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가출해라 찾아가서 죽인다” 라고 하길래 “예” 하고 집 나가버린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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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직 쓰며 시간이 안가서 어릴 때 일 좀 적어봄.

본인은 95년생에 4남매 중 막내로 태어남.

형 84년생 , 큰누나 88년 , 작은누나 91년

형 누나들은 유치원, 어린이집 전부 다녔는데

난 다녀 본 적이 없음.

3살 때 까지 대구 살다가 아버지 하던 사업이 망해서

아버지 고향인 구미로 내려왔음.

대구 살 때는 괜찮게 살았는지

마당은 좀 작아도 2층 짜리 집 있고

우리 집 지하방에서 하숙 하던 사람도 있다 들었거든.

구미로 내려오고 아빠는 다른 지역에 일하러 갔었고

투룸에서 나머지 가족끼리 살았음.

기억은 잘 안 나는데 월세 밀려서인지

집 주인 아줌마가 자주 올라 왔었고.

암튼 위에 형 누나들 초등, 중학교 입학하고

나도 초등학교 입학할 때가 됐는데

뭐 학기 용품 이것저것 사야되잖아.

공책이나 필통 가방 이런거, 난 그런거 사준 적이 없음.

3학년때 까지 그게 당연한 줄 알았음.

가방도 큰누나가 쓰다 준 책가방 메고 다님.

빨간 공주 캐릭터에 분홍색 가방.

옷도 형 누나꺼 물려 입었는데 나한테는 다 너무 컸음.

내가 유독 가족 중에 가장 작고 늦게 크고 그랬거든.

바지가 항상 헐렁 했어서 팬티까지 보였는데

근데 팬티도 좀 해져서 더러 웠나봐

그래서 별명이 똥이름 이였음 뭐 똥재희 이런식으로.

4학년 때 부터는 그냥 쪽 팔려서

학교 끝나면 매일 동네 돌면서 헌옷수거함에서

입을만한 옷 챙겨서 집으로 돌아갔음.

처음에는 엄마한테 ㅈㄴ 맞음.

그지도 아니고 그런 짓 하지말라고.

근데 계속 하니까 걍 포기하신 듯 뭐라 안함.

한 번은 동네 마트 아저씨한테 걸려서 죽도록 맞음..

왜 맞았는지는 지금 생각해도 모르겠다.

분홍색 가방 메는게 쪽팔려서

실내화 용, 책가방 용으로 검은색 쇼핑백 두개 들고다님.

학교에서는 그냥 거지라고 이미 소문?

인식이 나 있어서 친구는 딱 3명 밖에 없었음.

내가 부르면 똥 옮는댔나

뭐 조금만 닿아도 소리치고 그럼.

초등학교 때 가장 슬펐던건

준비물 안 가져왔을 때 애들 앞에서 꼽 당하면서 혼나는 거,

반에서 물건 없어지면 항상 제일 먼저 의심 받고

5시 까지 남아서 선생한테 조사받고 집에 가야했음.

걍 애들도 내가 훔쳤다 인식해서 이름이 아닌 도둑놈, 똥이라 불렸음

레전드는 친구 3명이 놀랍게도 여자.

다 짝꿍 이었던 친구들인데

생일 파티도 초대 해주고 걍 착했음.

(2명이랑은 아직 연락함.

1명은 재작년에 결혼하고 연락 끊김 tmi)

암튼 중학교 올라 가면서 사건이 하나 터짐.

교복을 입고 등교 해야 하잖어?

근데 나한테 교복 사주는게 싫었나 봄.

형은 공부를 잘해서 형 한테는 항상 잘해줬었거든.

뭐 철들기 전에 집 나가서 기억에도 별로 없음.

큰누나는 그냥 양아치였고

작은누나도 공부 잘해서 항상 엄마가 좋아했고

암튼 나는 혼자 교복 물려주기 행사 같은거 돌면서

겨우 같은 중학교 교복 찾아서

2주만에 다 늘어진 교복 입고 학교갈 수 있었음.

그 전까지 사복 입고 다녔는데

선생이나 애들이나 다 그지라고 놀렸음.

근데 일진 비스무리 한 애가

너네 부모도 그지새1끼지~? 하면서

과하게 놀리길래 치고박고 싸움.

그 사물함 문고리라 해야하나

거기에 개 머리 찍고 ㅈㄴ 때렸음.

피 흘리고 그랬을 정도로 심하게 싸웠던 걸로 기억함.

당연 학폭 열리고 교내봉사인가 그거 받고 끝남.

이때 간만에 집 내려오신 아빠 한테 ㅈㄴ 쳐맞음.

눈에 실밥 터지고 손가락 금가고

근데 다행인건 그 뒤로는 학교에서 아무도 안 놀렸음.

그 계기로 약간 나쁜 애들이라 해야하나

일진 애들이랑 연이 생겨 자주 어울리게 됨.

학교 끝나고 집 가봐야 뭐 아무도 없고

할 것도 없어서 매일 11시?

새벽 지나고 집 들어가고 그랬음.

그러다 어느날 중2때 똑같이 늦게 집에 들어갔는데

평소에는 없던 아빠가

방망이 들고 티비 보며 앉아 있드라

원래는 달에 마지막 주에 집 내려오셔서

밥 같이 먹고 용돈 주고 가고 그랬는데

뜬금없이 평일이였는데 빠따 들고 앉아있더라고

알고보니 엄마가 나 한번 좀 잡으라고

아빠한테 말해서 날 잡고 팰려고 부른거 였음.

당연 방망이로 맞다가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소리치고 그래도 계속 때리길래 맞고 또 쳐맞고

상식적으로 자식이 살려달라는데 패는 아빠가 어딨음

그러다 진짜 죽겠다 싶어서 밥솥 던져서

현관유리 박살내고 그대로 가출함.

어릴때 아빠 엄마 한테 쳐맞아서 귀가 짝귀가 됨.

덜 아프게 맞으려고 왼쪽으로 누워서 오른쪽만 쳐맞음.

지금도 ufc볼때 이렇게 맞으면 덜 아픈데 생각함

아무튼 아픈 몸 부여잡고 자주가는 친구 집

빌라옥상 계단에서 잠.

이때 11월이라 엄청 추웠음

그때 당시에도 나만 폰 없어서

같이 가출할 친구 구하러 + 밥 먹으려고 학교감.

그렇게 친구 3명 꼬시고 같이 점심먹고

학교 나와서 건설 금지처분 걸린 공사장 가서

거기서 2주간 살음.

무슨 테니스장 만든다고 ㅈㄴ 크게 건설 하는 곳이였는데

2년간 아무것도 안 바뀌길래

노는 애들끼리 모이는 장소가 됨

암튼 거기서 건물 자재로 집 짓고 살았는데

4명이서 그림은 발퀄이긴 한데

저런식으로 걍 그지가 따로 없었음

이불은 헌옷수거함에서 들고 옴.

나름 개도 키우고 낭만 있었는데

수업은 안 들어도 학교가서 밥은 먹고 그랬음.

이렇게 2주간 살다가

친구 한 명이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딴 동네에 돈 있는 친구a 불러서

찜질방 가고 피시방 같이 가고 그랬음.

근데 친구a 돈도 슬슬 떨어지니까

걔가 돈 버는 방법이 있다며 범죄를 갈켜줌.

이때 자기가 가져온 돈 다 썼으니

너희도 도와야 한다고 해서 걍 그러려니 하고 같이함.

범죄는 주차 되어 있는 차에 들어가서

거기 있는 동전(짤짤이)을 훔치는 거였음.

우린 일명 짤짤이라 함

그렇게 친구a 주도하에 (아파트 제외)

골목길, 빌라에 주차 되어있고,

문이 열려있는 차를 다 털기 시작함.

계속 그렇게 털다가 먼지 엄청 쌓인 차를 터는데

현금 천원짜리 다발로 몇 십개가 있는거임.

바로 그 가방 훔치고 공사장 집으로 달아남.

거기서 5명이서 돈 세는데 800백 좀 넘게 있더라.

근데 친구a가 이 동네 있다 잡힌다 해서

경주에 자기가 아는형이 찜질방에서 일한다고

거기로 가서 생활 하자는거임.

당연 따라가서 밥도 삼시세끼 맛있게 먹고

목욕도 살면서 처음 해보고 잠도 편하게 잠.

그리고 지금도 기억하는게

새옷을 그때 훔친 돈으로 처음 사봄.

이게 새옷이구나 하면서 냄새 맡는데 그렇게 좋더라

아직도 그 기억이 잊혀지질 않음.

나이키 위아래로 다 맞췄음.

마음 한편으로는 불안했음.

이제 내 인생은 망했다고 스스로 느끼면서

걍 생각 하는 걸 그만 뒀었던걸로 기억함.

어차피 걱정해주는 사람도 없었고

내가 없는게 우리 가족한테는 좋을테니 잘 됐다 느낌.

암튼 그렇게 2달 지나니까

점점 돈도 떨어 지더라고

그렇게 찜질방 일하는 형이 돈 버는법 말해준다며

시내로 같이가서 술취한 아저씨들 지갑 훔치고 그랬음.

근데 평소처럼 그렇게 5명이서

시내에서 아저씨들 지갑 돈 뜯으면서 돌아 다니다가

그 지역 고딩 3명이랑 싸움이 붙음.

뭐 자기네 구역에서 얼마 전부터 지켜 봤다면서

공터 끌려가서 ㅈㄴ 처맞음

그러다 걍 내가 몸 넘어 뜨리면서 엉겨 붙으니까

패싸움으로 번지고 그러다 소리듣고

누가 신고 했는지 경찰 와서 잡혔음.

그렇게 경찰서에서 하루동안 뭐 조사 받으면서

아 나 이제 감옥 가는구나. 생각 했지

부모님 전화 다 돌리고,

근데 이때 다시 충격 받았던게

나랑 동네에서 같이 가출한 친구 3명 부모님은

우리가 같은 날 없어지고, 집에도 안 들어오니까

부모님들 끼리 서로 모여서 경찰에 실종 신고도 하고

시에 있는 여러 동네 돌아 다니면서 전단지 뿌렸더라

근데ㅋㅋ 진짜 거기서 들으면서 슬프고 아팠던게

우리 부모님 한테도 같이 찾자고 하셨다는데

우리 부모님은 관심 없으니 알아서 하라했다는 말 듣고

걍 역시라 생각하고

저는 감옥 지금 가고 싶은데 빨리 못가요?

이렇게 경찰관 아저씨한테 계속 물음.

경찰 아저씨는 닥치라고 하시고ㅋㅋ

결국 경주 경찰서 까지 친구 부모님들 다 오시고

나는 형이 데리러 옴. 좀 많이 놀랬음.

형은 이때 군인이였거든..

암튼 형은 휴가 나와서

내가 없으니까 계속 찾았다 하더라고

집 돌아가는 길에 나는 형 한테

부모도 버린 자식인데 형이 뭐가 아쉬워서 계속 찾냐?

걍 형도 신경꺼라 하면서 ㅈㄴ 틱틱댔음.

난 형 누나들 항상 미워했음.

나한테는 뭐 하나 제대로 해준거 없는 부모들인데

형이나 누나들 한테는

용돈, 새옷, 먹는거 나랑 비교해서 다 잘해줬음.

항상 친척들 모이면 나랑 비교해서 꼽 주고

밖에서도 거지라 꼽 당하고

명절에도 형제들끼리 꼽 당하고 걍 다 싫었음.

내가 집 가는 차 안에서 형 한테 울먹이면서

살면서 섭섭한거 다 말하는데

같이 있는 다른 부모님들 친구 형 다 내 말 듣고

친구 어머니 두분 우시고

형도 미안했다면서 울먹이고

집 도착하고 엄마나 누나들이나 여전히 벌레 보 듯 보길래

걍 내가 없어도 달라진건 없구나 싶었음.

다음날 자수한다고 동네 경찰서 가서

훔친 돈들 구역별로 다 털어놓고

800만원 훔친 차 있는대로 갔는데

그 차 우리가 훔쳤을때 그대로 있더라

뭐 2년간 그자리에 있었다나 글케 들음.

돈 주인은 전혀 못 찾고 신고자도 없어서

학교에서만 교외봉사로 마무리 됨.

일주일간 요양원 같은데 가서 청소했음.

그리고 집 돌아 오는데 아빠가 있더라고

또 나 팰라고 하길래 형이 막아주고

아빠+엄마 vs 형 이렇게 엄청 싸움.

형은 이틀 지나고 복귀라 나한테 용돈 좀 주고

집에 전화 매일 할테니까 나보고 꼭 받으라 하드라

하루 5분이라도 무슨일 있었는지 얘기나 하자며

그렇게 형 복귀하고 하루 지나니까

다시 아빠 내려오더라고

나 때문에 주변 망신 당했다며

누나들 이랑 비교 하면서

아빠 누나 3명이서 쏘아 붙이더라

대답 안하냐고 또 ㅈㄴ 쳐맞다가

“또 가출해라 찾아서 패 죽이게” 그러길래

걍 새벽일찍 일어나서 교외봉사 안가고

그대로 다시 가출함.

이번에는 혼자서 걍 여러 동네 돌아다니면서

교회에서 밥 얻어먹고

아무 빌라 옥상에서 박스깔고 자고 그랬음.

그렇게 열흘 지나고 교회가서 밥 얻어 먹는데

먹는 도중에 엄마랑 큰누나 오길래 ㅈㄴ 놀랬음.

보니까 전에 가출했을때 돌린 전단지 보고

교회 아주머니가 신고 하셨더라고

그렇게 또 잡혀서 집 가는데 엄마가 미안하다면서

서운한거 다 말하라 하더라고

나는 이미 걍 설명하기도 싫고

말하면서 마음 아프기도 싫어서 없다고

걍 버린 자식이라고 생각 하라고

어차피 난 다시 집 나갈 거라고 말 했음.

형 생각 밖에 안했음 이땐

엄마가 아빠 이제 집에 못 오게 할테니까

나한테 괜찮을거라 하면서

뭐 이것저것 신경 써주는 척 하길래

나도 이제 지쳐서 그냥 20살 될 때 까지만 참자 싶어서

조용히 있자 생각함.

몇 년 지나고 나 고등학교 올라가고

내가 그때 나 왜 찾아왔냐고 물었거든.

전화와도 안 찾아 올 사람들이 무슨 바람으로 왔냐고

큰 누나가 말해주더라

나 가출한거 형한테 얘기 하니까

그때 형 탈영 할려 했다면서

울면서 나 당장 찾아오라고 했다고

안 찾아오면 지금 당장 탈영할 거라고

그래서 교회에서 전화 왔을 때

바로 형 부대로 전화하고

형 한테 내 소식 전해줬다 하더라

나는 형이 나 또 가출 한거 모르는 줄 알았음.

전화할 때 그런 말도 없었고

걍 서로 시시콜콜한 얘기나 하고 그랬으니까

결국 형 탈영할까봐 나 찾아서 집에 데리고 간거였음.

미리 알았더라면 20살 되기도 전에 저 집에서 나왔을 거임.

그 뒤로 20살 되자마자 마지막 가출을 했고

그 이후로 집에 가본 적도 없고 혼자 살고 있음.

암튼 두서없이 막 적긴했는데

옛날 생각도 나고 적적하네.

지금은 작년에 시험 합격하고 잘 살고 있음.

가족은 지금은 걍 무덤덤 하고 형이랑만 연락함.

형한테만 번호 알려줬었는데

형이 결국 내 번호 가족들한테 알려줬다고 하더라.

아버지는 나이 들고 이제서야 후회하는건지 자주 전화 오는데

받아도 할말 없어서 일부로 안 받음.

엄마도 비슷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