치가 덜 보면서 할 수 있었던거는
사령부 도서관에가서
읽고싶은 책 빌려서
주말이나 비일과 시간에 읽는 정도?
공관근무 설때 경계초소에서
한명은 밖에 육안으로 감시하고
한명은 안에서 사방에 깔린
CCTV 모니터링 하고 있는데
당연히 알겠지만
군대에서 FM은 무척이나 힘든 것이기에
안에있는 선임들은 잠자거나, 책읽곤 했음
그러다 또 사건이 터짐..
다른부대 관사는 어케 생겼는지 모르겠는데
나 있던 곳은 장군님들 관사가 부대밖에 있었고
마당 딸린 전원주택 1채와,
3층짜리 아파트?
빌라가 2채가 있고
사방을 높은 담벼락이 감싸고 있었음
어쩌다보니
근무투입을 같은 일병끼리 투입하게 되었는데
일말인 내 맞선임 그리고 일꺾인 나
역시 힘들때 의지하는건
맞선임뿐이라 존나 친한 사이였음
아 그리고 다들 알겠지만
이런 상급부대 병사 애들보면 빽있거나,
존나 엘리트인 애들 많음
해외유학파 출신부터,
국회의원 아들, SKY대학교 재학중인 애들,
입대 전 학교선생님이었던 사람도 있고,
난 왜 여기있는지 모르겠더라.
내 맞선임 나이가 좀 있는 편이었는데
미국에서 유학생활하다가 입대했다고 했음
성격이 존나 둥글둥글하고 똑똑해서
선임, 후임할거 없이 존나 좋아했거든.
(이야기 하다보면 차번호 열심히 외우지말고
영어공부 하라고 진심으로 조언해주곤 했음)
때는 가을이 지나 겨울이 되고,
새 해가 찾아오기 얼마 안남았을 때였음.
(20:00 ~ 24:00) 공관근무 였음
위병소에서 관사까지는
걸어서 10분정도 걸리는데
아파트 단지와 시내가 코앞에 있는데도
갈 수 없다는게 너무나도 슬프고
가깝지만 멀리있는 시내의 모습은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가득하고
나빼고 사람새끼들 다 존나 행복해보이고
난 존나 불행하게 느껴지곤 했었음..
여친도 없고 여사친도 없던 나는
너무너무 외로운 겨울이었다.
그렇게 공관근무에 투입하고
이전 근무자들과 교대를 하고
내가 먼저 밖에서 밤하늘 바라보며
우울함을 씹고 있었음
근데 안에서 맞선임이
“OO아 치킨먹고 싶지않냐?
내가 치킨시켰음ㅋㅋ” 이러는거
내 할아버지 군번들은 가끔 시켜먹었다고
전설로 듣기만 했는데
ㅅㅂ 난 치킨 먹고싶지도 않고
군생활 별 탈없이 하고 전역하고 싶었음
난 당연히 구라치는거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구라 아니라고 이따 보라고 하더라..
저 말을 듣고 나는 좋기는 커녕
ㅅ발 대좌새끼 떠오르면서
무슨일 생길까봐 존나 무서워지더라
씨팔 사우론의 눈같은 몇십대의 cctv가
우리를 비롯해서
관사 사방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는데
어케 받을 생각인건지 매우 걱정됐음
핸드폰도 없고
오는길에 공중전화가 있는 것도 아닌데
치킨을 어케 시켰냐고 하니까
근무투입전 막사 공중전화로
10시(22:00)에 가져다 달라고
신신당부 하면서 배달시켰다고 함
난 존나 쫄려서 똥줄 타있었음
왜냐면 cctv뿐만 아니라
연말이라서 장군님들 대부분
평소보다 늦게들어오셔서..
진짜 타이밍 겹치면 족되니까..
다행히 별(장군)님들은 생각보다 일찍 들어오셨고
약속시간인 22:00시가 얼마남지 않았음
사수가 안에 잠깐 들어오라 하더니
관사 경계초소 컴퓨터로
입구 cctv 각도를
진짜 약간의 사각지대가 생기게끔 바꾸고는
자기가 나가는거임
(이거 걸리면 사령부 지통실에서 바로 전화옴;)
평소 근무 잘서고 실수도 없고
엘리트로 불리던 선임인데
사수로 근무 나오자마자
이렇게 고삐 풀린 망아지 될줄은 몰랐음
그래서 똥줄 태우면서 책 읽지도 않고
씨씨티비 존나 보고있는데
저 멀리서 라이트가 보이기 시작함..
선임도 보였는지 창문을 툭툭 침
……아니 근데 뭔가 좀 이상한게
오토바이 불빛이라면
라이트가 1개여야 되는데..
양쪽에 1개씩 달려있는거야..
별님들은 이미 관사안에 계시고,
차량은 다 부대로 복귀했고
이 시간에는 관사근처에
지나다니는 차량은 거의 없는데..
그냥 지나가는 차량이라고 생각했음
아니 근데 점점
가까워질수록..
자동차 소리가 존나 크게 들리는거임
차량도 일반 SUV치고는 커보였고
트럭이었고….. 투박한 배기음소리……
아.. 씨팔 나는 정말
진짜 설마설마설마설마 했는데..
대대지통실에서 관사에 상황 걸어서
5분대기조 출동한거임
5대기 왔다고 존나 홍보하듯
굉음을 울리면서 관사로 오더라..
초소안에 있던 나는 당연히
관사 철문 오픈하고..
내 맞선임 새끼는 멍하니 서있었음
예전에도 말했지만
내가 있는 소대가
위병소, 공관, 5대기
주마다 돌아가면서 로테이션으로 근무였음
5대기도 우리소대였음..
선임들과 5대기 담당 간부는
ㅅㅂㅅㅂ 거리면서 하차하고
보여주기식 경계태세 잡고있었음
별님들이 계신곳이기에
사령부 지통실에서는
별님들 수면에 방해되지 않도록
상황거는 일이 한번도 없었는데
대대지통실에서 당직사령이 상황 건거였음..
당직사령 작전과장(소령)이었는데
생각지도 못한곳에서 터진거지 씨팔
(나중에 알고보니 저녁점호 끝나고
담배한대 피고 들어오자마자
바로 오대기 출동시킨거라고 함)
나도 경계초소 밖으로 나와서
사수랑 5대기 하는거 멍하니 보고있었음..
5대기 도착하고
몇분뒤 상황종료하고 철수하는데
관사입구에 오토바이 한대와
사람 한명이 서있었음
치킨배달 온거임…….
나도 초소밖으로 나와있어서 온지도 몰랐음
오토바이 문앞에 세워두고
치킨포장되있는거 들고 멍하니 서있는데
아 ㅅㅂ 진짜 난 끝났구나 싶었다
5대기 담당간부(타중대 하사였음)가
배달원 보자마자 이게 뭔가 싶었겠지..?
저 1/4톤 트럭 뒤에 타고있던 선임들은
맞선임과 나를 노려보고 있었음
그 때 갑자기 맞선임이 튀어나가더니
무슨일로 오셨습니까? 라고 하더니
치킨배달 아재가 치킨 안 시켰냐고 하는거야
맞선임이 시킨적 없다고
군인이 배달 어떻게 시킬 수 있겠냐고 그랬더니
아저씨는
아니 10시에 가져다 달라고 했잖아요!
선임은 아 모르는 사실이라고 잡아떼기 시작함
더불어서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장군님들 계신
신성한곳에 치킨을 시키냐고
모르는 일이라고
모르쇠로 일관하기 시작했음
아저씨는 당황하면서도 화가 난 것 같았지만
바로앞에 트럭 한대가 굉음을 내며
멍하니 서있고 트럭 뒷자리에선
운전석쪽 차량바디에 걸쳐져있는
m60 총기와 군인들이
총들고 서있는거에 위축되셨는지
한숨 푹쉬시더니 오토바이타고 나가셨음
이어서 오대기 차량도 빠져나가는데
뒷자리에 탑승해있는 선임들의 눈빛은
우리를 노려보고 있었음..
내가 힘든곳에서 군생활하고
진짜 정신차리고 싶긴했지만
이렇게 정신차리고 싶었던건 아니었음
어쨋든 나와 내 맞선임은
남은 근무시간동안 어떻게할지 존나 고민했고..
당연히 모른척하기로 했음..
다음 날… 선임들은 우리 둘을 불렀고
어떻게 된일인지 설명해보라 함
진짜 존나 혼신의 연기를 펼치며 모른척 했었고
진짜 걸리는순간 군생활 개꼬이는거임
몇몇선임들은 날 살짝 뒤로 빼더니
“ㅎㅎ 괜찮아 그럴수있지 솔직히 말해봐라
OO아, 용서해줄게” 하면서
자백을 유도하기도 했음
당연히 난 넘어가지 않았고
선임들의 집중된 관심은 꺼질생각을 안했음
30분 가까이 취조를 당했고..
우리가 시켰다는건 킹리적 갓심이 있지만
증거물이 없다보니
어쩔 수 없이 가보라고 했고
지켜보던 우리 분대장은
“..조심해라 진짜 뒤진다” 라고 말을 남겼음
나와서 선임들하고 담배피는데
진짜 존나 심장이 벌렁벌렁 거리더라..
맞선임은 아무렇지 않은척
똥싸러 가는척 화장실가고
몇몇 선임들은 A급병사였던 내 맞선임이
그럴리가 없다면서
괜히 의심하지 말자하고
몇몇선임들은 끝까지 의심을 풀지 않았음..
그렇게.. 그날도
내 맞선임과 나는 공관근무를 같이 나갔고
근무지에서
우리 씨팔 진짜 조땔뻔 했다고 이야기하면서
절대절대절대절대 말하면 안되는거고
우리는 그런적이 없다고
스스로 세뇌하고 자각하며
군생활 하기로했다..
후에 알기로는
5대기 복귀하면서 총알 지통실에 넣을 때
당직사령이
오토바이 한대 나가던데 뭐냐고 물었는데
5대기 담당 부사관이
길 잘못든 오토바이라고 말해서
그냥 넘어갔다고 함
(지통실 당직서던 동기한테 물어보니까,
cctv에 트럭에 가려져서
오토바이 서서 이야기하는건 안보였고
당직사령이 나가는거만 봤다고 했음)
때문에 나는 짬먹고 사수되서도
근무 존나 FM으로, 예민하게 경계근무 섰음
치킨 아재한테는 맞선임이 외박 나갔을때
사정 설명하고 죄송하다 하고 치킨 세마리 시켜먹고 끝냈다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