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34살, 와이프는 29살, 다섯살 차이남
바람난 남자는 내 중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냈던 내 절친이고.
아이는 없고. 맞벌이인데
난 월급 400, 아내 월급 250정도?
직장 다니다가 선배 소개로 아내를 만났고
그럭저럭 연애하다가
어느순간 아 이 사람이다 라는 생각에 청혼했고
처음 2년동안 정말 행복했다.
아이가 없어서 그런지 매일 연애하는 느낌이었고
나는 애기들을 좋아해서 바로 애를 갖고 싶었는데
좀 더 일하고 싶다는 와이프 때문에 아이는 늦게 갖자고 합의봤었음
이게 천만다행이 될 줄은 몰랐다.
와이프는 그렇게 미인은 아녔지만 이상하게 예쁜 사람이였음
항상 생글생글 웃고 다니고
흔히 우리가 첫사랑 하면 떠올리는 그런 인상임
가까이 있으면 텐션 오르고 기분이 좋아지고
미소가 정말 예쁨..
성격도 푸근한 편이라 내 모든걸 받아주고
또 울 부모님에게도 잘했음
여하튼..
난 정말 좋았음 나는 그냥 보통.
딱히 잘생기진 않았고 약간 살찐 타입인데
그래도 날 이렇게 잘 챙겨주고 대화도 잘 통하고 하니
결혼을 안할 수가 없었고
또 결혼해서도 후회한 적이 없었음
부부관계도 그렇게 나쁘지 않았는데
결혼 2년차 넘어서는 주 2회? 그 정도 했음
사실 난 아내 말고는 여자 경험이 별로 없었고
그리고 일상생활도 나쁘지 않았어
아무래도 맞벌이다보니 서로 세탁 청소 나눠서 했고
밥은 돌아가면서 했고
생활비는 주로 내 월급에서 나갔고
아내의 월급은 주로 저금하면서 그렇게 살아나갔음
근데.. 아내가 바람 핀다는 것을 알게 된 계기가 웃긴게
아내와 같은 회사에 있는 아내 동료 여직원이 알려줬음
평소에 아내랑 사이가 안 좋았던 것 같기도 하고
얼굴도 모르는 사람인데 내 연락처는 어떻게 알았는지
문자로 제보를 하더라
아내가 점심시간마다 구내식당이 아니라
어떤 남자랑 나갈 때가 많다는거야
처음엔 남편인 줄 알았대
뭔가 분위기가 남편은 아닌 것 같고 애매하기도 하고
혹시 몰라서 다른 사람들한테 물어봤더니
남편 아니란 소리 듣고 나에게 제보를 했다는데
그때 그 연락받고 손이 떨려서
하루종일 일이 손에 안 잡히더라
그러다 머리에 생각 하나가 떠오르더라고.
그래서 제보한 여직원에게
보통 퇴근시간 몇시냐고 물었는데
요즘은 거의 정시퇴근이고 야근이 없대
근데 와이프가 야근 때문에 11시 넘어 들어온 일이 잦았거든
소화도 안되고 속이 거북하기도 하고
뭔가 집중이 안돼서 괜히 와이프 떠봤다가 아니면
그것도 애매할 것 같고
그래서 돈써서 심부름센터 이용해서 알아봄;;
결론적으론 바람난 거 맞았음.
남자랑 모텔에 들어가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받았고
더 놀라운건 그 남자 새끼가 내 친구 새1끼였음..
처음엔 말도 안 나오고, 그대로 구토를 하면서
막 울었던 기억이 난다.
와이프가? 왜??? 뭐 때문에???
너무 이해가 안되는거야
그리고 결혼식 사회도 봐준 친구라는 새1끼가
도대체 왜 이런짓을 하는건지 너무 답답하고
미쳐 버릴 것만 같아서 바로 추긍할까 하다가
주변 지인의 조언으로 일단 바로 터트리진 않기로 했어.
핸드폰 카톡 내용이랑 추가 사진
그리고 여러가지 증거수집이 우선이라고 하더라.
지금 터트려봤자 감정 쏟아내는 것 밖엔 안 될 것 같아서
최대한 수집을 했는데
수집을 하면 할수록..
이 증거자료들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
그런게 생기면서 솔직히 정말 힘들었다.
아내한테 야근 하지말고 좀 일찍 들어오면 안되냐?
일찍와서 같이 데이트나 할까?
이런식으로 떠봤는데.
너무나도 평소같은 표정과 나에게 자상한 말투와 미소
저게 가면이였나? 연기인가?
오만가지 생각이 나면서 눈물이 나더라
아내가 내 표정이 이상한걸 보고 깜짝 놀라하며
왜 그러냐 물어봤는데
그냥 아무렇게나 핑계대고 넘어갔음
친구새1끼도 따로 불러서 술을 마셨는데
태연하게 아내 안부 물어보고
이런저런 정치 이야기 돈 이야기 사는 이야기 하면서
주절거리는 그 새1끼를 바라보며
주먹 날리고 싶은 마음을 수십번이나 꾹 참았음
내가 말없이 안주만 씹고 있어서
친구가 무슨 일 있냐고 걱정 된다면서
몸 생각 좀 하고 일하라는데
그대로 젓가락 들어서 그새1끼 눈에 찍어버릴까 생각했는데
그것도 참았음
아내를 친구에게 빼앗기고,
내가 노력해도 어쩔 도리도 없는 무력감.
너무 우울하고 식욕도 나지 않았었고,
상당히 마음고생을 했었다..
그래서 확실하게 이혼하기로 마음 먹고 진행하기로 함.
지인 변호사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친구와 아내를 처벌하기로..
친구에게는 위자료 청구
아내에게는 재산분할 없이 위자료 청구
불륜 증거는 차고 넘쳤음
위에 카톡만 올렸는데 모텔 들어가는 사진
음성,
둘이 손잡고 있는 사진 CCTV
전부 확보해둔 상태라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
그리고 편지랑 이혼서류를 넣은 봉투를
책상 위에 놓고, 새벽 일찍 나왔음
편지 내용은 바람 사실 알고 있다는 것과..
내 슬프고 무기력한 마음을 담았고..
마지막엔 냉정하게 써내려갔음
아침부터 휴대폰에 불이 나도록
전화랑 메세지가 폭탄으로 와있었지만
난 당연히 무시했음
그리고 그날 점심에 친구 새끼를 만나서 대놓고 이야기 했다.
얼굴이 하얗게 돼서 무릎을 꿇고
자기가 잘못했다고 싹싹 비는데
이대로 이새1끼 죽이고 나도 죽을까
수없이 고민을 했었던 것 같음
위자료 청구할거고 난 아내랑 이혼할거니깐
둘이 만나보던가 아니면 가지고 놀던가
니 마음대로 하라고..
그리고 그날 바로 아내 친정 내려가서
처가 식구들에게 상황 설명하고
장인 장모님은 너무 놀라워하며 그럴리가 없다면서
끝까지 딸을 끼고 도시더라.
뭐 부모된 입장에서 그게 당연한건 알지만
그래도 너무 서운했고 너무 슬펐음
이혼할거라 이야기하고
최대한 감정을 숨기며.. 인사하고 나옴
아내 연락은 계속 씹고있었던 터라
문자 카톡은 확인도 안했는데
저녁에 서울 올라오면서 확인해보니까
별 개소리를 다 써놨더라
처음엔 오해라느니 아니라느니 쌉소리 써놨는데
점심에 친구 만나고 온 뒤로는 미안해, 라든지,
직접 만나서 사과하게 해달라 라든지,
일도 그만 두겠다, 아이도 낳겠다, 등등
필사적으로 변명만 쓰여있었음
당연히 답장 안했지.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는데?
난 그날 이후론 집에 들어가지 않고
따로 오피스텔 하나 구해서
이혼 마무리 될 때까지 거기서 출퇴근을 했고
결국 몇번 지저분한 일이 있었지만..
그런 것까지 쓰려니 내 마음이 착찹해서 생략했음
결국 위자료 청구랑 재산분할도
내가 원하는대로 진행이 됐고..
그렇게 이혼함.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와이프랑 친구는 둘이 또 잘 안된 것 같더라
뭐 자업자득이라 생각한다
내 아내만큼은 다를거라 생각했는데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속이 뒤집어지고 우울하다.
그나마 우리 사이에 자식이 없었으니 망정이지
자녀있는 상태에서 이혼하는 부부는
도대체 어떤 심정으로 사는거냐?
이혼한지 2년이 다 되어가고
나도 과거의 상처에서 조금씩 치유된 상태라
일 끝나면 취미생활도 다니고
쉬는 날에 혼자 여행도 다니고
다른 여자들도 만나보고 하는데
솔직히 결혼은 아직도 무섭다.
그런데 한편으론 너무 외롭다..
사람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건지도 모르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