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거래처 사람들과 한잔하고
삼겹살에 육회에 소주 조지고 11시 쯤에 일찍 집옴
5명이서 소주 3병 먹었으니 진짜 얼마 안 마신거지
와이프가 얼마 안마셨네? 하면서
자기랑도 한 잔 하자고 하더라.
이성의 끈을 붙잡고
악으로 깡으로 버텨 와이프를 먼저 넉다운 시켰음.
와이프를 넉다운 시킨 것에 대해
긴장이 풀렸을까? 나역시 바로 잠들었다.
그렇게 잠이 자고 있는데
‘항문쪽 우측 둔부’ 에서
열감과 통증이 느껴지며 깨버렸다.(새벽 4시)
진짜 찌르는 듯한 열감과 통증,
아, 종기가 났구나 했다.
그전에도 가끔 났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런줄 알았다.
그런데 ㅅㅂ 너무 아파서 잠이 오질 않을 정도였다.
똑바로 눕지도 못하고 왼쪽으로 돌아누워 낑낑 댔다.
그러다가 도무지 너무 아파서 와이프를 깨웠다.
와이프는 서둘러 바지를 벗겨
엉덩이를 확인 하더니 깜짝 놀랐다.
와이프 표현에 의하면
“여보 엉덩이가 3개가 됐어” 라고 했다.
뭔가 났는데 이게 너무 단단하고 붉고 커다랗고
만져보니 열감까지 심각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와이프가 응급실에 가보자고 했으나,
거절했다.
그냥 동네 피부과 가보자고..
(ㅅㅂ 이때 그냥 갔었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듬)
여튼 와이프는 곧 잠들었지만
나는 잠이 오질 않았다. 진짜 졸라게 아팠거든.
서른 넘게 쳐먹고 둔부가 아파서
잠이 안 온다는게 진짜 서글펐다.
이러면서 옛날 사람들의 등창이나
종기 때문에 죽는다는 말이 어떤 걸지 실감나더라.
아, 엉덩이 열감 때문에 온 몸에 열감이 느껴져서
거실나와서 창문 다 열어놓고 누웠음.
그러니까 좀 살거 같아서 잠들었음.
정신이 드니까 11시쯤 이었다.
와이프가 병원 가보자며, 동네 피부과에 연락을 했다.
상황을 들은 간호쌤은 빨리 와보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의사 선생님이 남자분이세요.’
뭔가 다행이었다.
그래 이 때 까지만 해도 다행이었지..
동네 피부과를 가니 백발 성성하신 의사쌤이
상태를 보자며 바지를 휙 내리셨다.
ㅅㅂ 진짜 개놀랐음 내 빵댕이를 낯선 남자에게
이렇게 갑작스럽게 타의로 공개되니 기분이 좀 그랬다.
뒤돌아서 벽을 짚고 있는데
아 무슨 치질 환자도 아니고
이게 뭐지 하는 치욕감이 몰려왔다.
계속 찔러보고 벌려보고 만져보시더니
(특히 벌려볼 때 기분 ㅈ같았음)
‘이거 저희가 못 합니다. 큰 병원 응급실 가셔야 됩니다.’
?????????????????????????
아니 그냥 항생제 처방해달라고 했더니,
아니라고 상태가 너무 심각하다고
지금 엉덩이가 3개라고 째려봤음.
엉덩이가 3개라는 말을 다른 사람에게 들으니
사태의 심각성이 느껴졌다.
기다려보라는 의사쌤은
자기가 의뢰서를 써줄테니 어서 응급실로 가시라고 했다.
와이프와 손잡고 제일 가까운 건대병원 응급실을 찾아갔다,
코로나 때문에 접수처에서 좀 기다려야했음.
들어가기 전에 확인해야 되는 것도 있고
한 번에 다 들어갈 수 없고, 예전이랑 다르더라
접수를 하고 천장 보면서 기다리고 있는데
진짜 바로 옆에 젊은 여자에게 의사쌤이
그 분 남편 사망선고 하는거 실시간으로 들었음.
진짜 태어나서 사망선고 하는거 처음 봄;;;
그 여자분 오열하고
그 대기 공간이 정말 그 분의 울음소리 밖에 안났음.
대기는 약 20분 정도 하고 응급실 드디어 입갤함
한 10분 누워있었는데
2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남자 의사가 왔음.
의뢰서 보고 환부를 보겠다며, 엎드려보라고 함.
커텐치고 엎드리고 바지 내렸는데
엉덩이 들어올려보시라고 했을 때 귀를 의심했다.
어.. 그러면 자세가 좀 민망해지는데;;
내가 꾸물 거리니까 의사가
“엉덩이 올리시라고요.” 라고 강경하게 이야기했다
ㅅ1발…… 어쩔 수가 없었다.
이때 와이프를 돌아봤는데
와이프 “풉푸풐” 하면서 웃참챌린지 중이었음.
엉덩이를 들어올리고
수치심에 고개를 앞으로 떨구고 있는데
‘찰캌’ ‘찰캌’
어? ㅅ1발?????
이새끼 환부를 사진찍고 있었음
만져보고 벌려보고 찰캌 찰캌
사진을 그렇게 수차례 찍고 만져보더니
바지 올리고 옆으로 돌아 누우시라고 함
그리고 검사를 좀 많이 해야될 것 같다면서
곧 간호사 올거니까 기다리고 있으래.
와이프는 의사 가자마자 소리죽여 존-나 웃음
그러다가 여기가 응급실이라는 걸 깨닫고
화장실로 달려가서 웃다가 온 듯
곧있다가 간호쌤들이 와서 피뽑고 수액 꽂아줌,
그리고 엑스레이를 찍어야 된다고 하더라.
찍고 오니 피검사 결과 까지 2시간 남았으니
수액 맞으면서 누워있으라고 했다.
그러다 딱봐도 20대 후반의 여성 의사가 왔다.
심지어 존내 이뻤다.
마스크로 가렸는데도 진짜 이뻤다.
나는 순간 생각했다.
어..? 설마..
와이프는 어디갔는지 안 보였다.
그 분이 갑자기 또 그 엉덩이 들어올리고
자세를 취하라고 한거다.
아 진짜 죽고 싶더라 진짜로
나보다 어린 친구한테 그것도 외모도 준수하신 분한테
처음보는 여자한테 내 엉덩이를 까야된다고?
그리고 치질환자 처럼 엉덩이 들어올리라고?
진짜 망설였다.
수치심이 폭발했다 정말로..
심지어 와이프도 없으니 뭔가 더 싫었다.
엎드리는 것 까지는 괜찮았지만
섣불리 바지를 내릴 수 없었다.
그렇지만 그 분이 내려줌.
의사들 왜 이렇게 바지를 잘 내리냐..
아 그리고 첫 마디가 이거였다.
‘어머, 이거 진짜 심각하네요?’
그러고 벌려도 보고 만져도 보고 찔러도 보고 그러셨다.
그리고 또 ‘찰캌’ ‘찰캌’
하 씨1팔
그만찍어주세요 제발
그리고 무언가가 흐르고 있었는지 열심히 닦아주셨다.
아마 그 염증에서 무언가 나오고 있었던가봄..
‘어 잠시만요’
이러고 소독해주셨다.
그리고 곧 사라지심 (바지는 올려주심)
그리고 또 곧이어..
딱봐도 교수님으로 보이시는 분께서 오셨다.
근데 여성분이셨다.
근데 근데 근데 진짜 거짓말 안하고
마스크 위로 보이는 풍기는 느낌이 ㄹㅇ뭐랄까..
숏컷이셨는데 옛날에 그 드라마에서
엣지있게를 외치던 시절의 김혜수 느낌이 나신
굉장히 아리따운 분이셨음, 눈 크시고 ㅇㅇ
그 분도 보시겠다고 같은 자세를 요구하셨고,
사진은 찍지 않으셨음.
진짜 벌리고, 만지고, 눌러보고 그러셨음.
진짜 수치심이 너무 했음, 치욕감도 ㄹㅇ 개미쳤음.
와이프는 그 의사쌤이 한참 만지고 있을 때 왔음.
아니 이게 이쯤 되니까
왜 하필 생겨도 이딴데 생겼지 하는 생각에
‘저, 진짜 잘씻고, 나름 깔끔하게 사는데
왜 하필 여기에 이런거 생기죠?
저 심지어 비데 없으면 화장실도 안가요’
했더니
원래 잘 생긴다고 하더라고..
엉덩이에 자주 생기고 그런다고..
근데 환자님은 위치가 더 안쪽이라
이게 좀 그렇다..이러더라고
그러고 그 소독해주셨던 의사분이랑
숙덕 숙덕 하시더니 사라지셨다.
그리고 곧 CT도 찍자고 하심.
아니 ㅅㅂ 그냥 항생제 주세요..
진짜로 저 이제 수치심 때문에 괜찮다고 사정함.
근데 안된다고, 피검사 해보니까 염증수치도 너무 높고,
저 안에 그러니까
그 질질 새는 그게 항문쪽에 붙어있어서
벌려서 보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CT 찍어야 된다고 함
그리고 그 안에 차있는게 정말 고름이라면
째서 다 빼내야 된다고, 그런데 또 항문쪽이라
이거 성형외과랑 협진해야된다고 하더라고.
순간 염증과 고름의 차이가 뭔지 이해가 안됐지만..
그렇다니까..알겠다고 했다.
태어나서 CT 첨찍어봄,
약 넣고 들어갔다가 뭐했다가 숨참았다가 뭐 그랬음.
그러고 기다리는데 그 여의사분이 달려오면서 말함.
괜찮으시다고, 정말 다행이라고,
열 안나죠? 머리 안아프시죠? 거듭 확인하심
수치심 덕분에 머리 아프다고 웃으면서 말했더니
진짜 그분 빵터지심.
그 와중에 와이프 엉덩이에 소독 한 번 더해주시고
거즈 좀 대달라고 함
하…………..
그래서 엉덩이 한 번 더 까고 그 분이 거즈 대주심.
다 끝나고 나오니까 수납해야 되서 수납함
병원비 28만원 나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이프 하루종일 쳐웃고 있더니
결제할땐 쌍욕하고 있더라
약도 타고 집와서 계속 누워있었음.
그러다 오늘 좀 정신이 괜찮아져서 이렇게 글씀.
형들 그냥 내 수치심 이거
지인들한테 말도 못하고 그래서 여기다 썰 품
형들은 엉덩이 관리 잘하셈
진짜 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