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가서 운동 처음 하는데 헬창들이 프로틴 들고 하나 둘 다가오더라;;;

일병 1호봉 때 소대장이 운동하라고 갈구더라

내가 개멸치에 운동 해본적도 없었는데

지금부터 꾸준히 해야 상병진급 가능한 수준이라고 운동시킴

그래서 연병장 가서

‘팔굽15×4 윗몸15×4 철봉1×4 달리기 1km’

이렇게 하고 있으니까

상말 잔근육맨이 존내 놀랜 표정으로

넌 뒤지고 싶어서 운동 그따위로 하냐고 체단실 끌고감.

당시 일병 3호봉까지 체단실 출입금지였는데

잔근육맨이 타중대 근육맨들이랑

그런 부조리 없애고 모두가 행복한 운동을 하게 하자면서

어차피 요즘엔 폰 받으니

체단실 빈다고 자리 많다고 협의해서 없애버림

그렇게 끌려가서 맨처음 한건

10키로 쐿댕이 들고 스쿼트 120개였음

난 태어나서 처음으로 스쿼트를 해봤고

그날 기어서 생활관에 돌아감

다음날도 끌고와서

근육통에 찢어질거 같은 허벅지를 이끌고 스쿼트 60개함

그렇게 스쿼트, 벤치, 랫풀다운, 기타 등등

(컬이나 슈퍼맨 같은거 시킴)

점점 종목을 늘리더니 슬슬 루틴을 짤 때가 되었다면서

앞+하체 / 뒷+하체로 월수금, 화목토를 굴림.

일요일에는 런닝만 했음

그렇게 헬스 런닝 헬스 런닝 하다보니까

그 선임이 자기는 맛없다고

버리려고 한 보충제 5kg을 주면서

이제부터 매일 이걸 타먹으라고 함.

그리고 PX에서 견과류 낱개 봉지 들어있는거 사먹으라고 시킴

매일 견과류랑 요거트 사먹고 프로틴 먹음.

감자탕 같은거 아니면 국물도 금지 당함

그렇게 일꺽이 되었고

나는 귀신같이 근육이 하나도 붙지 않음

근데 잔근육맨은 나를 보면서 흐뭇하게

“계획대로” 라는 말을 하고는 전역해버림

잔근육맨이 떠난 이후로 나는 공허했음.

상병 진급에는 충분하지만

그래도 특급은 커녕 1급도 못 미치는 폐급 몸매였음.

체력도 개떨어지고 특히 뜀걸음이 2급 턱걸이였음

잔근육맨이 사라지니까 운동에도 게을러지면서

몇주간 가는둥 마는둥 운동함

그때 그놈이 들어와버림

“킥복싱맨”

킥복싱맨은 밖에서 킥복싱을 하다 왔음.

그니까 이름이 저러겠지

근데 이 킥복싱맨은 거의 프로급으로 활동하다고 왔다 함

유튜브에 후임 이름을 치니까

후임 경기영상이 나오더라고. 지역대회지만.

당연히 이병 짬찌였지만 어떤 선임도 건드릴 수 없었음

그도 그럴게 상하관계 철저 (운동맨이라 그런듯)

근육가득 힘 좋고 작업 잘하고 일 잘하고 일머리도 좋음

말투 상냥하고 깍듯하고

완전 이병부터 에이스라는 관상

무엇보다도

전 중대 누구를 데려다놔도

어퍼컷 한대나 혹은 두대면

성남시 수도병원까지

프리패스로 보내버릴 수 있는 전투력 때문에

누구 하나 신병임에도 터치하지 않음

심지어 잘못해서 좀 뭐라하면 바로 죄송하다며

세상에서 제일 죄송한 표정으로 사죄하며

정말로 그 잘못을 두번다시 안함

ㄹㅇ 씹에이스였음

어느날 내가 심심해서

헬스장 가서 하는둥 마는둥 그냥 루틴 돌리는데

킥복싱맨이 저 멀리서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음

걔 일병 1호봉 나 일병 6호봉이라 좀 차이가 나긴 하는데

그래도 후임이 쳐다보니까 좀 기분 나쁜데

뭐하자는 싸가지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더니

걔가 나한테 성큼성큼 다가와서는

“엥 열심히 운동하면 잘될텐데 왜 그러고 있습니까?

오늘부터 제가 코치하겠습니다”

이라면서 다짜고짜 코치하기 시작함.

안그래도 기분 나쁜데 갑자기 이러니까

좀 기분나빴음.

근데 뭐라고 말 할 수가 없었음.

무서웠어

얘가 나 집어들고 반으로 접어버리면

앞이든 뒤로든 무조건 접혔을거임..

그래서 얘가 시키는대로 운동 시작함.

킥복싱맨의 루틴은 잔근육맨과

비교도 되지 않는 죽음의 루틴이더라..

나는 버피테스트 라는걸

킥복싱맨에게 첨으로 받아보게 됨..

버피..

지금은 웃으면서 할 수 있지만

당시 내가 느낀 버피는 사람이 할 운동이 아니란 생각이었음

그래도 몇달간 잔근육맨 따라다니면서

프로틴도 먹고 미약하지만 근육도 붙었을텐데

체력도 예전보다는 훨씬 나아진 편이었는데도

몇주 운동을 쉬어서 그런가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었음.

근데 옆에서 나 코치하면서

같이 버피를 조지는 킥복식맨에게

하기 싫다고 말할 수가 없어서 이악물고 따라갔음

그렇게 힘들게 운동하고 나니까

킥복식맨이 그러더라고

“오늘 밤에 체력단련 연등하시겠습니까?”

우리 부대는 체단실 연등이란게 있었음.

중대별로 알아주는 헬창들은

특별히 근무가 없다면 무조건 체단연등을 함.

미친놈들은 근무가 있어도 근무-체단-근무 ㅇㅈㄹ함

정말 하기 싫었지만

난 이왕 군대 끌려온거 체력이라도 키워보자고

바로 오케이함

그렇게 간곳에는 중대 근육팸들이 죄다 모여있었음

풍선맨 상병

(이사람은 보급계 행정병인데 매일 보급품을 나른다)

서강맨상병

(서강대 출신인데 도저히 고학력자로 안보이는 근육)

합기도일병

(내 동기인데 합기도 유단자에 전공자. 체대생)

등에 근육으로 그림그린 새1끼.

이새끼는 등운동만 한다.

등등 당시에 이렇게 한 네명정도 있었던듯.

여기에 킥복싱맨까지 다같이 모였고

모이자마자 전 대대 연등자들이 모여서

다른중대 최고참 근육맨의 주도하에 준비운동을 실시함

그리고 나서 프리웨이트 판이 벌어졌는데

풍선맨 서강맨 합기도맨이 와서는

니가 웬일로 체단연등을 하냐면서

특히 풍선맨이 자세 좀 보자고 이것저것 운동을 시킴.

그러더니 저 세 근육게이들이 혀를 끌끌차며

안되겠다고 너는 기본부터 다시 배워야겠다면서

무슨 유격 교관이라도 되는거 마냥

한 자세당 한놈씩 번갈아 붙으면서

자세교정시키면서 운동하라고 함

내 다리가 개박살나도 안중에도 없었음

개1새1끼들

특히 합기도맨 이사람은 이 이후로도 맨날 미트 들고와서

발차기 주먹 뭐시기 등등 계속 시킴

이때 킥복싱맨의 발차기를 처음봤는데

나는 그때 첨 알았다

사람 발이 안 보일 수도 있구나 라는걸

그리고 난 이날 이후로 킥복싱에 대한 언짢은 마음을 접게됨

무서워서

그렇게 운동팸에 들어갔는데

이 운동팸들은 무슨 동네 노가다판 아재들 마냥

매일매일 주말포함 매일밤 똑같은 루틴을 보냄

프리웨이트, 프로틴 먹음, 유산소, 중대복귀

후 라면 냉동먹고 취침

낮에는? 아침 우유만 먹고 점심폭식,

저녁은 밥 국빼고 반찬만 먹고 개인 견과류 먹음

게다가 얘네들 분업도 잘되있었음

서강맨은 프로틴 구매의 달인이었고,

프로틴 핫딜을 놓치지 않고

싸고 좋은 프로틴을 대량으로 구매함

풍선맨은 보급병답게 부식구매의 달인이었음.

부식이란? 견과류를 말함.

풍선맨은 인터넷에서 싸고

좋은 견과류를 대량으로 구매했음

언제 실수로 생아몬드 5kg을 시킨적이 있었는데

급양관님께 부탁해서 취사장에서 싹다 볶아옴

아주 능력자임

합기도맨은 총무같은 개념이었음.

얘네는 맨날 공구 대량구매 후 분배를 해댔는데

주로 프로틴이나 부스터, 견과류 구매비용을 적절히 나누고

유도리있게 상품을 분배하는 일을 맡았음

풍선맨이 꼬불쳐둔 보급라면을

합기도맨이 관리하면서

모아둔 돈으로 냉동이나 추가 라면 등 부식을 구매해

행정실 쇼케이스나 운영용 창고에 짱박고

꺼내는 등 풍선맨과 협업하는 역할이었음

난 진짜

이새1끼들이 미친놈들인줄 알았다.

말 그대로 헬창 어벤져스가 완성된거임.

이새1끼들은 진심이었음

무료한 군생활에

운동과 건강은 이새1끼들의 유일한 낙이었음

밤마다 라면쳐먹고

아침 우유만 쳐먹는게 건강에 좋을까 싶긴 한데

얘네는 맘대로 살기 + 그래도 건강 챙기기

유산소 운동 + 흡연

이따위로 나쁜 것과 좋은걸 반반 섞으면

어떻게 뭐 상쇄라도 시킬 수 있다고 믿은듯

하여튼 밤마다 쳐먹고 운동하고 쳐먹고 운동하고 하니까

나도 상병 3호봉쯤 달 때 어느정도 몸이 부풀어있었음

딱히 이동안엔 뭐 없음

진짜 쇠질 취식 쇠질 취식 쇠질 취식 반복함

체지방도 거의 없던게 제법 붙고 근육도 꽤 붙어서

완전 근육맨 모양은 아니지만

좀 보기 좋은 모양새가 되었음

특히 어좁이었는데

근육 키우니까 어깨가 펴지고 허리가 펴지더라

그러던 와중에 풍선맨과 서강맨도 전역하고

나, 합기도맨, 등근육맨, 킥복싱맨

옛날 멤버는 이정도만 남았고

그 아래에 막내라인 근육맨들이 합류하게 됨

특히 풍선맨 전역 후에는

정말 전무후무한 레전드 보급병이 들어오게 되는데

키 185, 체대생, 근육 많음,

일머리 좋아서 보급품 관리 잘함, 잘생김, 다리 세개

이놈이 우리 근육팸에 합류하게 되었음

선임들이 하던 공구나 총무 같은 것도

얘가 싹다 진행했고

보급품도 유도리있게 잘 해먹었음

얘가 근육팸에 들어오면서 한 첫마디가

“앞으로 선임들 손에 물한방울

안 묻히고 운동하게 해드리겠습니다” 였음

또 그렇게 내가 말년이 될 때까지

쇠질 취식 쇠질 취식 반복하다 보니까

이제 상병즈음 되어서는

나도 옛날 선임들처럼 미친놈이 되어 있었음

개인 덤벨 바벨을 따로 구매했고

근육맨들은 틈만 나면 내 생활관에 와서

후욱 거리며 웨이트를 쳐댔으며

계단 빨리 오르기, 오르막 빨리 오르기,

그냥 빨리 달리기,

토끼뜀으로 경주, 턱걸이 대결

하여튼 온갖 대결에 배틀을 붙기 시작함

이때부터 우리는 그냥 눈맞으면 배틀 뜨는

그런 또라이들로 변했음

게다가 근육 가득 간부들 (특히 중사들)

얘네들이랑 틈만나면 근육 대결이 붙었고

체단시간만 되면 중대 근육팸들과

간부 근육팸들이 맞붙어서

소리 지르면서 운동 해대는 통에 진심 개판오분전이었음

이렇게 나는 쐬질에 과몰입한 미친 근육맨이 되었고

킥복싱맨은 훗날 나 전역 후에

“후임에게 운동을 강요한다” 라는 내용의

마음의 편지가 나올 정도로

전 중대원을 달달 볶는 미친놈이 됨

이놈의 목표는

전 중대원이 특급전사인 “특급중대” 였음

ㄹㅇ 또라이가 됨

하여튼 거의 위로도 별로 안 남은 시점이 오니까

나도 옛날 잔근육맨처럼

힘없고 나약한 멸치맨들을 잡아다가 운동시키기 시작함

이때 내 별명이 “멸치잡이” 였음.

막내들 사이에서는 멸치 신병은

무조건 멸치잡이에게 잡혀간다.

멸치잡이는 짬찌때 지도 멸치였으면서

운동으로 몸이 불어난 것에 쾌감을 느끼며

그 쾌감을 다시 느끼기 위해 멸치들을 사냥한다.

라는 소문이 돌았음

아마 킥복싱맨 이 새1끼가 퍼트린 거 같음;

나는 멸치들을 불러다가

“스쿼트” “버피테스트” “다리찢기, 옆차기”

내가 조깥아했던 모든 운동들을 죄다 시켜댔고

그렇게 지내다가 나도 어느덧 전역하게 됨.

내가 전역할때 내가 만든 멸치들은

멸치에서 약간 근육이 붙은 잔잔잔 근육맨들이 되어있었는데

자신들의 몸에 일어난 변화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저는 아직도 별로 근육이 안 붙지 말입니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더라.

이미 그들의 몸에 근육의 씨앗이 싹텄는데 말이다.

그때 불현듯 옛날에 나에게

“계획대로” 라면서

썩소를 날리고 전역한 잔근육맨이 생각났음.

그도 나에게서 이런 모습을 봤던 것일까

나도 모르게 썩소가 나오더라.

이 근육의 씨앗은 자라나서

또 다른 잔근육맨으로 자랄 것이고

새로 들어오는 멸치맨들에게 근육의 씨앗을 심을 것이다

이것이 무한하게 반복될 것이고

그렇게 대한민국 육군의 전투력은 이어져온 것이다.

이런 생각에 썩소가 나왔다.

하여튼 나는 전역했고

전역하니까 귀신같이 운동 같은 졷재미없는 병1신짓을 싹 접고

대신 쳐먹는건 밤마다 라면 만두 쳐먹으면서

뱃살만 볼록 나오고

나머지는 옛날처럼 개멸치로 돌아간

ET 몸매로 변하고야 말았다

ㅆ1발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