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해서 스님 ‘법문’ 외워뒀더니 이게 군생활 풀어줄 줄 상상도 못한 이등병

난 해병대 111X자 전차대대에서 군생활을 보냈음

내가 군생활했던 2010년도 때까지만 해도

해병대 악습 존-나 많았다.

대표적인 예가 이병~일병5호봉 까지는

무조건 불교를 가야하는 악습이 있었음

이유인 즉슨 우리 전차대대가 사단직할 부대인데

(사단에서 좀 떨어진 독립된 부대)

우리 전차대대에 죽는 사람이 그리도 많았다고 한다.

(이유야 뻔하지.. ㅅ1발 존나 갈구고 패니까..)

근데 어느한 스님분께서 나쁜 기운을 몰아내야 한다고

법당을 하나 세웠는데 거기서 종교행사를 하니까

더이상 대대에서 죽는 사람이 단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 함.

그래서 후달스(짬찌)관리도 할겸

불교를 보내는걸 대대에서 용인해주고 있었는데

이게 우리가 생각하는 기본 사단 종교행사랑은 급이 틀렸다.

루틴이 ㅆㅃ 진짜 말도 안됐음

순서

삼귀의 -> 보현행원(찬불가) -> 천수경 -> 반야심경 -> 발원문 -> 입정 -> 법문 -> 사홍서원

여기에 한번씩 후임들 기강을 잡기위해서 108배도 시켰음

당연히 여기서 졸거나 법문을 안 외우고

멍때리는 애들을 잡아 족치는건 일병역할이었음

진심 꿈이 목사인애들, 독실한 기독교 신자,

원불교 이런애들 조차도

갈굼 앞에서는 종교건 뭐건 없더라

그래도 이거끝나면 사단에서

초코파이 3개주고 끝내던 단순한 보상품이

진심 국수도 주고 피자도 주고 초코파이도 많이 줬었음

난 뭐 부모님도 원래 불교쪽이셔서 마냥 나쁘진 않더라

근데 군대가면 꼭 총쏠 때, 총의 기본 재원과 전투방법 교본

이런걸 달달외우는 또라이들이 있잖음

나도 그런쪽이었음.

당시 내가 이병이었는데 맨날 얼타고 눈치도 없어서

보통과 폐급 사이를 왔다갔다 하고 있었는데

나도 이런 내가 많이 답답해서 일요일마다

불교행사로 열심히 참여하면서

군생활 힘든거 마음잡고 있었음.

그러다 심심하니까

거기 있는 법당 교본을 받아서 책읽을 것도 없고해서

심심하면 읽어보고 그랬거든?

근데 읽다보니까 이게 외워 지는 거야

그래서 외워졌던게 ‘천수경’ 이라는 법문인데

이걸 나는 다 외웠었음

그러다가 어느날 사단 법당에서 큰 행사가 있어서

우리 대대도 사단에서 법회에 참가하는 일이 있었음

사단 법당 가니까 우리처럼 애들 잡는 것도 없고

그냥 존나 편한 행사더라고

아무도 법문도 안 따라하고

듣는둥 마는둥 하는 시간 때우는 행사였는데

그날 스님께서 말씀을 하시던중에

“전차대대 애들은 불교생활 엄청 열심히 한다

오늘 전차대대도 온걸로 알고있다”

“전차대대 애들 손 좀 들어봐” 이러길래

우리 단체로 손 들었더니

“혹시 여기서 천수경 같은거 아는 애들있으면 손들어봐” 이러길래

다들 조용한 가운데

나 혼자 이거 손들어도 되나 나대는거 아닌가

이렇게 속으로 생각하다가

나혼자 손듬..

그날 참여한 모든이가 날 쳐다봄..

스님께서 “천수경 혹시 아는만큼 말해봐” 이러시길래

나도 그때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아직도 의문인데

“목탁 좀 주시겠습니까?” 이랬던 것 같음

그러더니 목탁 비트 타면서

저기 있는 모든 천수경을 토시 하나 안 틀리고 다 말했는데

이게 개법장진언을 넘어가면서

장병들 호응이 ‘오~’ 하다가

자득대치혜를 넘어가니가 존-나 환호로 바뀌더라

마지막에 나무본사 아미타불 3번째와

목탁 마무리와 함께 반배를 딱 마치니까

진심 모두가 일동 박수를 쳐주는데

아직도 내 인생 중에

그리 큰 박수를 받아본 적은 그때가 마지막이었음

거기 참여한 민간인, 장교, 병사 모두에게 박수를 받았는데

이래서 가수들이 콘서트 여는건가 싶기도 하더라

그렇게 환호를 받다가

스님께서 어떻게 그걸 다 외웠냐..? 이러시길래

“그냥 외웠습니다!!” 이랬거든

근데 존-나 좋게 봐주시더라고

이렇게 종교행사가 다 끝날 때쯤

교육단장(원스타) 께서

아까 “천수경 다 외운애 누구야?” 이러길래

내가 존나 크게 “이병 OOO!!” 이랬더니

“내가 원스타 까지 달면서 천수경 다 외운건 너가 처음이다” 이러면서

막 애들보고 군생활 잘해라 이런저런 훈시하시더만

“전차대대 담당자 오늘 쟤 포상 좀 줘라” 이러심

그래서 사단에서 5박6일인가 포상받고

일련의 사례가 대대까지 타고 내려오더만

9박 10일 휴가로 바껴있더라

그리고 그때 초코파이를 박스로 받았는데

내가 생각했던 작은 박스가 아니라

이런 박스보다 더 큰 초코파이 박스를 받음;;

저런 곽이 한 50개 보다 더 많이 들어있을 정도였는데

중대 전체에 초코파이를 나눠주고도 5박스가 남더라..

당연히 이거 덕분에 모든 선임이건 후임이건

그때부터 날 좀 좋게 봐준 것 같음

나도 그 덕분에 군생활 하는데

자신감도 많이 생기고 그랬지

그리고 후임들은 더욱더 열심히 법회를 참여했는데

이거 때문에 더 나쁜 악습이 생겼더라

난 시키지도 않았는데

불경 못 외우면 애들 갈구고 이러길래

내가 상병 5호봉 달고 병장 2호봉 선임들이랑 조인해서

이병 때부터 종교활동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해주고

군생활 마친게 아직도 뿌듯하긴함

앞에 사건 덕분에 나도 사회생활 나가서도

앞에 일련의 사건들과 군부심 이런걸로

내향적인 성격도 외향적으로 많이 바껴서

나한테는 좋은 경험이었던거 같음

전역을 한 애들도 있을거고 복무중인 애들도 있을텐데

모두들 몸건강하고 좋은일이 있길 바란다 ^^

필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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